우리나라 위키를 비롯해서 몇 몇 자료에는 미군의 항공기 명명법 중 기본 임무 부호에 FB가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미 3군 통합 항공기 명명법에는 FB라는 명칭이 없습니다.

사실 미군 항공기 중에 FB라는 명칭이 붙었던 것은 FB-111이 유일한데, 이것은 FB 자체가 기본임무부호가 아니라
F+B입니다. F-111라는 항공기 자체가 이미 공중전 능력이 없어서 전투기라기 보다는 전술폭격기에 가까웠지만, 아예
비행거리라던지 그런 것을 늘려서 장거리 전략 폭격 임무까지도 맡겨버리자고 나온게 FB-111이었죠.

그런데 이 물건은 F-111을 개조한 항공기이므로 임무 부호상으로는 BF-111이 맞습니다. FB-111은 폭격기만 운용하던
미 전략공군(SAC)에서 운용하던 물건이므로 이 친구들이 관습대로 B를 기본임무로 삼고 F를 개량부호로 삼아버렸단
이야기도 있죠. 

찾아 보면 이렇게 미군 항공기들 중에 이런식으로 임무 부호나 뒤의 숫자가 좀 엉뚱하게 붙은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미군은 전통적으로 공중전과 지상공격 임무 모두를 수행할 수 있는 항공기(즉 전폭기라)고 딱히 특별한 이름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이를 테면 폭탄창까지 가지고 있던 F-105도, 공중전 능력이 사실상 없던 F-111도 전부 F라는 이름을 붙일
뿐, 거기에 A나 B를 붙이지 않아왔습니다.

F/A-18이 그나마 좀 예외적인 형태인데, 원래 이것은 F-18과 A-18을 별도로 개발하려다가 하나로 합치면서 이름이
F/A-18이 되었죠. 사실 따지고 보면 F/A-18이라고 해서 F-16이나 F-15E 보다 지상전 능력에 특별히 뭔가 더 배분을
한 항공기도 아닙니다.

비슷한 예로 F/A-22도 의회에서 \'F-22는 엄청 비싸면서 왜 공중전 임무 밖에 수행 못하냐?\'라고 하니까 공군이
\'우리 전투기는 사실 (JDAM이나 SDB가지고) 지상 공격도 가능합니다\' 라면서 F/A-22로 이름을 슬쩍 바꿔버렸엇죠.
현재는 다시 F-22로 바꿔버렸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