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월인들이 보석들을 납치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봄 -1

물론 그저 단순히 사냥하는걸 즐기기 때문에 보석들을 납치하는 것이라고 하기엔 미심쩍은 부분들도 분명히 존재함 ㅇㅇ. 이 점은 이렇게 봐보자.

월인들이 기도-머신 금강선생을 고치려 한다면 그건 당연히 현재 월인인 상태가 너무 곶통스러워서 금강선생을 통해 해방되고자 함일것임.

하지만 월인의 불멸성에 의한 괴로움과 해탈하고자 하는 의지를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는건 '프린스' 뿐임. 다른 월인들은 딱히 그런티를 내지 않고 오히려 우울해하는 프린스를 구박하는 등 마치 보석들처럼 불사인 점에 적응한듯한 모습을 보여줌. 프린스야 다들 저레 뵈여도 속으론 곶통!스러워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거야 타인의 생각이고 본인들은 정말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지 ㅇㅇ 어쩌면 월인 내에서도 해탈을 희망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으로 나뉠수도 있다고 생각해볼수 있을것임 ㅇㅇ 인간의 특징 중 하나가 가치관의 다양함이라는걸 생각하면 모두가 맹목적으로 해탈만을 바란다는게 더 어색하기도 하고. 어찌됬든 인류가 그동안 소망해온 불로불사잖아? 막상 불멸을 버리라 하면 망설이는 인원도 분명히 나올것임.

그리고 프린스가 월인들의 우두머리 포지션이긴 하지만 문제해결을 위해서 언제나 앞장서서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독선가 타입이 아니라 한발 뒤에 서서 계속해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고, 시도해보려는 과학자 타입에 가깝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프린스가 주도적으로 월인들의 행동을 조종하는게 아니라 기본적으로는 월인들이 하고싶어 하는일은 그냥 하게 내버려 두면서도 이것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조금씩 간섭하고 이용하는거라고 추측해볼수 있음.

즉, 월인들이 달팽이와 보석들을 사냥하기 시작한건 그저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서 이지만 이것을 프린스가 자신의 해탈을 위해 이용하고 있는것이라고 가정한다면 모순들이 많이 사라짐 ㅇㅇ

전편의 연장선에서 얘기를 이어나가보면, 사실 월인들과 보석들의 전력차는 매우 심함. 금강선생이 없었으면 보석국은 진즉에 멸망당했을것임. 

둘다 불사라지만 월인들은 인간형체를 잃어도 다시 달에서 부활하고 보석들은 몸이 파괴당하면 가사상태에 빠진다는 점, 새로 태어나는 보석들도 있다지만 작품 초반에 최연소인 포스가 300살인걸 보면 그 빈도가 많다곤 볼수 없다는 점, 이때문에 월인들은 인원수가 언제나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보석들은 인구 감소에 취약하다는 점, 무기도 보석들은 흑요석 검 뿐이지만 월인들의 무기는 매우 다채롭다는 점,

특히 월인 출현의 징조라는 흑점도 사실 월인들은 보석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스텔스인 상태로 움직일수 있고 본인들이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서 스텔스를 풀었을때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라는 점. 한마디로 공격 우선권도 월인한테 있다는 것임. 그런데 이정도로 전력차가 나는데도 작중 보석국의 분위기는 늘 평화로움 ㅇㅇ. 그 이유는 월인들의 침공 빈도가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고 침공이 빈번하게 단발성 공격으로 그치기 때문임.

물론 월인들이 해 쨍쨍한 날에만 공격하는 이유는 월인들이 무기에 사용하는 물질이 태양빛에 굳기 때문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계획된 침공이라기엔 많이 부실하단건 변치않지 ㅇㅇ 반복적으로 대대적인 소모전을 펼쳐서 보석들을 말려죽인다거나, 약점을 찔러서 금강선생이 잘때를 노려 대규모 공세를 한다던가, 아니면 납치한 보석으로 인질극을 한다던가... 월인들이 정말로 작정하고 침공한다면 보석국과 금강선생에게 너무나 손쉽게 치명타를 먹일수 있다는건 불보듯 뻔함.

그런데 월인들의 침공이 왜이리도 뻔하고 허접한지는 위에 가설을 적용해보면 의문이 풀림. 월인들의 침공은 프린스가 작정하고 지휘한 공세가 아니라 그냥 월인들이 친구들이랑 같이 사냥 놀이 나온것일 뿐인거니까. 여기서 프린스는 불교느낌이 나는 옷을 입어봐라, 기왕 나가는김에 이번엔 이거한번 시도해보면 어떻겠냐, 다음엔 저거 한번 시도해보면 어떻겠냐, 이런 사소한 부분에만 개입하는것임 ㅇㅇ

하지만 이러한 프린스의 노력은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하지

이례적으로 보석인 포스에게 도움을 요청할 정도로 지금 여유가 없는것처럼 보이는데 왜 그렇게 기나긴 시간동안 프린스는 금강선생을 고치는데 실패한걸까? 단순히 금강 선생을 고칠 방법을 몰라서 그런걸까?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걸까? 만약 다른 무엇인가가 더 있어서 지금까지 그 무언가가 해탈을 방해하고 있는거라면, 어쩌면 그것이 금강선생이 고장나게 한 원인이고 그래서 금강선생이 회복되질 않는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사실, 금강선생은 처음부터 기도의 방법을 모르고 있었을수도 있겠다. 월인이 생겼다는것 자체가 인류가 멸종하기 전에도 이미 금강선생은 고장나 있었단 뜻이니까.

이 부분은 지금 단계에선 이거다! 하고 딱 찝어 말할만한 건덕지가 없음. 스토리 진도가 더 나가야 알지. 다만 이 작품은 불교색이 아주 짙은 작품이고 지금 포스가 여러 보석 파츠를 모으는게 불경에서 언급되는 일곱가지 보석을 모으는거라는 말도 있는걸 보면 결국 앞으로의 이야기에서 포스가 깨달음을 얻고 부처(상징적으로든, 실질적으로든)가 되어 월인들을 열반으로 인도하게 될거라는 점은 명백해 보임 ㅇㅇ

3줄 요약

- 월인들이 달팽이, 보석들 납치하는거 그냥 그게 타노시~ 해서 그럴 가능성이 큼.

- 더 정확히는 해탈 어쩌구를 위해서는 프린스의 목적임.

- 달 간놈들 좆됬지만 그래도 주인공은 주인공이니까 막판에 포스가 모든 문제 해결할것. 해피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