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 가지는 단언할 수 있다.
에밀리아의 독단적인 행동이 없었다면, [마녀] 스핑크스의 계책이 성공해 볼라키아 제국의 멸망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진실이다.
게다가 그 자리에 에밀리아 이외의 다른 이가 있었더라면 저지할 수 없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얍!”
날카롭게 숨을 들이쉬며 볼에 힘을 준 에밀리아는 사방에서 쏟아지는 열선과 빛의 구슬들을 갈고 닦은 얼음의 무장으로
뿌리치며 분발한다.
정면에 있는 적, 에키드나를 쏙 빼닮은 스핑크스의 마법은 모두 경이롭고, 피하기 힘든 공격은 거울처럼 빛나는 얼음으로 잘 막아낼 수 밖에 없다.
에밀리아는 평소에 스바루가 “창의성이 중요!”라고 말했기 때문에 얼음으로 만드는 무기들의 [디테일]에 집착하고는 했는데, 그 집착이 이번에 도움이 되고 있다.
평소에도 그래왔기 때문에, 스핑크스의 마법에 대항할 수 있는 무기도
금방 만들 수 있었다.
“항상 고마워.”
이 자리에 없는 스바루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넨 에밀리아는 얼음으로 뒤덮인 팽팽한 분위기의 전장에 선다.
지금도 제도의 어딘가에서 베아트리스나 스피카와 손을 잡고 노력하고 있을 스바루는, 작은 상태여도, 함께 있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에밀리아의 힘이 되어 주고 있다.
커다란 얼음 망치를 휘두르면서 이렇게 스바루를 떠올리기만 하면 에밀리아는 피로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요·배제입니다. 가능한
빨리.”
에밀리아를 상대로 거리를 유지하면서 스핑크스는 마법을 발사했다. 그녀의
맹공에 노출된 에밀리아는 겉으로는 드러내고 있지 않은 상대의 초조함을 못 느끼고 있다.
원래 스핑크스는,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아무도 없는 이 장소에 몰래
와 있었다. 직감적으로 뭔가를 느낀 에밀리아가 “얏”하고 달려오면서 전투가 발발했다.
——스핑크스가 하려는 뭔가를 그대로 하게 놔두면 안 돼.
그렇게 생각한 에밀리아는 능숙하지는 않지만, 철저하게 상대를 방해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 결과, 에밀리아는 지금, 제도의
다른 누구도 할 수 없는 최선의 수를 쓰고 있다.
만약 에밀리아가 스핑크스의 목숨을 빼앗는다면, [마녀]는 그 죽은 기억을 영혼에 새긴 채 후퇴해 에밀리아라고 하는 위협을 파악,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 개체를 새롭게 내보낼 것이다.
그러나 에밀리아는 스핑크스를 막을 생각은 있어도 죽일 생각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스바루가 [사망도주]라고
이름 붙인 상황은 일어나지 않고, 당연히 에밀리아의 위협이 공유되지 않으므로 스핑크스가 새로운 자신을
증원으로 보낼 일도 없다.
이런 상황은 여기에 있던 자가 세실스나 할리벨 같은 강자였거나, 빈센트나
로즈월 같이 지혜를 품은 자였거나, 스바루나 알 같은 무법자가 있었더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에밀리아 이외의 다른 이가 이 자리에 있었더라면, 여기서 스핑크스를
묶어놓을 수 없었을 것이다.
“에잇!”
직감적으로, 이런 기적이 맞물리는 상황을 만들어낸 에밀리아는 이를
전혀 모른 채, 날아오는 빛의 구슬을 얼음 구두로 차서 날려 버리고,
“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이
하려는 일은 못 하게 할 거야! 그리고 프리실라가 있는 곳도 알려줘!
슐트 군하고 약속했으니까!”
“——. 일방적이고, 탐욕스럽군요. 정말 마녀다운 분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에밀리아의 요구에 스핑크스는 차갑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 중얼거림에는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선명한 초조함이 담겨 있었다.
△🔽△🔽△🔽△
——새하얀 빛이 시야를 덮어씌우고, 그 다음 순간, 세상은 끝난다.
이것이 나츠키 스바루가 짧은 시간 동안 몇 번이나 못 본, 새로운 [사망회귀]의 상황이다.
“——”
날고 있는 로즈월의 팔춤에 안긴 채, 스바루는 로즈월의 허리 뒤쪽에서
반대쪽에 안긴 베아트리스의 손을 꼭 잡고 있다.
베아트리스의 존재도, 로즈월의 열기도, 온 몸을 쓸어가는 바람의 감각도 사실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드래곤 퇴치 말인데요, 목의 수로 공적을 겨루는 건 그다지 아름답지 않은 것 같네요. 사실
갖고 싶은 건 공훈 수보다는 우레와 같은 박수잖아요. 그러니 일단은 볼라키아와 카라라기의 두 영웅이
나란히 서는 걸로 마무리하면 어떨까요!”
“그랴 그랴, 나도 그게
좋데이. 너무 눈에 띄어도 좀 그렇고, 전쟁이 끝난 후에
이런 저런 일로 떠밀려 다니는 것도 곤란하니까.”
존재를 부정당하고 하늘에서 사라져 가는 시체룡을 말 그대로 순삭한 세실스와 할리벨이 재빠르게 말을 주고받으면서
지상으로 떨어지는 것도 보이고 들린다.
세계의 정점, 두 사람 모두 누구 못지 않은 초월자고, 그럼에도 물리법칙을 거스르면서 하늘에 계속 떠 있을 수는 없다는 것도 묘하게 납득이 되지만——,
“——지금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새로운 위협을 파악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마정포를 막고, 다가오는 사룡도 베어 버리고, 하늘 저편에서 부풀어오른 초록색의 빛이 구름을 날려버리는 것도 보았지만, 아직
마녀의 계략이 남아 있다.
그게 발동되고, 세상이 하얗게 물들면서 스바루 일행이 목숨을 잃을
때까지의 시간은 많지 않다.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스바루.”
그렇게 생각에 열중한 스바루의 귀에, 결의에 찬 베아트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손을 잡고 있는 그녀에게는 스바루의 몸과 마음이——, 아니, 영혼이 맛본 강렬한 상실감과, 그것을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결의가
전해졌을 것이다.
베아트리스가 이어서 한 말이, 귀여운 그녀의 고상한 각오의 증거다.
“무슨 말이든지 하라는 것일까. 베티가
다 도와주겠다는 것이야.”
더 듣지도 않고, 그렇게 말해 주는 베아트리스에게 얼마나 구원받을
수 있었던 것인가.
매번 구원받는 자신이 싫어진다고 느끼면서, 스바루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끄덕이고——,
“——내 의식이 날아가는 아슬아슬한 순간까지 가져가도 좋아. 신호를 줄 테니까 언제든지 아까 그것을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 줘!”
△🔽△🔽△🔽△
――스바루가 큰 소리를 지르자, 그 소리를 들은 검은색과 파란색이
머리 위에서 하늘을 떠다닌다.
구체적인 지시 내용까지는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 대신 확실하게
들린 것이 있다. 엇갈린 세계의 톱니바퀴가 맞물리며 돌아가기 시작하는 소리다.
“――”
그게 환청이라 하더라도 상관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겠지만.
나츠키 스바루가 생각하고, 상황을 타파하는 최선의 수를 냈다. 그렇다면 믿을 수 있다. ――아니,
믿을 수 밖에 없다.
이게 아직 [마녀]의 책략이
끝난 게 아니라고, 스바루에게 호소한 알―― 알데바란의 거침없는 최선수였다.
“젠장.”
내뱉은 짧은 욕설은 투구 속에만 머무른 채, 자포자기 한 듯이, 자신의 귀에만 울렸다.
그로 인해,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는 것을 강조하며, 깨달은 기분이 들었다.
도대체 알데바란이 무엇을 억울하게 여기고 있다는 말인가.
이 제국에서 나츠키 스바루를 발견한 그 때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다. 여차하면
주저하지 말고 나츠키 스바루를 사용해야 한다고.
그걸 싫어하고 꺼리는 것은 결국 한심한 고집일 뿐이다.
――그 나츠키 스바루와 같은 것을 할 수 없는, 따라 뜨는 별에 불과한
자신의 고집일 뿐이다.
“——요·재고입니다.”
느닷없이 들린 목소리에 알데바란은 말없이 그 쪽을 돌아봤다.
거기에는 목 밑의 신체를 물리적인 검은 빛으로 대신한 채 거친 땅바닥 위에 무방비 상태로 나뒹굴고 있는 스핑크스의
모습이 있다.
게이트도 완전히 틀어막혀서 말 그대로 꼼짝도 못하고 있는 상태에 빠져 있는 스핑크스는, 그 가증스러운 얼굴에 초조함도, 분노도 드러내지 않고 알데바란을
응시하고 있다.
마치 관찰하고 있는 것만 같은 역겨운 눈빛이었다.
“재고라니, 생각을 고친다는
거야? 뭐를? 자기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하지도 않는데.”
알데바란은 입꼬리를 일그러뜨리면서 스핑크스를 투구 너머로 노려봤다.
이 또한 사실이다. ——이미 알데바란은 이 잡아놓은 스핑크스에게 여러
차례 심문을 벌였고, 그녀가 이에 대해 입을 열지 않는 것도 확인했다.
아이러니하지만, 알데바란이 얻을 수 있는 무수한 시행 횟수 중에서도
결코 뒤틀리지 않는 결과라는 것은 어느 정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주사위를 무한정으로 던질 수 있다 하더라도, 0과 7의 눈이 나오지는 않는 것처럼.
그렇다. 나오지 않는다. ——알데바란에게는.
“하지만, 너는 끝이야. 적으로 돌리면 안 되는 상대를 적으로 돌렸어. 이제 와서 뭐를 다시
생각해봤자——”
“재고한 것은 당신에 대한 평가입니다.”
“아?”
“당신을 프리실라 바리에르의 단순한 시종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지만… 당신은 저1와 같은 경우군요.”
“——”
“자신이 창조된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그 때문에 발버둥치는 순교자. ——저는 제가 만들어진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아직도 제자리걸음 중인 당신에게 연민을 표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포로가 된 상황이고, 마법사인데 마법이 막힌 입장인데도 스핑크스는
허세도, 오기도 아닌 연민을 조용히 드러냈다.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스핑크스의 눈빛에 알데바란의 목이 얼어붙었다.
자신의 목을 얼린 차가움의 정체가 살의라고 알데바란은 자각하고 있다.
수다스러운 마녀의 얼굴을 가진 여자를 죽이고, 숨통을 끊어야 한다. 다름 아닌, 그 얼굴로 알데바란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누가 자신을 알데바란으로 만들었던가.
“네 녀석이——”
“알! 힘을 빌려줘!”
시야가 새빨갛게 물들고, 머리 속이 새하얘지려는 순간이었다.
앞으로 1초는커녕, 몇
시간만 늦었어도 알데바란은 스핑크스를 죽이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맹렬하게 날아오는 바람이, 후려치는 소리와 함께 그 선택을 만류했다.
“네 힘이 있잖아! 네
말대로 [대재앙]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총력전이다!”
바로 옆에서 내린 그것은, 안색이 변한 얼굴로 알데바란에게 호소한다.
옆에 장발의 마법사와 드레스를 입은 정령이라는 믿음직한 두 사람을 데리고 있는 채로, 알데바란이 뻗어도 닿지 않는 빛에 얼마든지 닿을 수 있는 나츠키 스바루가.
“힘을 빌려달라고 해도…”
“시끄러!”
“——흡.”
온갖 미움이 뒤섞인 채, 알데바란은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스바루는 알데바란의 속마음 따위는 모른다는 듯이 주먹을 내밀고,
“지금 한 사람 한 사람의 고민에 기대고 있을 여유는 없어! 그러니까 이 순간은 일단 협력해! 너가 전에 말했던 것처럼!”
“내가 전에…?”
“나에게 기대하고 있다고! 나도
너에게 똑같이 말해줄게!”
“——아.”
얼굴을 붉히고 고함을 지르는 스바루를 본 알데바란은 숨을 삼켰다.
그와 동시에, 이 볼라키아 제국에서 스바루와 재회해, 성곽 도시 과랄에서 그가 자신의 존재 의의를 잃어가고 있을 때, 자신하고
나눈 말이다.
알데바란은 렘이라는 소녀에게 부정당해 발판이 흔들리는 스바루를 격려했다.
그 때, 알데바란은 그에게 뭐라고 말하며——.
“잃어버린 기대와 평가는, 그
이상의 결과로밖에 되찾을 수 없어. 전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
그 스바루의 한 마디에, 그와 손을 잡고 있는 소녀가, 뒤에 서 있는 장발의 눈에 기대가 보였다.
그리고 자신의 주위에 있는 이들에게 힘을 주는 스바루가 똑같이 알데바란에게도 손을 내밀어, 그 때의 답례처럼 말했다.
“와라, 알! ——나랑 같이 짊어지라고, 영웅환상을!”
△🔽△🔽△🔽△
——[마녀]의 흉계는, 볼라키아 제국의 멸망은, [죽음]은
여러 번 이루어졌다.
고통 없는 죽음이라는 끝은 어쩌면 이상적인 끝일 지도 모른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 지도 모르는 사이에 찾아오는 종말은 언젠가 다가올 종말을 두려워하는 인간을 공포에서 구해낼
유일한 상냥한 수단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해봤다.
“아니, 내 이상의 끝은
에밀리아 땅과 베아코와 손자들의 배웅을 받고 극락왕생을 맞이하는 것이니까 그거랑은 달라.”
만약 [대재앙]이 모든
인간을 슬픔과 고통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아픔도, 두려움도
없을 끝을 가져오겠다는 끝판왕식 사고방식이라고 쳐도, 스바루는 단호히 거절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끝을 맞이했을 때, 남기고 가게 될 에밀리아나
베아트리스를 생각하면 유리로 북북 난도질당하는 것 같은 고통이 느껴지지만, 그건 그 상황에 도달할 때까지
스바루가 괴로워하며 해결책을 찾아야 할 고민이다.
결코 누군가가 준 달콤한 꿈에 통째로 던져버릴 수는 없다.
애초에 이건 죄다 가상적인 얘기고, [대재앙]의 목적은 상냥한 끝을 내는 게 아니라, 창의적일 정도로 끔찍한 계책을
몇 개나 거듭해서 제국을 멸망시키는 게 목적이니, 그런 전제가 성립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니, [대재앙]의 목적을
꺾는 것 외에 다른 타협안은 이 싸움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의 세상은 속수무책으로 하얗게 물들었고, 스바루는 자신과 동료들이
뭐에 멸망당하는 지도 모른 채 밀려오는 죽음에 삼켜질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돌아왔을 때는 스바루와 베아트리스가 로즈월의 양쪽 팔에
안긴 채, 덮쳐오는 사룡이 세실스와 할리벨에게 베여서 떨어진 직후다.
그리고 불과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이 지나면, 그 끝이 온다.
“————”
남은 시간은 적고, 할 일은 많다.
알이 [마녀]의 흉계라고
알려주지 않았다면 그걸 파헤치는 데도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덕분에 아마도 다섯 번 정도 [사망귀환]을 건너뛸 수 있었다.
그런데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확인하는 데 시행 횟수는 필요했다.
그리고 그 시행착오 속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석괴]… 무스펠이 죽는 것일까. 상대가 역전의 한 수를 남겨 뒀다면 그럴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이야.”(베아트리스)
“제국의 대지의 붕괴, 그
대재해를 가져오기 위한 트리거를 상대가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은 있네——. ——스핑크스라면, 어떤 마법진이 있어도 충분히 말이 될 테니.”(로즈월)
“일단 가장 큰 문제였던
[가시나무의 저주]는 그루비가 풀어줬으니께. 그 이상으로 저주를 담은 구슬을 숨기고 있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드는디?”(할리벨)
“네네네! 알씨의 말로는
아랴가 죽으면 제국이 통째로 무너진다고 하니, 그것도 관계가 있을 지도 모르네요! 즉, 아랴를 목표로 대군세가 향할 가능성도 있군요! 오랜만에 천 명 베기를 해볼까요!”(세실스)
“우! 우아우! 아아, 우!” (루이)
“무사하셨습니까, 동자
씨…! 탄자가 큰 신세를 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말해주사와요.”(요르나)
“슈바르츠 님, 기분 나쁜
예감이… 전단 여러분은 무사하신가요?”(탄자)
“어린 나이지만 좋은 눈빛이군. 나의
별도 짐 정도는 아니지만 그대를 의지하고 있는 것 같다. 필요한 게 있다면 뭐든지 말해도 좋다.”(유가르드)
“대장! 기쁘지만, 나를 칭찬하는 건 아직 일러! 아직 안 끝났지? 뭐든지 말하라고, 뭐든지, 뭐든지
말이야!”(가필)
“…시끄러. 나를 너네들이랑
같이 엮지 말라고, 이 자식아.”(하인켈)
‘사라져 버리면… 용은, 이제, 더 이상, 아무
것도…’(메조레이아)
“사라져 버리면… 용은, 이제, 더 이상, 아무 것도…”(마델린)
“스바루찡! 나 생각하는
건 서툴지만 생각해 봤어! 스바루 찡도 힘내!”(미디엄)
“오 나쁘지 않네, 양손이
다 떨어졌으니까, 너, 자력으로 돌아가지 않을래? 이러면 원래의 모습으로 혼자서 자유롭게 바꿀 수 있으니 좋을 것 같지 않나,
캬캬캬캬캬!”(오르바르트)
나는 혼자서 뭐든지 해결할 수 있는 슈퍼맨은 아니잖아.
1분 밖에 안 되는 한정된 시간을 죽음과 맞바꾸며 몇 번이고 반복해서, 스바루는 적이 만들어낸 판도를 한 수, 한 수 확실하게 줄이기 시작한다.
[석괴] 무스펠의 죽음, 마법진, [가시나무의 저주], 아라키아의
목숨, 스피카의 [성식],
요르나가 무사해서 다행이다, 성채 도시의 전황, 건강해
보이지 않는 시체 황제, 우리 가필은 최고야, 딱히 별 말을
하지 않으며 술에 취한 것처럼 중얼거리고, 말이 안 통하는 용, 말이
안 통하는 용인, 힘내, 열심히 할 기력이 사라져버리는 말은
안 했으면 좋겠는데, etc, etc. ——.
“——천치처럼 구는 군. 고개를
숙이지 마라, 나츠키 스바루.”
“나도, 네 녀석도, 아래를 볼 틈은 없다고. 발걸음을 내딛었다면, 그렇게 마음먹었을 거 아냐.”
“포기할 생각은 없다. ——이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냐.”
오만한 말투 속에는 얼마나 자존심이 가득한 건가.
그런 마음 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멋없는 일은 하지 않는다. 괜찮겠지
뭐. 녀석.
포기한다니, 나츠키 스바루는 그런 걸 고를 수 없다.
“————”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그녀 쪽도 마찬가지다.
그거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보다, 믿는 것이 더 낫다.
——위험한 일을 당하고 있을 지도 모르지만, 안전한 곳에서 얌전히
있는 것과는 어울리지 않는 그녀가, 반드시 미래를 쟁취하기 위해 노력해 주고 있을 것이라고.
그러니 뒤집으러 가자. ——[마녀]의 판세를.
“와라, 알! ——나랑 같이 짊어지라고, 영웅환상을!”
1: (한자. 시련드나/탐욕의 마녀화된 스핑크스의 와타시가 아니라, 그냥 일반적인 와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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