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야지

오랫동안 힘든 여행이였다.

어떤 때는 서로 발목을 잡고, 어떤 때는 서로 이용을 하고, 서로 속이고, 배반하고, 매도하고....

3명은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다.

네온

헉헉.... 여기가 "워본의 제단" 인가 보네

에넬리

헥헥, 피곤해서 한 발자국도 더 걸을 수 없어... 에넬리씨 죽어버려... 이미 죽었지만....

티렌티

하아하아, 여기까지 오면 된것입니다. 어서 의식을 거행하죠. 어떻게든 살아나는거에요!

에네리는 제단 위에 마법진을 그리고 티렌티가 성스러운 의식을 거행했다. 하지만

티렌티

이럴수가! 어째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건가요!

에넬리

그러니 말했잖아. 어차피 유언비어라고 정말 좋은 유적은 힐데같은 애들이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고

네온

...나도 시도해볼게 너희들과 같이 하면 되는거지?

행여 생전의 대마도사와 성녀 2명도 무리였던 것이였다. 성공 가능성은 희박했다.

그래도 네온은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네온

부탁이야, 누가 내 기도에 응해줘...!

사계의 혼잡한 하늘에, 아침 이슬에 젖은 듯한 거문고 실이 매듭지어졌다. 그러자, 가늘고 한줄기 빛이

나타나 지상에 천천히 내려왔다.

에넬리

거짓말... 해냈다! 해냈어! 다른 이계로 이어졌어! 저 실에 붙으면 현세로 갈 수 있을거야!

사계의 하늘 건너편에 이계의 모습이 환상처럼 희미하게 비쳐졌다.

에니

네온, 아직 깨어나지 않았는데 조금, 불쌍해...

빛의 실이 조금 자랐다. 아무래도 상대편이 있는 세계의 사념이나 감정이

저 빛나는 실이 되어 있는 거 같았다.

네온

좋아! 좀더! 나를 불쌍히 여겨줘!

쿠란

그런 소리 하지마, 녀석의 자업자득이라고

빛이 줄어 들었다.

네온

쓸데없는 말 하지마, 쓸모없는 소녀!!

쿠란

...그래도 역시 불쌍한 부분도 있네. 마지막에 그녀석 울었잖아

빛의 실이 꽤 늘어났다.

네온

방금꺼 거짓말! 쿠란님은 여신님이야! 선녀야! 제발 부탁이야~ 좀더 네온쨩을 불쌍히 여겨줘~!

글릿

결과론이지만, 그 소동으로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지. 녀석도 죽을 필요는 없었다.

무사히 행복하길 기도하자고

네온

우우....뭐야 이녀석도 저녀석도 좋은 녀석이잖아.....

맞은 편에서 전해오는 마음의 힘이 빛나는 실로 변해 사계의 바닥까지 내려온다.

네온

좋아! 잡았어! 이제 올라가면 되는거지?

에넬리

언제까지 이계의 입구가 열려있을지는 몰라! 어서 올라가야지!

3명은 바로 독한 기세로 빛의 실을 따라간다.

티렌티

저쪽은 <성역>이 아니네요. 하지만 이때에는 사치부린다고 말할 순 없죠

목숨을 잃는 것 만큼은 말이죠

하지만 중간까지 거슬러 올라간 시점에 빛의 실이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에넬리

끄...끊어진다!!

빛나는 실은 에넬리와 티렌티 2사람이 붙잡고 있는 쪽이 어이없이 끊어졌다.

하지만 누군가의 손이 끊어진 실을 잡았다.

에넬리

네온군!?

티렌티

네온씨. 어째서....?

두 사람이 매달린 실의 끝을 잡은 건 네온이였다.

네온

당신들과 여행을 하면서 깨달았어. 당신들 정말 최고최악의 쓰레기야. ..... 나도 똑같지만

네온

하지만 그런 나 같은 악인에게도 손을 내밀어준 녀석이 있었어

네온

그러니 당신들도 한번쯤은 구원받을 기회가 있어도 좋을거야 다같이 살아나가자!

두사람

....하?

네온

...에?

에넬리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이 실은 처음부터 내꺼 나만의 것이야 어서 거기서 비켜!

티렌티

전 악인은 아니에요 당신같이 그런 막 돼먹은 사람으로 보지 말아주시겠어요? 자, 그 꽉쥔 손을

내려놓으세요!

확실히 두사람은 네온과 똑같은 악인은 아니였다. ...게다가 검은 무언가를 품고있었다.

에넬리

이런 가는 실은 3인분의 영혼의 무게를 버틸 수 없어! 너희들은 에넬리씨를 위해 떨-어-져!!

티렌티

당신들이야말로 손을 내려놓으세요 이건 성녀인 저를 위해 특별히 하늘이 내려준 실이라고요!

네온

그, 그만워! 그렇게 날뛰면 실이 끊어져--

뚝

모두

아

빛의 실마리가 끊어졌다.

에넬리

시러어어어어어어어어어!! 더 이상 죽는건 시러어어어어어어!!

티렌티

싫어싫어싫어! <인페르나>는 싫어! 지옥은 더 싫어어어어어!!!

네온

떨어진다아아아아아!!

네온

하아!? ...여, 여기는

네온이 눈 뜬 곳은 어센시브사의 병실이였다.

네온

꿈, 이였나....?

손바닥을 여니 한순간의 빛의 실마리가 보인거 같았다. 하지만 깨어나자마자 본 확각일지도 모른다.

네온이 신기한 "꿈" 이라는 생각에 잠겨있던 찰나 잠긴 병실 문이 열린다.

에니

아, 네온 일어났네 잘됐어

쿠란

혼수상태에서 깨어났구나. 다행이다, 묻고 싶은게 있었는데

네온

....쿠란 당신에게 심한 짓을 해서 미안해. 인간이 아니라던가, 쓸모없는 소녀라던가

심한말도 했지

쿠란

에엣!? 왜 그러는거야! 머리라도 다쳤어? 그리고 쓸모없는 소녀라는 말은 안했다고!

네온

그리고.. 에니. 그 때 나를 구해줘서 고마워 내가 살아있는건 당신 덕분이야

네오

하나 더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 들어줄래?

에니

응, 좋아. 말해.

네온은 자세를 바로잡고 깊이 숨을 들이쉬며 숨긴 마음을 고백했다.

네온

나를! 당신의 아내로 삼아주세요!

두사람

뭐어어어어어어어어!?

그 후 그가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또 다른 기회가 있을것이다.

사계는, 오늘도 내일도 정사와 선악을 막론하고 모든 죽은자를 수용한다.....

이곳은 악인을 벌하는 지옥도, 선인을 구하는 천국도 아니다. 어쩌면 그런 곳은 어디에도 없을지도 모른다.

분명 천국도 지옥도 사람의 마음 속에서 생겨나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