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탱크시위를 회의적으로만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

혼자서 다수의 비관적 의견에 유동으로 코드치면서 반박하는게 피건하기도 하고, 내가 총대매고 후원받거나 내 사재 털어서 시위를 주도하는것도 아닌데 이거 아니면 안된다고 우기는것도 경우가 아닌 듯 하여 말을 좀 아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금의 직구 규제 사태에 제일 먼저 트럭시위 준비를 한 에어소프트 갤러리에 탱크시위 주장을 하여 많은 사람들의 지지도 받아봤으니, 그냥 입을 다물고 따라가기보단 한번 더 의견을 피력해보고자 합니다.

에솝갤 활동이 잦았던 사람도 아니고 그저 몇번 질문글 써본게 전부인 유입으로서 이런 의견도 있다 생각하고 읽어주시되,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진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 탱크를 5월에 끌고 나오면 5.18 비하로 엮일 수 있고 6월에 끌고 나오면 호국보훈의 달로 엮일 수 있다.

이런식이면 7월은 6.25전쟁 끝난 27일 휴전일이 있으니 6월의 연장선에서 까일수 있고 8월은 광복절이 있으니 친일 반일 프레임으로 억지시비를 걸 수 있으며 9월은 민족대명절 추석이 있는데 잔치판에 공포분위기 조성하냐고 깔 수 있습니다.

친정부 친규제적 시각을 가진 사람이 악의를 가지고 탱크를 엮어 쓰랴면 무슨 억지든 부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5월이나 6월에 소품 탱크를 시위에 동원했다고 비난하는 언론보도가 나오더라도 그런 억지트집의 연장선입니다.

억지트집으로 본래 의미를 훼손하고 악의적으로 조롱하려는 사람에겐 척화비도 친일 반일 프레임으로 이용할 시비거리로밖에 보이지 않을거란 걱정은 저의 기우일까요?

2. 탱크를 끌고 나와서 어그로를 끌 이유가 있냐?

설명하는 드립은 실패한 드립이다, 뭐 그런 이야기들 하시던데 저도 오래된 이야기 하나 인용해보겠습니다.

'무명보다는 악명이 낫습니다.'

저는 전장연의 후기 시위전략이 시민들의 공감대와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도리어 비난을 촉발해 자신들의 고립을 자초한 어리석은 시위전략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초기에 '강력한 어그로'를 끌어야 했던 그 절박함과 필요성만은 어느정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십쇼. 전장연에서 그런 어그로라도 안 끌고 얌전하게 남들처럼 시위했으면 세상이 전장연의 주장에 귀를 한번이라도 기울여보긴 커녕, 전장연이 있는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됐겠습니까?

시위를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건 일단 시선을 끄는겁니다. 사람들과 언론매체의 이목을 한번에 끌어모을수 있는 '어그로'를 크게 제대로 터트려야 발언대에 설 기회라도 생기는겁니다. 척화비를 비롯한 여러 퍼포먼스 제안들... 죄송스런 말씀이지만 제가 봤을때는 7080년대에 불량만화 화형식하던 관제시위처럼 따분하고 평범해보이긴 마찬가집니다.

게임개발사 갑질 이슈에서 1인시위 항의로는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효과가 달성되지 못할거라 생각한 선구자들의 혜안이 지금의 트럭시위를 만들어냈고, 트럭시위로도 주의를 끌 수 없게 되었다 판단하자 비행선 시위등 다양한 방식이 모색되었습니다.

탱크시위도 본질적으로 이와 같은 주의를 끌어모으기 위한 수단의 연장선인겁니다. 소품 탱크라는 수단을 가지고 악의적인 왜곡을 하는것을 걱정해서 소품 탱크하는 수단을 포기하는것은 알아서 우리 스스로의 파급력과 발언기회를 상실하겠다는, 그야말로 정부 입장에서 너무나 고마운 수준의 순진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골때리는 방식으로 어그로를 끌고, 우리와 연대하는 세력을 늘려 함께 우리가 주장하고자 하는 올바른 의도를 전파할 생각을 해야합니다.



못배우고 못난놈의 두서없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스스로의 비관의식과 걱정에 스스로 짓눌려 상대의 행동을 예상하고, 거기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녀 우리의 가장 강력한 선전기회를 알아서 포기하는 우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총대도 아니고 그저 건의하는 외부유입종자 1에 불과합니다. 여러분들이 그래도 싫다고 하면 그것을 강제할 이유도 없고 생떼를 부려서도 안됩니다.

하지만 한번만 더, 탱크 시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거두어 주시고 재고해주시는 기회로 삼아주셨으면 그저 그것으로 감사하겠습니다.

광화문이 부담스러우면 용산에서 할 수도 있는것이고, 시민 교통에 불편을 끼치는것이 걱정된다면 트레일러를 도로주행시키지 않고 다른 트럭시위들처럼 적당히 주차를 시킬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품탱크라는 수단 자체를 일단 거르고 보진 말아주십사 한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