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샷보면 알겠지만 메인퀘 1/5 정도 진행해서 아킬라 시티 처음 입성했는데, 스타필드는 베데스다 게임의 관점에서 봐도 문제가 많음.

막 사람들이 심리스 지원 안되는게 엄청난 구조적 문제인거처럼 얘기하는데, 솔직히 X 시리즈에 1000시간 넘게 꼬라박거나 노맨즈도 해본 사람으로서 별 공감은 안됨.

어차피 우주게임은 스케일 커서 어디선가는 로딩이 들어가야됨. 사실 더 큰 문제는 베데스다가 우주여행을 여행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노력조차 안했다는데 있음.

베데스다 게임은 단일 던전이나 마을,도시의 퀼리티로는 동급의 AAA 게임들 못 이김. 근데 그것들이 모두 하나의 오픈월드에 연결되어있다는 환상을 줘서 성공한 케이스란 말이야.

걷기는 그런 환상을 주는데 완벽한 이동수단이였고, 빠른이동은 한번 걸어갔던데 또 걸어가기 귀찮을때 쓰게되는 보조적인 의미였음.

근데 스타필드는 그게 아님.

스타필드는 기본적으로 지상활동영역이 하부 타일구조로 파편화되고, 그래서 핵심적인 이동수단이 걷기에서 우주여행으로 대체되었는데,

또 우주여행은 빠른이동이랑 구분이 안되거나, 빠른이동으로 거의 완전히 대체가 가능해진 구조임. 그러니까 사실 게임 메커니즘 상 실질적인 이동수단은 빠른이동 밖에 없는거.

한 항성계를 잠깐만이라도 방문해봤으면, 그 항성계에 속하는 모든 지역을 빠른이동으로 접근할수 있음.

그리고 이게 사실상 무제한 빠른이동인게, 어디동굴 밑바닥에 처박혀있어도 전투중 아니고 인벤토리 너무 무거운거 아니면,

바로 빠른이동으로 모든 우주항해 과정을 스킵하고 수십광년 떨어진 옆 항성계로 이동 가능함.

알파 센타우리에 있어도, 지도켜서 화성이나 지구에 좌표 찍으면 배 타는 컷신조차 없이 바로 도착한다니까.

이게 우주항해 자체가 재미있으면 무시하고 넘어갈텐데, 기본적인 컷신 연출조차 게으르기 짝이 없어서, 욕하는 사람들도 빠른이동이랑 구분을 못함.

애니메이션, 컷신 다 있기는 해. 빠른이동으로 갈수 있는데도 직접 배에 앉아서 버튼누르고 함수 돌려서 락온해서 갈수 있긴함.

행성간 이동은 그냥 배가 둥둥둥 떠가는거 보여주는게 끝이지만, 성간 이동은 그래도 워프엔진 키고 막 번쩍번쩍하는 나쁘지 않은 컷신도 보여주거든.

근데 그 컷신들 다 끝나면 그냥 블랙아웃 로딩스크린이야.

아니 왜 하필이면 블랙아웃인데??

로딩스크린이 있다는게 문제가 아님. 어차피 우주게임은 로딩이 필요하다고. 그걸 연출을 잘해서 잘 숨기면 되는건데 그걸 안함.

하다못해 새하얀 화면이나 엔진추진부만 클로즈업한 에니메이션 로딩스크린에,

부스터나 워프 효과음 보여주는 걸로 때울수 있는 것을 블랙아웃 암전으로 때우니까 우주항해도 그냥 빠른이동이다라고 취급하는거.

거기다가 연출적인 측면을 거르고 순수하게 게임 메커니즘 적 관점에서 봐도 빠른이동이랑 우주여행이랑 구분이 안됨.

연료가 있기는 하거든? 근데 그냥 그거 최대 1회 워프 사거리고, 연료소모가 된다던가 그런건 없음.

그냥 거시적으로 우주선 밖에서 맵켜서 좌표찍는거랑, 우주선에 앉아서 좌표찍는거랑 게임 시스템상으로는 완벽하게 동일해.

그냥 전자는 그나마 있는 컷신도 스킵하고, 후자는 스킵 안한다 뿐이지.

스카이림에서 걷기를 하면 주변 환경들이 변하고 마주치는 인카운터나 적들과 상호작용을 하게 되잖어?

우주공간은 물리적으로 그런게 당연히 불가능하니까 다른 방법으로 우주항해를 체감하게 만들었어야 되는거거든? 그런게 하나도 없음.

일단 기본적인 연료나 함선수리 같은 서바이벌 보급요소들로 이동반경을 제약하는게 하나의 해결책이 될수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뉴베가스 시절부터 나왔던 빠른이동 랜덤인카운터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서(스타필드도 있기는함.) 제대로 계획을 안세우면 피보게 만들어서 우주항해의 랜덤성을 키우거나,

좀 더 하드코어하게 가면 랜덤 인카운터나 이벤트들로 작정하고 특정 행성이나 행성계에 갇히는 난파, 조난상황에 밀어넣는 것도 생각해볼만함.

어떤 방법을 쓰던 이제 걸어가면서 여행을 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배타고 다니는게 걷는거 처럼 느껴지게 만들어야 되는데. 현실은 그런게 부재할 뿐만 아니라 아예 적극적으로 스킵하라고 장려하는 수준임.

그냥 빠른이동이나 다를바 없이 만들고, 실제로도 빠른이동으로 대체 가능하게 만들어놔서 이런 짤이 돌아다니고,

IGN이나 게임스팟 같은 데서도 빠른이동을 지적하는거임.

탐험에 방점을 찍은 플레이어라면 10점 만점에 7점이 아니라 5점, 4점도 아까운게 지금 현실이고, 레딧에서는 매스이펙트 1에서 좋은 각본을 빼버린 게임이라고 혹평이 나오는거.

하다못해 연료시스템이랑 빠른이동 고로시 모드라도 나오기 전까진 그냥 봉인해둬라. 퀘스트나 다른 컨텐츠들은 발전했는데, 그걸 꿰어주는 핵심 메커니즘이 부재함.

내가 볼때는 모드로 해결이 가능하고, 해결된다면 예전 게임만큼 탐험하는 삘이 느껴질수도 있긴한데,

그렇다고 해도 베데스다가 이미 엎지른 신뢰가 회복되지는 못할거 같다.

엘더 6도 이렇게 무책임하게 스케일키우고 빠른이동으로 때울거 같으면 난 예구 안할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