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단 받고 나 @ 아닌거 같아요 하고 뉴비가 찡찡대던게
어느새 벌써 3주나 지났네 시간 참 빠르다 ㅋㅋㅋ



약 용량은 1주차 20mg에서 2주차 30mg + 10mg
이번 3주차에는 50mg 까지 늘었어



@갤에서 도움 많이 받아서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하고
3주간 느꼈던 약효를 적어볼게



1. 사람 얼굴을 잘 보게 되고, 인식이 잘 됨


얼굴을 보면 누군지 아는데, 막상 그 사람을 떠올리려면 잘 생각이 안 났어.
그 사람의 이미지, 생김새 묘사를 잘 못했음.

어느 정도냐면 친구 뿐 아니라 심지어 가족이나 애인까지.,,



몇 년 만난 애인한테

"나 눈 감고 자기 생각하면 왜 이렇게 흐릿할까? 요즘 못 봐서 그런가봐 얼른 봐야겠다" 한 적도 있어.

그게 @ 증상일 줄이야 ㅋㅋㅋ

보는 것에 집중 할 수 있어서 그럴까?

이제는 가족도, 애인도, 심지어 어제 만난 의사, 간호사 선생님도 너무 또렷히 잘 떠올라...!



2. 행동에 우선순위가 생기고 참을성이 증가함


난 진단 받기 전 스스로를 의심한게 기다리는 걸 잘 한다고 생각했어
예를 들면, 은행, 병원 등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일 같은거


근데 약 먹고 보니 내가 기다리는 건 기다리는게 아니었어...
스마트폰에서 끊임없이 작은 자극을 통해 관심을 돌릴 뿐었지


병원에서 순서를 기다리는데 처음으로 명상을 했어


갑자기 각종 커뮤니티의 신변잡기적 소소한 유머거리가 부질 없는, 쓸모없는 걸로 느껴지더라..?


그래서 가만히 눈 감고 쉬면서 순서를 기다렸어


스스로 스마트폰 중독이라 생각했는데, 의미 없이 폰을 보면
불현듯 "내가 이거 지금 보고 있는게 필요한가? 의미있나?" 생각이 들어


공부하다가, 책 읽다가, 길을 걷다가 궁금한게 생기면 얼른 찾아서
지금 내 호기심을 해결했어야 했는데, 당장 급하고 중요한 거 아니면 미루게 되었어



3. 다른 사람과 대화 할 때 전체적으로 보게 됨


전에 얘기를 하면 전체적인 맥락 보다 방금 한 말을 쫓는 경우가 많았어

그래서 대화가 길어지면 순간 무슨 얘기를 하고 있나 싶기도 하고
,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는게 힘들었어.

숲과 나무 중 나무만 보는 느낌?


그런데 약 먹고 정신이 맑아지면, 대화의 배경까지 인식이 되고,
내가 어떤 말을 해야할 지 머리 속에서 시뮬레이션이 돼


부가적으로 눈과 목에 힘이 좀 더 잘 들어가.
발성이 좀 또렷해져서 대화하기 더 편해진 것도 있어.



4. 건망증이 줄어듦


일을 미루고 그냥 지나치는 일이 잦았어.
이건 내가 @인가 결정적으로 의심하게 된 이유야.

친구랑 연락해야 할 일, 만날 일을 종종 잊어서
욕 먹은게 한 두 번이 아니었어 ;;

친구랑 약속 잡은 날 다른 친구 약속을 또 잡기도 하고,

약속시간 한 두 시간 전에 "오늘 보는거 맞지?"란 말에 아차하고 후다닥 챙기고...

친한 친구들 마저 서운했다고 술 먹으면서 뭐라한 적이 있어
아니 많았지...


그런데 약 먹고 일주일 정도 지나서는 친구 약속 같은 큰 일
뿐 아니라 집안일이나 챙길 것 등 빵꾸(?) 내는게 눈에 띄게 줄었어. 이건 내가 병원 간 줄 모르는 가족들 의견이야.


5. 기타

이외에 사람이 좀 깔끔해졌고, 시각, 청각이 좀 더 활성화 됐어.

일단 생각나는 약효는 여기까지


6. 부작용 : 어지러움, 불면



나는 복용 기간이 아직 짧아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부작용이 크진 않아

약 먹고 초반에 살짝 어지러운게 있어

또 원래 수면 시간이 일정치 않아 약간의 불면증이 있었는데
그게 며칠 간 더 심했었어

근데 이건 최근에 잠드는 방식을 바꾸고 효과를 잘 봐서
더 지켜봐야 알 것 같아.



쓰고보니 글이 간단하지 않네

약 안먹은 @를 위한 3줄 요약

1. 3주 동안 증량함
2. 효과 짱짱
3. 부작용 거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