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1박 2일 동안 방향치에, 일알못, 영알못의 ‘미나미 한번만 실제로 보고 오자’라는 맘으로 떠난 

어느 레몬의 이야기이다.

에피소드

1. 미보국 지나가는데 외국인(유럽인 같음) 나에게 길 물어봤다. (나 미보국 처음임 ㅋㅋㅋ)

2. 미보국 호텔에서 외국인(유럽인 같음)에게 호텔 사용법 알려줬다.

(나 이 호텔 처음임 ㅋㅋㅋ - 엘리베이터를 카드키로 찍어야 하는 시스템 이였음. 나도 삽질 했었지만 ㅋㅋ)

3. 나 미보국에서 일어보다 영어를 더 많이 썼다 ㅋㅋㅋ

4. 귀국 비행기에서 내 자리가 복도쪽 자리였는데 나중에 온 여학생 두명에게 일어나서

들어가게 해 주니 ‘아리가토오 고자이마스’라고 했다. 일본학생인가 했는데

손에 한국여권 들고 있었다. (나 국적에 문제 있는 건가? ㅋㅋㅋ)

뮤지컬 이야기

먼저 도와주신 한O님과 비OOA님께 감사를 드린다.

첫 외국 여행이라 아는 게 없어서 긴장도 많이 하고 사전 준비 많이 하고 갔는데 생각보다 쉽게 도착했다.

그러나 먹은 것도 없고, 몸은 너무 피곤하고, 마스크는 답답하고, 귀도 멍멍한 게 풀리지 않았다.

호텔에 가기 전 편의점에서 말 한마디도 안하고 삼각 김밥 같은거 여러개 샀다. ㅋㅋㅋ

허겁지겁 먹고 연락이 닿아서 뮤지컬 공연장에 입장~~

슬프게도 경험이 없으니 이 공연장이 큰 건지, 보통인지도 모르겠고 

자리도 거의 뒷자리 오른쪽 끝이었고,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도 몰랐다.

후기 내용을 여러 번 읽었었고, 첫 부분은 자막영상으로 여러 번 봐서 그 부분 까지는 이해하겠는데 

나머지는 일알못이라 흐름을 따라가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미나미만 봤다. 

눈으로 볼 때는 멀어서 표정까지는 안보였지만 그래도 미나미가 춤추고 노래하는 게 신기했다. 

매번 모니터 속 미나미만 보다가 이렇게 실제로 볼 수 있을거라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미나미는 정말~ 앙증맞게 생겼다.

혹시나 해서 준비해간 쌍안경으로 보니 미나미 표정까지 너무~ 잘 보였다. 

쌍안경으로 보면 딱 한사람만 보기에 적합해서 전체적으로 볼 수 없고, 

반대쪽으로 가면 초점이 안 맞아서 잘 안보였다. 

그리고 망원경으로 볼 때는 안경 벗고, 전체 볼 때는 안경 쓰고 정신이 없었다. 

(내 옆 사람도 안경 썼다 벗었다 하더군. ㅋㅋㅋ)

또 뭐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미나미가 뭐라고 해서 사람들이 웃으면 

크게 따라 웃었다. ㅋㅋㅋ

미나미는 사람이 아니라 마치 애니 캐릭터 같았다. 

모습이라든지 표정, 잔망 잔망한 행동이라든지 

꼭 애니메이션에서 뿅~하고 꺼내 온 엄청 귀여운 사람 같았다.

인사한다고 머리를 숙이면 긴 양갈래 머리가 앞으로 슝~ 하고 내려오고 

지그재그 가르마가 보이는데 너무 귀여웠다.

후반에는 초록 교복이 아닌 다른 이쁜 옷을 입고 나오는데 

정말 엄청 굉장히 이뻤다. 

정말 폰 꺼내서 녹화하고 싶었다.

빌린 응원봉을 꺼내 흔드는데 어색해서 소심하게 흔들고 있었다. 

그런데 왠지 느낌 아닌 느낌으로 미나미가 이쪽으로 보는 것 같았다. 

그 뒤로 미친 듯이 열심히 흔들었다. ㅋㅋㅋ

끝날 때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쳤다. 난 뮤지컬에서 원래 그렇게 하는 건가 생각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 기립박수는 처음이라고 들었다.)

그리고 미나미가 우는 것 같았다. 멀어서 눈 비비는 건지 모르겠으나 그렇게 보였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 울었다고 한다.)

나도 예전에 몇 달 동안 준비한 공연 끝내고 울컥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런 느낌 이였을까 궁금했다.

마지막 공연이라 혹시 끝날 때 가까이서 볼 수 있을까 했는데 그런 건 없었다. ㅜㅜ

마지막 공연이라 혹시 끝날 때 사진이라도 찍게 해 줄까 했는데 그런 건 없었다. ㅜㅜ

뮤지컬 장에 도착하기도 전인 1부에서 굿즈 다 팔려서 살 기회도 없었는데 ㅜㅜ

뮤지컬이 끝나고 공연장 밖으로 나가니 피로가 엄청 밀려오고

다음날 점심 쯤 첫 귀국에 대한 부담감도 있어서

뒷풀이는 미루고 호텔로 돌아왔다.

56열 중 53열자리에서 봤는데 중간 열에서 봤어도 만족하지 못했을 것 같다.

앞쪽 열에서 봤어야 만족했을 것 같다. ㅋㅋㅋ

그래도 미보국도 가고 귀여운 미나미를 직접 볼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한다.

호텔 직원에게 일본어 말하는데도 버벅였고 단어도 생각이 안 나던데

미나미랑 악수회 한다면 얼마나 버벅일지 상상도 안 된다. ㅋㅋㅋ

지난번에도 망설이다가 결국 3년이 지난 후 한을 풀게 되었다.

용기를 낸다는 게 쉬운 게 아니란걸 누구보다 잘 안다. 그때도 얼마나 망설이고 망설였는가?

그러나 그 한 번의 용기가 엄청 귀여운 미나미를 볼 수 있게 되는 

행운과 행복을 안겨다 주었다.

또 여러 번 망설이겠지만 다시 기회 되면 또 슝~ 하고 날아가야지~~

아 사진은 없냐고? 한 장도 안 찍었음. 미나미가 아니면 별로 담고 싶지 않았음 ㅋㅋ

사실은 정신이 없었다. 대신 다음에 가게 된다면 훨씬 여유롭게 갔다 올 수 있을 것 같다.

지금도 입에서 ‘키라이 키라’가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