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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그래도 우리는 대항한다 - 158

우라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23 00:43:14
조회 856 추천 18 댓글 10
														

전쟁은 1격이 승패를 좌우한다.


공격을 하든 방어를 하든 간에.



선빵을 때린 놈들을 싸그리 갈아버리면 방어자 승리, 방어하기 위해 뭉쳐 있는 놈들을 초반에 갈아버리고 주요 거점을 점령해버리면 공격자 승리.


양쪽 다 스노우볼링을 굴리면서 계속 압박해서 단시간 내에 승전.



사실 누구든 간에 전쟁을 길게 끌고 싶어하는 놈은 없다.


전쟁의 물자소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전쟁이라는 게 국가의 기회비용을 얼마나 깎아먹는지를 생각하면 단시간 내에 한 방에 상대의 턱주가리를 올려쳐서 전쟁을 끝내버리는 게 최선.


그 궁극이 24시간만에 공격자의 군대를 반토막내서 손실된 장비를 보충할 엄두도, 인력을 보충할 엄두도 내지 못한 상대가 백기투항하게 만든 북해 전쟁이었다.



그리고 아랍은 더더욱 그랬다.


승전하면 연방이 더욱 강고해지겠지만, 아직도 연방은 다소 느슨한 국가연합과 연방 사이의 어딘가에 있는 조직.



이를 위해 나세르는 쿠르드족에게 이란과의 전쟁에서 쿠르디스탄이 해방될 경우 연방에 가입하는 것을 조건으로 독립을 약속하기도 했다.


외교권은 없어도 연방 소속국은 전부 내정에서의 완전한 자치와 평시에는 완전한 통수권을 가지는 자체적인 군대를 꾸릴 수 있으니, 이란에서의 대접과는 차원이 달랐으니 당연히 지지받을 만한 이야기.



물론 나세르는 쿠르드족이든 시아파든 수니파든 모든 아랍인들을 한데 모아서 정제해내서 현대 아랍 국민으로써의 민족 정체성을 형성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었기에 그 자치권도 언젠가는 빼앗길 운명이기는 하지만, 그걸 벌써부터 눈치채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적을 배후에서 흔드는 것은 흔드는 거고.


결국 전쟁의 승리는 전장에서 얻어지는 것.



그렇기에 무기가 필요했다.



그리고 한국 정부는 이 돈만 넘쳐나시는 호갱님을 차고 넘치게 털어먹었다.



"이건......."


"아아, 이것이 바로 영국군 전차 절반을 쓸어버린 총통 각하의 요술봉입니다."


"이것은?"


"이것은 대전차미사일입니다. 적 전차들을 갈아버리는 데 적합하죠."


"그렇다면 저건?"


"대공미사일입니다. 대공기관포와의 조합으로 영국군 전투기 절반을 털어먹은 바로 그것입니다."


"이건?"


"아아, 그것은 대함 미사일이라는 것이다. 4연장 발사대에 레이더까지 세트, 레이더로 적을 추적하고 발사, 레이더를 이용한 반능동 유도가 되나 어떤 사유로 인해 레이더 유도가 끊어지면 적외선 탐색 모드로 전환해서 적함에 돌진한다, 사정거리는 최대 300km에 탄두 500kg, 아, 탄두는 무게만 맞는다면 뭐로든 교환할 수 있으며 정확도는 보장 못 하지만 지대지용으로도 사용할 수는 있다."


"저 헬기는 뭐요?"


"아아, 이것은 불새 공격헬기라는 것이다. 한국 최초의 공격헬기로 적의 대규모 기갑부대를 저지하고 곳곳에 숨어 있는 게릴라들을 소탕하며 아군의 첨병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지, 승무원은 조종사와 사수까지 2명, 적외선 야시경이 고정 탑재되며 조종 계통에 신기술이 적용되었고, 20mm 기관포에 대한 제한적 방어능력이 있으며 자체중량 5.5톤에 최대 이륙중략 11.7톤, 엔진 출력은 2930킬로와트, 최고속도 390km/h, 작전반경 1800km, 꼬리에 달린 푸셔식 프로펠러를 이용해 저고도 추진 및 역추진도 가능하다. 무장은 기수에 40mm 유탄발사기 1문과 소련제 14.5mm 탄을 호환하는 개틀링식 기관총 1문, 동체 하단 터렛에 30mm 기관포 1문, 6개소의 하드포인트에 최대 342발의 70mm 로켓, 혹은 대전차미사일 6발, 혹은 공대지미사일 4발까지 장착이 가능하다. 아직 한국군에도 시험생산형 10기만 배치된 따끈따끈한 물건이지. 지금 사면 훈련시간이 부족하다는 걸 감안해 훈련교관 파견과 정비 서비스까지 가능하다."


"그렇다면 저건?"


"저건........"



결국 그날 나세르와 이집트 장교단은 한국군 주력전차 1700대, 신형 공격헬기 500대, 대전차미사일 발사기 2000기와 탄약 50만 발, 지대공미사일 발사대 500대, 레이더와 수송차량까지 딸린 4연장 대함미사일 발사 시스템 470기와 탄약 2만 발, 대전차로켓 직수입 4000기와 탄약 60만 발 및 라이센스 생산권을 일시불로 질렀다.


그 중 상당수는 한국군에 보급된 물량을 헐어서 가져왔으나 아예 물량 자체가 없는 몇몇 제품(미사일 실탄, 헬기 등)은 한국 정부가 24시간 주 7일 근무에 특근까지 돌려서라도 1년 내에 전량 인도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는 이란을 발칵 뒤집어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



테헤란, 이란.



"이 머저리들이 뭐하다가 나세르의 무기 도입 정보를 물량이 넘어가고서야 가져와!"


"송구하옵니다."


"당장 주한 대사를 소환하라! 그 무능한 자식, 계약이 체결되지 못하게 방해하기는커녕 초도물량이 인도된 뒤에야 정보를 가져와? 그리고 한국 대사를 초치해!"


"샤이시여, 냉정을 찾으셔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 한국과 척을 져서 좋을 게 없습니다."


"끄으으......"



쿠데타를 일으켜서 총리를 쫓아내고 전제군주가 된 샤, 팔레비 2세는 앓는 소리를 냈다.


앗? 샤께서 망가지셨다! 오래 재위하시긴 했지! 라고 하기도 뭣한 11년에 불과한 재위기간.


그리고 실권을 쥔 기간은 고작 3년. 나머지 8년은 모사데크에게 눌려 지냈으니.



아무튼 팔레비 입장에서는 돌아버릴 노릇이었다.



물론 여기서 한국과의 관계를 파탄내는 게 옳지 않다는 건 확실했다.


우선 상임이사국을 적대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좋은 생각은 아니라는 건 차치해도 당장 그 누구도 한국과 전면전을 벌인다는 걸 염두에도 두지 않는 핵심적인 이유가 있지 않은가.



그것도 수송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수송기든 잠수함이든 배든 육로든 간에 사람 한 명만 보내면 된다는 게 참으로 사기적이었다.


괜히 한국의 심기를 거슬렀다가 전술 프라이마크 투하를 당하고 저 로드롤러에 치인 고라니 꼬라지가 될 바에는 좀 열받아도 참고 넘어가야 할 판.



"그리고 어차피 한국 놈들은 돈만 주면 뭐든 파는 놈들 아닌가."


"그렇습니다, 폐하."


"전쟁 계획을 다소 앞당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들은 아직 탄약을 수령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작자, 언제 나간다고 하지?"


"예?"


"그 자가 4개월간 가 있겠다고 하지 않았나, 저 위에."


"아!"



한국의 달 탐사 계획은 딱히 기밀사항은 아니었다.


미국은 이를 따라잡기 위해 NASA를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갈아넣고 있었지만 온갖 문제가 다발하면서 달이 아니라 궤도에도 안정적으로 못 올라가는 판이었다.


당장 존 글렌만 해도 귀환 과정에서 캡슐이 파손되어서 큰일날 뻔했으니.



누구 말마따나 미국이 달에 가려면 1970년대에나 가능할 판이었으니, 도저히 2년 내로 사람을 달에 보낸다는 목표는 실현이 가능해 보이지가 않았다.



아예 누구는 달 탐사는 포기하고 금성이나 화성 탐사를 선점하자는 소리까지 NASA 내부에서 나오는 상황.



아무튼 한국은 달에 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토해내는 상황이었고 미국은 당당하게 '진심으로?'라고 물었을 때 당당하게 '우린 달에 갈 수 있다'고 대답할 수 없었다.


몇몇 정치인들은 NASA부터가 패배주의에 물들어 있는데 뭐가 되겠냐며 비판했지만 그들이라고 뭐 뾰족한 수가 없는 건 마찬가지.



어쨌든 간에 우주경쟁에서 논외에 가까운 이란의 샤로써는 가장 중요한 게 있었다.


최소 4개월간 한국은 대외 투사능력이 사라진다.



최소 4개월간.



그리고 이란이든 아랍이든 간에 전쟁이 3개월 이상 끌리면 진 거나 다름없다고 판단할 정도로 극단적인 단기결전만을 상정하고 있었다.


이는 이란과 아랍이 막대한 오일머니로 용병을 고용하고 무기는 대량으로 구해서 덩치는 열심히 부풀려놨지만 그것에 맞는 군수체계 역량이 충분하지 않았던 탓.



그러니 보급이 떨어지기 전에 어떻게든 단기결전을 한다는 논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어차피 나세르가 무기를 도입해도 훈련 시간이 필요...... 필요...... 필요....."



잠깐.


생각해 보니 노르웨이군도 고작 한 달 훈련시키지 않았나?


그것도 최장.



물론 그건 착각이었다.


노르웨이에 군사조직이 없다시피 했던 건 사실이었지만, 당장 정예병으로 쓸 수 있는 전력이 있었다.



노르웨이 국경수비대 역할도 하던 노르웨이 레인저들.


최정예 산악보병이나 다름없던 이들이 목숨을 바쳐 가면서 영국 보병들을 분단시키고 깨트려서 전차들에서 분리시키고, 기갑집단이 박살난 뒤의 사냥에서 장작마냥 잘 토막난 영국군을 쓸어담는 정예보병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24시간 만의 압승은 무리였을 터.



그러나 그건 별로 조명되지 않았다.


기갑여단이 전투 개시 5분도 못 가서 대전차방아선에서 쏟아진 화력에 생존한 차량 하나 없이 몰살당했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더 자극적이었으니까.



노르웨이 국경수비대가 영국군을 손질해놓을 만한 역량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이들이 없었다면 얼마 전까지 민간인이었던 이들을 징집해서 만든 부대로는 쉽지 않았을 터.


하지만 이들의 활약보다는 아무튼 프라이마크의 활약상이 더 주목되었는데.



얼핏 봐도 모든 전투를 손아귀에 넣고 전투 전에 상대를 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전투를 벌이게 강요했다는 건데, 이는 명백히 병사들의 숙련도가 받쳐줘야 하며, 얼마 전까지 스칸다나비아는 사실상 군대가 없었다는 것까지 종합해서.


1개월 만에 최정예부대가 숨풍숨풍 찍혀나왔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샤 역시 같은 결론에 도달했으나.



"아니겠지?"


"..........."



그 정예병 복사 버그가 이번에 중동에서 일어나는 거 아니냐는 샤의 공포는 어전회의에 있는 모두가 침을 꿀꺽 삼키게 만들었다.



"폐하."


"말하라."


"일단 우리도 한국에 접촉해야 합니다."



확인해야 할 것이 여럿이다.



첫째, 한국은 완전히 아랍 편인가? 아니면 그냥 돈 준다니 별 생각없이 팔아치운 것인가?


둘째, 아랍 편을 들었다고 가정하면 아랍연합은 한국의 '특정 인물'에게 지휘권을 위임할 생각인가?


셋째, 위의 전제가 아니라고 쳐도 아랍 군대를 훈련시킬 군사고문단 등을 파견할 계획이 있는가?



"우선 무능이 명백한 그 빌어쳐먹을 놈부터 해임하지."


"샤이시여, 재고해주십시오, 일단 대사 소환은 한국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염려가 있으니 일단은 유임하시는 게......"


"그 모지리를, 나세르가 비밀리에 한국을 방문하고 귀국할 때까지 낌새도 못 챈 놈을 뭐하러 유임하나? 아니, 유임을 한다 치자! 그놈을 뭘 믿고 맡기는가?"



진지하게 이번 건은 마약에 취해서 일했나 싶을 정도의 사태이기는 했다.



안 그래도 최근에 신종 마약 탓에 미국과 유럽이 제법 시끄럽기도 했으니 비슷한 종류의 마약에라도 취한 건지 진지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



마약은 어둠의 루트로만 퍼지는 게 아니다.


미합중국의 제약회사들은 새로운 약물을 시중에 팔고 싶었다.



처음에는 단순했다.


어느 순간 특정한 약들이 굉장히 많이 어둠 속에서 유통되기 시작했다.



성분표에는 이상한 게 없는데 이상할 정도로 약효가 좋아서 잘 팔리는 식으로.


이는 FBI를 비롯한 미국 정부보다도 제약회사들이 먼저 알았다.



특정 범죄조직이 자기들의 상표 약을 재포장해서 마약을 섞어서 팔고 있다는 걸.



상식적인 대처라면 당장 특정 기간 전에 생산된 약을 전부 폐기하라고 CEO가 방송에라도 나가야 했겠지만.


이들은 상식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다.



우선 이들은 회수한 마약을 분석했다.


몇몇 회사들은 아예 배후에 있던 조직들과 직접 접촉하기도 했다.



미국 제약회사들은 자기들이 직접 생산하거나, 마피아들에게 일정 수익을 분배해주는 대가로 약물을 공급받기로 했다.


마피아들은 이를 합법적으로 유통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제약회사들은 가능했다.


이 카르텔들은 이 '아편유사제'가 자신들을 돈방석에 올려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으니까.



즉, 제약회사들은 이 약을 합법적으로 유통하기로 마음먹었다.


당연하지만 FDA가 제정신이라면 당장 빠꾸를 먹일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FDA를 제정신이 아니게 했다.



임상시험의 결과를 조작했고, 돈에 자신의 양심과 영혼을 넘긴 의사들에게 '가성중독'이라는 증상을 날조하게 했다.


이는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약물이 문제를 일으킨 게 아니라 환자 개개인의 심리적 의존이라고 선동하기 위함이었다.



물론 FDA가 여기에 속을 정도로 머저리는 아니다.


그렇기에 FDA의 직원들에게 온갖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



이후 FDA 승인이 나자 FDA 직원들 다수가 비슷비슷한 시점에 퇴직했고, 이들은 제약회사에서 고액 연봉을 받고 스카우트되었다.


단번에 이사직까지 들어간 이들도 있을 정도였다.



일단 일반의약품으로 승인이 나자 중독성은 없으며 FDA가 승인한 문제없는 약물이라는 걸 주제로 한 광고를 준비했다.



당연하지만 뒷세계에서도 알려지기 시작한 니르바나를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었으니, 새로운 이름을 가져왔다.


그리하여 붙은 상표명이 '루시드'였다.



사용하기에 따라 환각을 보여주기도 하고, 각성시키기도 하는 도깨비방망이 같은 약.



그리고 나서 전직 보험사 직원 출신과 세일즈맨들을 대거 고용해 각지의 의사를 매수했다.



'아프면 일단 병원부터 간다'가 상식인 한국과 다르게 미국은 잘 알려져 있듯이 의료비가 상상 이상이다.


그렇기에, 일단 아픈 사람은 진통제를 먹고 몸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 버티는 게 보통이다.



그리고 제약회사들은 이를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자신들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들은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들을 노렸다.



광산촌이나, 시골이나, 낙후된 슬럼이나.


의사가 많을수록 양심 있는 의사가 있을 확률이 높아지며,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일수록 진통제 의존도가 높으니까.



자신들에게 매수된 의사들에게 정기적으로 뇌물과 성상납까지 제공하고, 심지어 자기들 약을 처방할 때마다 일정 퍼센트를 떼어주어 가면서 처방전을 남발시켰다.


심지어 규모가 작은 병원들의 경우 아예 병원 전체를 장악하거나 루시드를 처방하기 위한 소규모 병원들을 일부러 세우는 짓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쪽에서 범죄조직들이 개입했음은 물론이었다.



당연하지만 중독자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용법에 따라 며칠씩 일해도 끄떡없는 각성제 역할도 하고 아니면 어떤 고통도 보내버리는데 생필품 수준으로 보관해두는 사람들도 생길 지경이었다.


특히 육체노동이 많은 지역일수록 이는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당연히 중독자가 급증했다.



미국의 경제는 괜찮은 것처럼 보였으되 그 빈부격차가 심각했고, 극빈층과 서민층은 쉽사리 마약에 빠져들었다.


중산층들도 제약회사들의 탐욕 아래에서 마약에 노출되었다.



그리고 루시드는 살짝이라도 잘못 제조하거나 오랫동안 사용하면 혈관들이 괴사한다.


사실 이는 루시드의 본래 성질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혼입되는 이물질이 문제가 되는 케이스이고, 나치에게서 이를 노획해 테스트해본 소련군도 '잘만 만들면 괴사는 일어나지 않지만 그 잘 만들기가 어려운 독일스러운 물건'이라고 평가했었다.



하지만 제약회사에서 허가받고 생산하는 물건이라면 모를까 마약 카르텔들이 유통해오는 물건들이 건강을 생각했을 리 만무했다.


그나마 제약 카르텔과 손잡으면서 최대한 안 걸리고 오래 장사해야 하니 나름 품질에 신경을 쓰게 되기는 했다.



이 둘은 문자 그대로 찰떡궁합이었다.



제약회사들은 중독자를 양산시키고, 카르텔들은 마약에 중독되었는데 처방전이 없어서 더 이상 진통제를 구할 수 없게 된 이들에게 루시드를 팔았다.


당연하지만 제약회사가 그나마 불순물에 신경써서 만든 것과 마약 카르텔이 대강대강 만든 것의 품질 차이는 명백했기에, 미국 각 주에서 사망자가 폭증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FBI는 '마피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라는 소리나 늘어놓으면서 공산주의자 때려잡기에 바빴다.


후버가 어째서 마피아를 수사하자는 부하들의 간청을 뿌리쳐가면서까지 FBI가 이 사건을 수사하는 걸 막았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뉴욕 시의 마피아 조직 중 하나가 후버의 치부를 쥐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혹은 후버가 도박에 중독되어 있었다는 설.


혹은 FBI가 사실 무능하다는 게 죄다 들통날까 두려워했다는 점.


혹은 마피아의 두목들과 후버가 매우 친밀한 사이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느 쪽이든, 후버는 흑인들과 사회운동가들이 시뻘겋게 물드는 걸 마피아보다 훨씬 더 우려했고, 마피아 보스를 도청하는 대신 사회운동가가 외출했을 때 상대의 집을 뒤져보는 것에 더 심혈을 기울였다.



그렇기에 FBI는 마약 유통 사태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게 되었다.



따라서 마약이 날개 돋힌 듯이 팔려나가는 동안 FBI는 열심히 소련이나 한국 등과 인권운동가가 접촉하는 기미가 있나를 감시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발밑을 볼 생각도 하지 못하면서.



#



설마 이것도 고증이냐고, 말이 되냐고 할 거 같아서 적어놓는 TMI인데.



이번 화에 나온 미국 제약회사들의 만행은 전부 실제로 있었던 일들임, 의사 매수, FDA 직원 매수 및 전관예우, 심지어 통증 클리닉을 자기들이 직접 설립해버리고, 의사들에게 성상납과 뇌물로 마약 처방을 남발하게 하고, 다만 사용된 마약이 나치 잔재가 아니라 펜타닐이었음.


아, 딱 하나 사실과 다른 게 있는데 원 역사에서는 마피아랑 손잡지는 않고 모든 걸 처음부터 끝까지 제약회사 카르텔만이 움직여서 처리했음.



물론 미국 정부는 펜타닐이 뭔지 진작부터 알고 있었고, 의약전문가들은 펜타닐 규제안을 진작 만들어뒀음.



그런데 제약 유통회사 중 하나인 매케슨 코퍼레이션이라는 놈에게 그 관리책임을 맡기고 마약성 진통제 유통이 증가하면 FDA에 즉시 보고하든 원인을 파악하든 하라고 지시했는데, 이놈들은 '아무튼 돈이 되면 상관없지 않나?'라면서 그냥 유통했음. 거기에 건강보험사들의 심사평가를 우회하는 법을 개발해서 배포해버려서 수십만 명의 중독자를 찍어냈고. 그냥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지 그랬냐.



근데 시기가 50년대가 아니라 21세기였음. 왜 21세기였나면 1980년대 말에 펜타닐의 특허가 풀렸거든.



그리고 제약회사들의 만행이 있기 전에 등장한 마약을 몰래 의약품에 섞어 유통시킨 사건은 미국에서 있었던 게 아니라 1960년대 한국에서 있었던 일임. 



당시 한국 당국은 섬이나 탄광 지대를 중심으로 일반적 진통제로 위장한 마약이 퍼져나가는 걸 파악했는데, 범죄조직이 마약을 진짜 의약품으로 위장해서 퍼트리는 줄 알고 죽도록 수사했는데도 전혀 못 찾겠어서 미쳐가는 중이었음.


그리고 몇몇 주사약에 '이상한 물질'이 섞여 있다는 것도 알아냈는데 그게 뭔지를 모르고 있었음.



그런데 국과수 소속 직원의 친구가 약국을 운영하는데 표기된 성분은 평범한데 유독 잘 팔리는 주사약이 있다면서 이야기를 꺼내고, 그 직원이 친구가 준 약을 동물실험해본 결과 확신을 가지고 1년간 연구한 끝에 메타돈 성분을 분리해내서 1965년에 보고했음.


곧장 보건사회부가 발칵 뒤집혔고 3일 뒤부터 제약사 사장을 비롯해서 여러 사람이 긴급체포됨.


그 외에도 여러군데 털어본 결과 마약을 누가 어디서 어떻게 합성했는지까지 파악해내고 16개 제약회사의 23개 의약품에 제조 단계에서부터 마약이 들어 있었다는 게 밝혀졌음.



이 사건으로 보건사회부 약정국장이 뇌물 받고 뒤를 봐주던 혐의로 체포되었고, 국회의원 등 공무원과 정치인들도 줄줄이 잡혀들어갔으며 23개 회사가 강제로 폐업했고 장관을 포함해 고위공무원 여럿의 모가지가 날아갔음.



정작 마약을 제조한 당사자들을 비롯한 가장 중요한 주범 8명이 해외로 튀어서 못 잡긴 했는데.



그래도 메타돈 사건의 관련자들은 처벌이라도 받았지 21세기에 펜타닐을 아예 작정하고 미국 사회에 퍼트렸던 미국 제약회사들은 DEA가 너무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뒤에야 제재를 받았는데, 이를 주도한 퍼듀파마의 CEO를 비롯한 책임자들은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리고 DEA 직원들도 FDA에게 한 것처럼 매수해서 영업이익 1~2년치를 벌금으로 내는 선에서 무마해버리는 데 성공했음, 당연하지만 그간 버젓이 펜타닐을 팔아서 번 돈의 새발의 피도 안 됐고.


그런데 이걸 어찌어찌 끝내놓으니까 이번에는 중국 제약회사들이 삼합회랑 결탁해서 미국에 펜타닐을 쏟아부으니 미국 정부가 중국 정부에게 지랄지랄을 해서 공안이 움직여서 2019년에 대대적으로 때려잡았음.


근데 이렇게 되니 기존의 마약 카르텔, 특히 멕시코, 콜롬비아, 브라질 마약 카르텔이 중국 삼합회랑 손을 잡고 중국산 펜타닐을 미국에 쏟아붓기 시작했고 지금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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