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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소녀공생 2권 서장(선행공개)

ㅇㅇ(116.122) 2023.08.05 16:39:33
조회 1105 추천 9 댓글 1
														





이것은, 학원도시에서 벌어진 거짓말 같은 진짜 사건.

하지만 속고 속이는 데 폭력이 관여하지 않았을 보장은 없다.






서장 소녀들은 퍼즐처럼 해결한다



「그래서 말이야─, 그 멍청이 살인에 썼던 피투성이 고무장갑을 그냥 대충 버렸어. 결국 아는 게 없다니까─, 한 가지 상황에 대한 상상력이 부족한 거야. 장갑 안쪽은 자기 지문이 덕지덕지인데 말이야! 얇은 고무니까 하다못해 알코올에 적시고 태우라고!!」

「뭐야 무슨 영화를 완전 디스하는 건가요 이 이야기……?」

「키누하타, 이거 전부 현실이야


8월 3일, 오전 10시 30분, 230만 명이 살아가는 도쿄 서부의 학원도시였다.

슈우!! 하고 거대한 분사음이 고층빌딩으로 가득한 거리로 울려퍼진다.


「아하하하하!! 꾸물거리면 늑대가 온다!!!!!!」

무기노 시즈리의 웃음과 함께 섬광이 여러 차례 반짝거렸다.

폭발하는 헬리콥터, 한여름의 푸른 하늘을 더럽히는 불꽃과 비산하는 잔해. 비명 같은 것도 뒤섞여 있었지만, 이 경우, 폭발로 즉사하지 못 했다면 오히려 불쌍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날개 3장짜리 풍력발전 프로펠러도 저 멀리 아래쪽에 있다. 지면에 처박힐 때까지 죽고 싶어도 못 죽는 거니까.

반짝거리는 한여름의 태양과 푸른 하늘 아래.

같은 공역, 상공 50미터를 느긋하게 날아가며 타키츠보 리코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전투광 무기노가 흥분했어. 누가 끼어들어서 말리는 게 좋을지도」

「「절대 싫어」」

프렌다 세이베른과 키누하타 사이아이가 동시에 대답했다.

「무기노도 참 기운이 좋아. 무기상인으로 위장하는 미끼 작전을 실패해서 사냥감이 튀었는데」

「……결국, 실패하면 실패하는 대로 즐기면서 복수에 힘쓰는 인종인 거야. 우리 리더는 이런 부분이 참 무섭다니까……」

타키츠보는 고개를 돌리고, 본인이 짊어진 둥근 구체의 어깨끈을 의식한다. 요컨대, 방탄소재로 만든 큼지막한 애드벌룬으로 부력을 유지하면서 캔커피 크기의 다축 제트엔진으로 속도를 확보하는, 수제 비행장치다.

가늘고 긴 불꽃을 4개 분출하면, 전체적인 실루엣은 겉모습만 본다면 세계 첫 둥근 인공위성을 배낭처럼 멘 느낌이다. 뭐 진짜 위성과는 앞뒤가 반대지만.

펼치면 직경 1미터 정도, 가스를 빼고 접으면 학생가방에 들어가는 휴대성. 이런데도 최고 시속 500킬로미터는 나오니까 민간 수준의 헬리콥터로는 도저히 뿌리칠 수 없다.

「……그건 그렇고 프렌다, 폭탄 말고 이런 것도 할 줄 아는구나」

「탄도식이면 몰라도, 순항식 연소방법이라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아. 결국, 폭발물이 생산하는 불꽃과 가스에 지향성을 부여하면 엔진이 되는 거니까. 얼마 전까지는 산제물에 장치를 달아 하늘 높이 쏘아올리는 불꽃놀이 같은 처형장치에 불과했지만 말이야─. 대형서점에서 파는 요즘 기판공작 키트도 참 대단해. 고물상에서 부품 모으는 것에 비하면 약간 비싸지만, 그만큼 최신 수준의 실용부품으로 가득한 보고인 거야! 무선 LAN으로 작동하는 싸구려 태블릿 정도라면 제로부터 설계할 수 있지 않을까? 덕분에 분사의 자잘하고 성가신 계산을 간이 AI 프로그램 제어로 전부 떠넘길 수 있었으니까」

「재밌네」

「먼저 말 꺼냈으면서 하나도 안 듣기는. 뭐,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인 거야」

「둥실둥실, 몸무게에서 해방되니까 기분이 신기하네」

「……이거 설마 완전 어느새 가슴 격차 이야기로 넘어간 건 아니죠?」

비행기와는 다른 조종감각으로 훈훈한 동안에도 목숨은 여전히 오가고 있었다.

도망치는 표적, 셀럽의 상징 같은 계란 모양의 소형 헬기는 전부 셋. 그중 하나는 끔찍한 섬광을 뒤집어쓰고 방금 공중에서 산산조각이 났다. 남은 게 둘이라면, 가득 타봤자 『적』은 10명도 안 될 것이다.

머릿속에서 양자역학적인 『인식』을 일그러뜨려 발생할 뿐인 현상. 그런 전제가 머릿속에서 쑥 빠질 것 같은 압도적인 광경이었다.

타키츠보는 눈을 두 번 깜박이더니, 여전히 무표정하게 소형 마이크를 의식하며,

「무기노, 『파티클 벨트(광점멸대(光点滅帯))』에서 벗어나면 일반인한테 들켜. 그렇게 되기 전에 매듭지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늑 · 대 · 가 나타났다!! ……뭐였더라 그거?』

「결국, 주변에 있는 빌딩의 창문이 거울처럼 태양광을 튕겨내는 것과, 무인공장에서 희미하게 흘러가는 매연 입자가 섞이면 변칙적인 난반사를 일으켜. 다시 말해 빛이 흐트러지는 벨트 속에서는 지상에서 휴대전화로 촬영해도 세세한 이목구비까지 분석할 수 없단 거야」

원래는 비행선의 대화면이 무더위 때만 이상하게 뒤틀려 보인다, 하는 민원을 조사하던 중 발견한, 학원도시 상공의 여름 풍물시였지만.

그리고 『적』도 그냥 당하기만 하지는 않았다. 헬리콥터의 사이드 도어가 열리는가 싶더니 12.7밀리미터의 중기관총이 얼굴을 내밀었다. 끔찍하게 거대한 납탄을 띠처럼 연사하겠지만, 무기노는 빌딩 벽을 발로 박차는 것처럼 그 상태로 급가속. 수없이 많은 강화유리 창문이 탄환에 깨졌지만, 쫓아오기 전에 벽면에서 다시 날아올라 적의 조준을 농락한다.

「우와 완전 너무한다. 민간 빌딩이 벌집처럼 변했잖아요!」

「키누하타. 저건 식재위장으로 사람이 죽었는데 불기소로 완전히 도주한 해산물 술집 체인점의 본사 빌딩이야. 『암부』로서는 끌어들여도 감점 안 당하고, 오히려 추가 보너스 같은 느낌?」

우리 마왕은 상대가 누구든 기분 좋게 싸우고 시원하게 죽일 수만 있다면 뭐든 좋은 것이리라.

목적이 뭐였더라?

너무나도 일방적이었기에, 키누하타 사이아이는 실전이 한창인데 살짝 먼 곳을 보았다.

「적의 이름은 『공통 지인』이었던가요?」

「결국 그거지. 예능계 전문 해결사 『공통 지인』. 술에 취한 인기 아나운서가 필요 없는 내연남을 아파트 베란다에서 밀치거나 미인 여배우가 유리 재떨이로 성희롱 사장을 덜컥 찍어버리면, 인터넷 뉴스나 사진 주간지가 냄새를 맡기 전에 울면서 놈들에게 연락하는 구조인 거야. 모체는 방송국에 드나드는 스턴트 사무소였던가. 처음에는 의뢰인과 닮았다고 하면 닮은 대역을 자수시키는 전문업자였는데, 스킬이 축적되어 아무도 체포당하지 않고 안전하게 여러 일을 처리하게 진화했어」

물론 안전하다는 건 범죄자 측의 제멋대로인 이야기다.

뒤가 구린 예능인의 미소를 지키고자 과연 얼마나 많은 인간이 울었을까. 특히 자가용 헬기를 몇 기나 구입했을 정도다, 다시 말해 못된 일을 산더미만큼 소화했다. 굳이 『아이템』한테 의뢰가 왔다면 눈엣가시 같은 피해자나 목격자가 행방불명 되었거나 수상쩍은 사고사를 당하는 것 정도는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 해 뜨기 전, 가장 사람이 움직이지 않은 새벽 시간대에 알코올에 푹 담근 희생자를 투박한 변압기에 머리부터 집어넣는 전문가였다.

「정말, 아이돌이나 배우는 완전 가드가 단단해서 『암부』 인간이어도 좀처럼 접촉할 수가 없는데. 스턴트 사무소? 업계 속부터 완전 썩었다면 막을 방법이 없네요」

「키누하타, 영화 마니아로서 사인 필요해?」

대체 무엇을 읽어냈는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투덜거릴 때 속내를 싹둑 자르지 않았으면 한다.

머리 위 태양을 무언가가 뒤덮는다.

무기노 시즈리였다. 일단 뒤로 물러난 리더에게서, 모두가 귀에 낀 이어폰으로 잡음 섞인 목소리가 날아왔다.

『야, 보수는 똑같이 받으면서 일은 나만 하냐? 너희 슬슬 일 안 하면 그쪽으로 「멜트 다우너(원자붕괴)」 쏴버린다』

「완전 그렇게나 혼자서 제멋대로 내달린 주제에……」

「결국 외로움 잘 타는 마왕인 거겠지」

「우리한테 활약할 자리를 남겨두다니 무기노도 참 착해」

머리 위를 장악당한 이상, 도망치는 헬기 무리는 위험한 빌딩 틈새를 지나갈 수밖에 없다. 사이드 도어의 중기관총도 자신의 메인로터가 거슬려서 위로 급격하게 각도를 틀어 쏠 수도 없고. 그리고 이동할 자유만 빼앗는다면 이제 끝이다.

「그럼 슬슬 저희도 완전 시작할까요」

「외로움 잘 타는 무기노가 달 같은 거 떨어뜨리기 전에 빨리 정리하자」

(타인의 AIM 확산역장을 정밀하게 읽어내 추적하는 조준보조 담당이지만 능력자가 아닌 어른이 상대라면 사실 별로 할 게 없는) 타키츠보 리코의 응원을 받고, 키누하타와 프렌다가 예각으로 굽히며 헬리콥터를 쫓는다. 프렌다의 무기는 폭탄과 로켓포였지만, 키누하타 쪽은 자기 몸밖에 없었다. 도망치는 헬기의 옆구리로 자기 얼굴조차 보호하지 않고 최고 속도로 있는 힘껏 돌진한다.

그 상태로 측면에서 알루미늄 문을 찢어버렸다.

헬기 안에서 달구어진 총신을 교환하려고 기를 쓰던 턱시도 병사와 같은 공기를 들이쉰다. 그리고 한순간 눈이 맞았다. 두리번거리며 삶에 매달리는 시선을 확실히 포착한다.

직후에 폭발.

레벨4(대능력) 『오펜스 아머(질소장갑)』. 전신을 두꺼운 기체의 벽으로 뒤덮어 보호하는 능력이 있다면, 수류탄이나 차가 폭발하는 정도로는 치명상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왓」

「멍청아, 자기 몸만 지켜봤자 결국 비행장치 자체는 무방비인 거잖아!!」

거대한 풍선 부분에 구멍이라도 뚫린 걸까, 휘청거리면서 키누하타가 낙하한다. 프렌다는 혀를 차더니, 남은 마지막 적 헬기의 추격을 멈추고 동료를 회수하고자 급강하했다.

추락해도 『오펜스 아머』로 충격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 당사자 키누하타의 표정은 밝았다.

「……역시 수제는 완전 위험한 거 아닌가요?」

「이런 건 결국 서포트 범위 밖이야, 용법용량을 지키면서 올바르게 다루라고!!」

어떻게는 붙잡고 지상으로 천천히 착지하자, 그곳은 제19학구였다.

키누하타를 끌어안고 찜통 같은 길 위에서 나자빠진 프렌다는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이쪽을 내려다보는 모습으로 천천히 돌아가는 날개 3장짜리 풍력발전 프로펠러를 눈으로 쫓는다.

증기나 진공관이 어울리는 『의도적으로 시대에서 동떨어진』 낡아빠진 거리. 무기노 · 타키츠보 콤비가 움직였는지, 마지막 하나가 검은 연기의 꼬리를 그리며 조금 떨어진 장소로 추락하는 게 보였다.

두 사람의 귀로, 지직거리는 잡음 섞인 통신이 들어왔다.

『무기노가 처리에 실패했어』

「으엑」

『촐랑촐랑 도망치는 병사가 짜증나서 지면에 쓰러뜨리고 올라탄 뒤 오른손과 왼손을 억누르고 입으로 무기노 포를 발사하는 동안 진짜 사냥감이 도망쳤어』

……현장에 없어서 다행이라고 프렌다와 키누하타가 동시에 생각한 건 비밀이다.

『키누하타와 프렌다가 갑자기 떨어져서 포위망을 무너뜨리지 않았다면 백업이 가능했을 거라고, 무기노가 씩씩거리고 있어. 여기서 사냥감을 놓치면 벌칙 확정이니까 조심해』

「으에에!? 결국 싫어 완전히 ××× 동안 ×××로 묶여서 ××××로 갈아버린 참마 ×××서 도망칠 곳 없는 고층 베란다에서 온종일 ××××하는 건! 아픈 것보다는 일단 가려워서 참을 수가 없단 말이야 그거─!!」

「와─, 같은 여자인데 완전 가차없네요」

허둥지둥 일어나 프렌다와 키누하타는 다시 행동 개시.

키누하타는 생각난 것처럼 맺히는 이마의 땀을 손등으로 닦아내며,

「그건 그렇고, 우와, 역시 지상은 엄청나네요. 완전 열섬 아닌가요?」

「8월 한낮인데? 화끈하게 속도 내서 차가운 바람을 쐬던 상공과는 사정이 다른 거야」

웃으면서 말한 프렌다가 입은 얇은 판초 안은 여름용 원피스였다. 안쪽에서 스며나온 땀 때문에 위태로울 만큼 눈부신 피부가 비친다.

새삼스럽게 도움이 될지 수상쩍은 땀 억제 스프레이를 둘이서 주고받으며 주위를 관찰하자,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은 전자상가 같았다. 하이테크의 도시 학원도시에서는 전자상가라고 부르는 곳이 여럿 있는데, 이쪽은 최첨단이 아닌 쪽이다. 낣아빠진 잡거빌딩과 빌딩 사이에 금속 컨테이너가 산처럼 쌓여 있었고, 그 전부가 어딘가에서 주운 콘덴서나 저항이나 트렌지스터 등, 아무튼 전자부품을 소쿠리나 작은 상자로 나누어 팔아넘기는 수수께끼의 소점포였다. 무허가로 컨테이너 점포나 공사용 발판을 쌓아올렸기에, 고정된 야외 방범 카메라는 거의 쓸모가 없다.

「와아─……」

그때, 미로처럼 얽힌 고물 같은 풍경을 둘러보고, 어째서인지 키누하타 사이아이가 눈을 반짝거렸다. 시선 끝에 있는 건 크고 작은 다양한 유리제품, 다시 말해 진공관이다.

프렌다는 의아한 표정을 짓고,

「왜? 결국 너 납땜기 들고 전자부품 만지는 쪽이었어?」

「필요하면 완전 나중에 당신(폭탄마)한테 배울 거예요. 이번에 아지트 새로 만든다면서요, 이야 홈시어터 오디오 설비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차였거든요. 역시 철저하게 완전 고집한다면 진공관 앰프인가?」

적당히 듣고 있으면 영원이 안 끝난다, 하고 프렌다는 직감으로 이해했다. 아직 홈시어터를 만든다고 아무도 말 안 했는데 망상을 펼치는 영화 마니아는 멈출 줄을 모른다.

「여기 편의점도 패밀리 레스토랑도 없다는 전설 완전 진짜인가요?」

「진짜야. 낡아빠진 전자상가기도 하고 결국 뒤얽힌 미로 안쪽에 자판기가 몇 개 있는 정도인데, 이게 또 캔 오뎅처럼 위험한 라인업밖에 없거든. 뭐 고등어 통조림만 팔면 아무래도 좋지만」

고등어 통조림만 있으면 사흘 동안 가만히 엎드려 표적을 기다릴 수 있는 변태는 강했다.

단지, 전자상가인 것치고 오가는 사람들은 VR과 3D가 흘러넘치는 이 시대에 굳이 도트나 횡스크롤 같은 레트로 게임을 추구하는 오타쿠만 있지는 않았다. 머리카락을 화려하게 염색한 밴드맨들은 낡은 앰프와 신시사이저를 찾았고, 아이슈타인처럼 생긴 대학교수로 보이는 아저씨가 어떤 재료를 찾는 데 열중하고 있다. 저건 자택에서 거대 로봇이라도 조립하는 걸까.

그리고 프렌다는 프렌다대로, 뭔가 발견하더니 열린 컨테이너 문의 그늘로 황급히 틀어박힌다.

「? 『공통 지인』이라도 완전 찾았나요?」

「……어째서인지 동생이 있어」

울상으로 부들거리는 프렌다는, 폭탄으로 사냥감을 괴롭히다가 죽이는 프로로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동물처럼 굴었다.

키누하타가 의아한 눈으로 다시 한 번 떠들썩한 풍경으로 시선을 던지자, 살짝 떨어진 장소에서 헐렁한 티셔츠 원피스를 벨트로 허리 부근에서 묶었고, 붉은 레깅스와 베레모가 특징적인 금발유녀가 입술을 삐죽거렸다. 몸집이 매우 작은 키누하타가 연상으로 돌아서는 것도 드문 상황이다.

『왜─? 애당초 벌써 지쳤고. 어째서 이론 곳에 볼일이 있는 거야???』

『네가 마리호 형제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을 옛날 하드로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했잖아, 여름방학 자유연구로! 옛날 게임기라면 창고에 있었지만, 그거 아무래도 텔레비전 안테나 선으로 영상을 받는 모양이라 요즘 지상파 텔레비전이라면 안 나와……』

『아. 애당초 들어본 적이 있어. 텔레비전 채널 2번으로 게임을 하는 게 일본의 문화!』

10살은 될까 싶은 작은 남녀가 왠지 복잡한 얼굴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텔레비전 게임이 학교 숙제라니 문화적으로 성숙해졌구나─, 하고 프렌다는 (약간 도피하는 마음으로) 생각한다. 자매가 모두 금발벽안인 외국인이라서 일본 문화를 배운다는 예외로 선생님들이 통과시킨 건지도 모르지만.

『애당초 그거 알아? 흐흥, 배관공은 속설이 아니라 공식설정이야』

『내가 너한테 소개한 게임이니까 잘 알아』

키누하타 사이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옆에 있는 남자애는? 동생이 발렌타인데이에 약해진 남자에게 초콜릿을 완전 밀어붙여서 사로잡은 남자친구인가요?」

「……카노 신카. 내 친구……」

「발이 완전 어디까지 넓은 건가요, 당신. 그리고 저 둘에게서 15미터 이내로 한쪽 발을 질질 끄는 남자들. 헬기가 추락해도 죽지 않았던 『공통 지인』이 틀림없는가 보네요. 계속 그러고 있으면 저 아이들도 전투에 완전 휘말릴 거라고요!!」

프렌다 세이베른은 혀를 찼다.

그리고 짧은 치마 속에서 원통형 덩어리를 꺼내더니, 입으로 핀을 뽑고 지면에 굴린다.

흰색이 폭발했다.

광량으로는 100만 칸델라, 200데시벨의 폭음.

소위 섬광탄이다.

당연히 프로라면 대책 정도는 갖췄겠지만, 그쪽은 딱히 노리지 않았다. 프렌다는 일단 민간인의 눈과 귀를 먼저 뭉개기로 한 것이다. 산처럼 쌓인 컨테이너 점포 때문에 고정 방범 카메라는 처음부터 쓸모가 없었고, 이 부근에는 드럼통형 경비로봇도 없다.

다시 말해 지금 이 순간만큼은, 주변에 몇 백이 있든 목격자가 발생하지 않는다.

몸을 낮춘 프렌다 세이베른은 한 호흡에 달려나가, 작은 남자애와 엇갈리면서 그 귓가로 작게 속삭였다.

눈과 귀를 당한 소년에게는 절대 닿지 않겠지만.

「(……결국, 글러먹은 언니를 대신해 항상 동생을 보살펴줘서 고마워☆)」


너무 완벽한 것도 생각해볼 문제다.

만약 실패해서 어린 둘에게 전부 들켰다면, 미래가 달라졌을지도 모르는데.


거기서 힘차게 박차, 프렌다는 손안의 폭약으로 당황한 남자의 안면을 있는 힘껏 때렸다. 선 채로 다리를 걸어 남자를 쓰러뜨린 뒤, 입에 채운 소형폭탄을 내려다보면서 무선기폭.

터져버린 동료의 머리를 보고 초조해지며 품에서 권총을 꺼낸 다른 남자는, 자신의 팔이 180도 바깥쪽으로 돌아간 기묘한 광경을 맞닥뜨렸다. 『오펜스 아머』로 완력을 올린 키누하타에게 뼈와 관절을 통째로 꺾여버렸고, 자기 권총으로 머리를 쏴서 자살하게 된다.

그리고 아직 하나가 남았다.

30센티미터 정도의 가늘고 긴 금속상자가 버터플라이 나이프처럼 빙글 도는가 싶더니, 반자동 샷건으로 변했다. 원래 세밀하게 조준하는 총기가 아니다. 저런 것을 난사하면 프렌다의 동생에게도 직격할지 모른다.

귓가의 이어폰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키누하타는 한 걸음 뒤로, 프렌다는 거기서 가만히 머리를 낮춰』

1초도 걸리지 않았다.

삭!! 하고, 건조 파스타보다 가는 섬광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빠져나간다. 그것은 마지막 남자의 가슴팍을 꿰뚫더니, 흉부부터 위를 모조리 증발시켰다.

레벨5(초능력자), 무기노 시즈리의 『멜트 다우너』.

이렇게 사람이 흘러넘치는 미로 같은 전자상가에서, 틈새란 틈새는 전부 피해 쏘아내는 필살의 일격.

아마 조준보조 담당인 타키츠보 리코의 서포트도 있었겠지만.

「결국 아 진짜!!」

「? 동생은 무사하니까 완전 다행이잖아요」

「어디가!? 아직 7살, VR 고글도 비권장이라고! 한창 몸을 만들어가는 섬세한 눈에 100만 칸델라나 때려박았는데 멀쩡할 리가 없잖아! 빌어먹을 결국 진짜 언니 실격이야. 카노도 아직 10살 전후인데!!」

「(……그건 저도 마찬가지인데, 이 취급 차이는 완전 뭔가요?)」

「『암부』에서 사람이나 죽이는 빌어먹을 놈은 예외야」

투덜거리면서도 프렌다는 근처에 있던 비닐시트를 잡아당긴다.

「신입, 너도 도와줘. 결국 주변에 떨어져 있는 비닐봉지로 손 넣으면 고무장갑 대신은 되겠지. 시체는 셋. 엄청나게 큰 스피커부터 실리콘 소재로 둘러싼 남들한테는 말 못 할 등신대 전동인형까지 뭐든 팔아대는 잡동사니밖에 없는 전자상가라면 비닐시트로 둘둘 말아서 짐수레로 옮기면 겉으로 봐도 이변은 모를 테니까!!」

「네? 시체 같은 건 하부조직 놈들한테 완전 맡기면……」

「뭘 귀찮은 표정 짓고 있어, 능력으로 전신 둘러싸면 비닐봉지도 필요 없지? 마그네슘 섬광탄의 완전감각 무력화 시간은 5, 6초. 잔상과 이명으로 짓뭉개는 『여운』도 개인차가 있지만 대체로 180초 정도밖에 안 되는 거야. 벌써 반이나 지났어. 다시 말해 제한시간까지 시체를 숨기고 떠나지 않으면 7살 동생이 목격한다고, 이 질척거리고 너덜거리는 걸!!」

『방금 그게 마지막 하나』

귓가에서 타키츠보의 느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무기노가 헬기 추락현장에서 사람을 주웠대』

「?」

『하츠하네 사라리, 「공통 지인」이 납치한 신인 아이돌이라고 해. 사건 관계자』



편의점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조차 찾아볼 수 없는 특수한 거리에도 주차장은 있었다. 무기노 시즈리가 합류장소로 지정한 곳은 전자상가 안에 있는 입체주차장. 단지 건물 높이의 절반 이상이 뒤에 쌓인 컨테이너 점포로 묻혀 버렸지만.

그리고 무기노 시즈리는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시체는 왜 가져왔냐?」

「……부득이한 사정, 주로 언니의 평판 때문에」

가족을 소중하게 여기는 프렌다 세이베른은 입을 우물거렸다.

성가신 일이 새로 도래한 것을 보고, 주변에 있던 하부조직의 양아치들이 황급히 흔적부착방지 비옷과 고무장갑을 장비하기 시작했다. 8월 한낮인데 더워서 힘들어 보인다.

타키츠보는 무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키누하타도 도와줬구나」

「……어쩔 수 없잖아요, 완전 혼자서 울상인 선배 놓고 갈 수도 없고」

「후후─. 『아이템』을 위해 노력하고 있구나」

「왜 거기서 완전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는 건데요!?」

그런 가운데.

「저, 저기, 감사, 합니다……」

머뭇거리며 말을 꺼낸 것은, 15살 정도의 소녀였다.

그 신인 아이돌 · 하츠하네 사라리일 것이다.

반소매 블라우스와 화려한 색깔의 조끼, 프릴이 달린 미니스커트. 가련하기는 해도 현실감이 없다고 할까, 무대조명이 전제인 배색이었다. 이 상태로 거리를 돌아다닐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저는, 저 사람들한테 납치당했어요. 뭔가, 사건 은폐? 같은 짓까지 하는 나쁜 해결사라고 하던데. 아무튼, 정말로 고마워요. 에헤헤. 무슨 일에 휘말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상태로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알 수도 없었고……」

무기노 시즈리는 딱히 대답하지 않았다.

푹!! 하고 탁한 소리와 함께, 『멜트 다우너』가 무언가를 태웠다.

「……어?」

귀여운 아이돌의 깜짝 놀란 표정이 있었다.

눈은 깜박이지 않았다. 하츠하네 사라리는 그 상태로 시선을 내렸고, 자기 배에 뚫린 메론보다 큰 바람구멍을 바라보았다. 느닷없는 다이어트로 5킬로그램 이상이나 줄었다.

「우리한테 온 살인 의뢰는, 『공통 지인』 같은 게 표적이 아니야. 그쪽은 머릿수도 많고 무기도 있었으니까, 일을 방해하지 않게 일단 먼저 치웠을 뿐이지. 말하자면 끌어들여도 상관없는 추가 보너스에 지나지 않아」

따분하다, 무기노 시즈리의 얼굴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다.

천사의 미소에 속을 만큼 그녀는 무르지 않다.

「그리고 진짜 표적은 너야, 절도 아이돌. 스릴에 빠졌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난치병 지원을 위해 만든 수제 컵케이크까지 훔친 건 아무리 그래도 눈에 너무 띄었어. 게다가 볼 마음도 없던 현장을 우연히 목격해버린 다른 멤버를 없애려고 『암부』에 의뢰까지 하다니……」

남한테 꿈을 주는 아이돌이 그러면 안 되지─, 하고 무기노는 조롱하면서 말했다.

「중개한 『전화의 목소리』가 팬 대표란 것과 이야기를 좀 했다던데. 『상습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데다, 궁지로 몰리면 프로한테 은폐를 의뢰하는 쓰레기 같은 여자였다니. 지금까지 바친 게 아깝다』고 하더라. 악수니 사인이니 때문에 외제차를 살 수준으로 음악이나 PV를 대량 구입하게 만들었잖아? 자기 인생을 버리면서까지 응원하는 사람들을 배신하면 안 되지. ……그래도 불쌍하다면 불쌍하네. 『공통 지인』 같은 『암부』의 인간한테 부탁 안 했으면, 딱히 우리 같은 게 나올 일도 없었을 텐데」

「으, 아으, 으에어whk

「그래서 처음부터, 몇 번이고, 계속 말해줬잖아. 늑대가 온다고」

거짓말쟁이 무기노는 씩 웃으며,

「뭐, 우리는 돈 받고 『암부』로까지 관여한 빌어먹을 범죄자를 뭉개버릴 수 있으면 뭐든 상관없지만. 이야─, 조심성 많은 속 구린 아이돌의 신용을 사서 인적 없는 어두운 곳까지 데려오느라 참 힘들었다니까!」

손을 휘휘 저은 순간, 흉악범의 눈이 휙 뒤집혀 흰자를 부릅떴다. 눈꼬리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몸이 곧장 아래로 무너진다.

잠입조사, 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악질적이었다.

이런 건 사람의 목숨을 주고받는 사기와 속임수의 기술이다. 『공통 지인』과 함께 있었음을 들키면 위험하다고 생각한 신인 아이돌이 순식간에 지어낸 애드리브 거짓말보다, 이쪽이 더 계획적으로 잘 짜여진 연극이었을 뿐이었다.

프렌다는 자신의 가느다른 어깨를 한쪽 손으로 적당히 주무르며,

「아─ 결국 어깨 뭉쳤어─」

「이런 건 못 하겠어요……. 죽일 상대는 그냥 정면에서 완전 패죽이면 되잖아요?」

리더 소녀는 주위 양아치들에게 말했다.

「그럼 우리는 이대로 돌아갈게. 예능인은 처리하기 귀찮겠지만, 시체 처분 부탁한다?」

이제 무기노 시즈리는 무너져내린 누군가한테 시선조차 던지지 않았다.

새 아지트의 간접조명은 어떻게 할지, 홈시어터는 이렇게 하는 게 어떤지 같은 말을 주고받으며, 다른 소녀들과 함께 자리를 뜬다.


그녀들은 『아이템』.

이렇게 보여도 학원도시의 치안을 지키고자 암약하는, 최강의 사인조 정예부대였다.


「아!!」

그리고 전부 끝난 뒤 프렌다가 뭔가 생각난 것처럼 소리쳤다.

「……결국 섬광탄 쓰고 남은 용기, 회수하는 거 깜박했다……」

「뭐야? 벌칙 확정이야?」

참고로 정체도 모른 채 분실물을 주운 것은 한 어린 소녀.

어쩌면.

이런 작은 실수여도 무언가를 바꿀 가능성이 있을지 모른다.







행간 1


메모메모.

원래 생김새만으로는 정보가 부족해. 사냥감의 뒷모습이나 행동반경을 쫓으러면 놈들이 좋아하는 행동도 공부해서 생각까지 파악해놔야지☆


무기노 시즈리.

감색의 부드러운 머리카락, 갈색 눈동자, 튀어나온 큰 가슴. 화이트 시즌의 민소매, 시프&시프의 한정 손뜨개질 가디건, 그리고 로열 시크릿의 투톤 스커트인가. 언뜻 자신만만하게 보이지만, 스타킹으로 다리를 감추려는 약한 모습이 다 보인다니까ㅋ 촌스럽기는. 이런 빌어먹을 무더위에 일부러 180 데니아, 게다가 검정색을 골라서 조금이라도 말라 보이려고 하다니ㅋㅋㅋ

레벨5(초능력자), 『멜트 다우너(원자붕괴)』.

전자를 입자로도 파형으로도 바꾸지 않고 있는 그대로 쏘아내어 막대한 파괴력을 실현함. 위력에서는 최고인데, 반대로 말하면 그것밖에 없는 불쌍한 아이지만. 능력자는 능력자야. 상대는 미야모토 무사시가 아니니까, 부딪히기 전에 이것저것 신경 쓰다가 컨디션 무너뜨리지 말 것.


타키츠보 리코.

어깨 부근에서 가지런히 자른 흑발, 흑색 눈동자, 벗으면 거유인가(분노)? 로브 오브 페더스의 피트니스 저지(분홍색)에, 어딘가의 반바지? 연중무휴로 이런 느낌인 듯. ……그건 그렇고 진짜인가, 거리 돌아다닐 때도 사용하는 코디잖아? 반바지는 어쩌면 학교 것일지도……. 그런데 발에 신은 스니커는 아무렇지 않게 빅토리아의 화이트 노이즈 세계 100켤레 한정 모델이잖아. 그런 걸 조잡하게 신고 돌아다니지 말라고! 인터넷 싸움을 극복해 겨우 손에 넣었는데 황송해서 결국 한 번도 못 신고 박물관에 기증한 마니아까지 있는데!!

레벨4(대능력자), 『AIM 스토커(능력추적)』.

『체정』이란 약품? 을 사용해 자신의 능력을 폭주시켜 타인의 AIM 확산역장을 기록 · 추적하는 능력. 실질적으로 이놈이 『멜트 다우너』의 조준 담당이겠지. 요주의. 솔직히 말해 알기 쉬운 파워 바보보다 이런 최전선에서 존재감을 지우는 수수한 여자가 가장 무섭거든.


프렌다 세이베른.

부드러운 금발, 청색 눈동자, 빈유. 천사의 고리 53번 베레모, 걸브리즈의 여름철 세일러원피스 위에 무라키 양재(洋裁)점의 판초 UV대책 라이트모델. 다리는 슈거보디의 A호 검정 니삭스인가. 코디로 보건대 몸을 드러내는 데 익숙한 느낌? 타인이 어떻게 볼지 몸짓이나 위치까지 전부 계산하다고 바꿔 말해도 좋음. 자신가. 그리고 반대로 외국인이라서 그런가, 돈도 많은데 일본 브랜드밖에 없네 이놈.

레벨0(무능력자).

폭탄 전문가이며 격투도 하는 모양. 『멜트 다우너』로 대충 적 집단을 교란시킨 뒤, 빈틈없이 깔아놓은 함정으로 처리하는 역할인가 봄. 싸우기 전부터 승부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할 것 같음. 뭐 공격 하나하나에 시간이 걸리니까 움직일 시간을 안 주는 게 최선이겠지.


키누하타 사이아이.

밤색 단발, 갈색 눈동자, 완전 빈유ㅋ 파카 원피스와 베어톱 조합. 일일이 팔토시나 레깅스를 자주 사용하는 모습을 보건대, 털털한 척하지만 생각보다 피부를 드러내는 걸 꺼린다? 그리고, 아래부터 위까지 전부 퀸 나이츠. 어지간히 마음에 든 건가, 설마 저 정도 고급품을 대충 한 번에 전부 맞춘 건 아니겠지……?

레벨4, 『오펜스 아머(질소장갑)』.

공기 중의 질소를 조종해 전신을 방어하는 능력자. 타키츠보 리코의 호위역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음. 바보라도 알겠지만 『아이템』의 핵심은 조준보조 담당인 타키츠보야, 박살은 여기서부터. 호위역이 단독이라면 우리끼리 상황을 만들어 둘을 갈라놓는 게 최고겠지.


결론부터 말한다면, 기본적으로 제15학구를 메인으로 물건을 샀지만, 최근에는 제3학구로 행동이나 경제의 기반이 이동했다고 예측할 수 있어.

작전개시 전에 전원의 얼굴과 이름, 그리고 능력과 행동패턴을 머리에 박아넣어.

다시 말해 이게, 우리의 표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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