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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난 미사카논이 애 둘 낳고 잘살았으면 좋겠어

ㅇㅇ(220.95) 2024.05.11 00:28:38
조회 960 추천 21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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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은 내가 그린거 아님)



오후가 되도록 늘어지게 늦잠을 잘 수 있는 휴일. 그럼에도 세 시간이나 일찍 일어난 이유는 소라와 우미를 혼내는 카논 때문이었다.

아침부터 왜 저럴까. 아마 밥상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보다. 화내는 쪽이나 화나게 만든 쪽이나 좀 쿨하게 넘어갈 것이지. 미사키는 중얼거리면서 부스스 몸을 일으켰다.


지금도 그 소리는 문 너머로 희미하게 들려오고 있다.

소라와 우미는 연방 '공원'이라는 단어를 되풀이했다. 둘이 가라는 카논의 말투가 조금 엄하다. 평소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 쓰는 온화함의 표상인 카논이건만, 요즘 부쩍 머리가 커진 딸들이 종종 대들 때는 이처럼 평정심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미사키마저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아이들의 ‘생떼’는 확실히 골칫거리였다.

팩 토라져 한동안 잠잠하다 싶으면 금세 다른 주제로 생떼를 부리기 일쑤다. 아이 나름의 지혜와 논리로 타협점을 찾으려 애를 쓰는 것이다.


오늘은 생떼는 공원에 가고 싶다는 건가. 마음만 같아선 도로 자고 싶지만, 카논 공략에 실패한 아이들이 곧 이 방으로 올 것 같다.

침대에서 내려와 공원에 가기 위해 움직이기 편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대충 단장을 마치고 머리를 빗는데,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듯 소라와 우미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미사키 마마, 안녕!"

"벌써 일어나셨어요? 안녕히 주무셨어요?"


그대로 미사키의 팔을 한쪽씩 잡고 끌어당긴다.


"그래, 그래. 먼지 나니까 얼른 나가자. 너희들, 아침은?"

"먹었어!"

"카논 엄마가 프렌치토스트 만들어 주셨어요."


미사키는 아이들의 어깨를 감싸 방에서 나가게 했다.

문득 소라가 미사키를 올려다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미사키 마마, 그거 입을 거야?"


소라의 진의를 알 수 없어 미사키는 눈썹을 슬쩍 올렸다.

소매에 포인트를 준 검은 후드티와 검은 칠부바지.

활동하기 쉽도록 검은색으로 통일했는데.

찢어지지만 않으면 더러워져도 태가 별로 안 난다.


"그런데?"


에- 아이들은 입을 모아 불평했다.


"응? 이상한가?"


미사키는 당황스러웠다.


"이상하지는 않은데."

"까매요."

"새까매."


소라와 우미는 나란히 수긍하고는 미사키를 빤히 쳐다보았다.


"미사키 마마, 그거 입을 거야?"

"정말요? 그거 입을 거에요?"


두 쌍의 눈동자 앞에서 미사키는 왠지 모를 민망함을 느꼈다.


**


공원에 가고 싶다고 그렇게 야단법석을 떨던 아이들은 흥이 식었는지 거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다시 잠든 걸까, 미사키는 거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잠시 후 화장실로 향하는 발소리가 들렸다.

세수를 하고 온 모양이다. 카논은 가까워지는 인기척을 느끼고 돌아보았다. 소리 없이 입 모양만으로 아침인사를 한다.


어떡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미사키는 머리를 한데 모아 묶었다. 손으로 쓸어 올리다 탁, 소리를 내며 놓는다. 두둥실 퍼지는 머리카락이 등 뒤로 내려앉았다.

올해는 더 이상 입지 않을 거라 생각해 장롱 깊숙이 넣어두었던 원피스를 꺼내 입었다. 큼지막하게 꽃무늬가 프린트된 원피스와 비즈 목걸이가 잘 어울린다.


"이게 웬 미인이야?"


마주 인사를 하는 미사키의 얼굴은 어딘가 착잡해 보였다.


"잘 잤어? 너무 예뻐서 깜짝 놀랐잖아. 오늘 약속이라도 있어?"

"아뇨...아침부터 좀 상처 받는 일이..."

"머리는 다시 묶어야겠다. 상처 받는 일이라니?"


그걸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미사키는 선뜻 말하지 못하고 망설였다.

검정 일색인 옷차림을 아이들이 폄하했을 때만 해도 별 감흥은 없었다.

그러나 하루 종일 야유를 듣는 건 달갑지 않다. 아니, 피하고 싶다.


뭘 입어야 불평이 쏙 들어갈까. 아이들이 뭘 좋아했지?

검정 말고 밝은 색 계통의 옷. 바지 말고 치마. 후드티 말고...


옷장 앞에서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결국 선택한 옷이 이거였다.


"카논 씨?"


미사키의 머리를 쓸어 올리던 카논이 어느새 목을 감고 있었다.

그대로 미사키의 뺨에 입술을 댄다.


"소라도 치마 입을래!"


입술이 닿기 바로 직전, 소라가 카논의 앞치마를 잡아당겼다.


"미사키 마마같이 치마 입을래! 똑같은 거!"

"저도 치마 입을래요. 미사키 엄마같은 치마요."


어느새 다가온 걸까. 나란히 두 사람을 올려다본다.

선망의 눈길로 카논의 앞치마와 미사키의 스커트를 만지작거리면서.


"미사키 마마 치마 이쁘다~ 소라도 이 치마 입을래!"

"저도 예쁜 치마 주세요. 미사키 엄마랑 똑같은 치마요."


그러나 손가락이 스커트에 스친 순간, 카논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떽, 크레용 만진 손으로 옷 만지면 못써!"


아이들은 황급히 손을 거둬들였다.

여전히 카논은 미사키에게 찰싹 달라붙어 있다.


"공원 가자고 떼쓴 사람이 누구였더라?"


공원에는 가고 싶지만, 움직이기 불편한 치마로는 잘 놀 수가 없다.

카논은 짐짓 아이들 들으라는 듯이 말했다.


"나도 금방 갈아입고 올게. 미사키짱, 간만에 어디 근사한 데 가서 식사라도 안 할래? 호텔도 좋고~ 바다가 보이는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좋고~"

"공원 안 가! 소라도 마마랑 같이 갈래!"

"치마 입을래요. 미사키 마마랑 똑같은 치마 입고 같이 외출할래요."

"카논 마마!"

"카논 엄마!"


그러거나 말거나, 카논은 미사키의 뺨에 살며시 입을 맞췄다.






2세 소설이 늘었으면 좋겠어

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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