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인격장애 전여친이랑 장기연애한 사람임..

어디서 얘기해도 갑분싸 만들거같아서 말도 못하던 얘긴데 이런 갤을 찾아서..

아무도 안보더라도 한번 글이라도 써볼라고.

두서도 없고 길어질거같으니까 미리 미안.

8~9년 정도 만난 전 여친이 경계선 인격장애인가..뭐 그거였다.

원래 우울하고 기복이 심한 친구라고는 생각했지만, 내가 사랑해주고 변함없이 옆에서 지지해주면 나아질거라고 행복회로 돌렸음.

8년 좀 넘는 시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사랑한다고 말하고, 365일 중 300일 이상 옆에붙어있었음..

간혹 떨어져 있을때도 이친구가 힘들어하면 밤이든 새벽이든 한두시간 거리 두말없이 달려감.

근데 갈수록 오히려 점점 상태 안좋아지고 자책,자해도 줄지 않아서 몇년만에 다시 병원 다녀오더니 얘가 하는말이 '경계선 인격장애라는게 있는데 아무래도 내가 그거같다'.. 그말듣고 알게됨. 사귀고 5~6년?쯤 지났을때 들은거임.

그땐 듣고도 뭔지 잘 몰랐음 병명도 생소하고..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오늘 여기 갤 처음 보게됐는데 여기 글 다 그친구가 쓴것같은 느낌 들더라. 

약간 눈물날거같았다. 그친구 먼저 하늘로 간지도 몇년 지났는데 아직도 문득문득 너무 힘들다.

그친구와 내 20대를 전부 함께했는데.. 그친구 묘비 비문 써주면서 내 20대를 마무리하게 될줄은 몰랐지... 세상 제일 지독한 아홉수였다 진짜.

아직도 가끔 날 괴롭히는 생각이 뭐냐면, 내가 뭘 어떻게 했으면 안죽었을까? 그런게 아직도 궁금함..의미없는거 아는데. 

평소엔 나를 무슨 절대선이라도 되는양 치켜세우다가, 가끔 끝없이 매도하고... 그러면 무조건 내가 사과했음.

하루종일 걸려도 그냥 사과하고 풀어주려고 숙이고 달램. 곧 괜찮아지면 얘가 더 미안해할거 아니까..

가끔 욕하고 내마음 쑤시는게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파도더라고.. 본심 아닐꺼라고 생각하면서 버티다 보면 버텨짐ㅎ.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도 얘가 원하니까 계속 붙어있고, 얘가 가끔 울고불고 욕해도 난 절대 안하고, 얘가 화내도 난 절대 안내고, 얘가 충동성때문에 애매한 남자문제 같은거 만들어도 난 절대 한눈 안팔고.

안좋은말이지만..꼭 내가 어디까지 버티나 시험이라도 하는거같았음..

그래도 최대한 일관적인 태도로 따뜻한 말만 해주면서 옆을 지키다 보니 20대가 다 지남.

근데 끝은 뭐.. 혼자 먼저 먼길 가버리더라.. 진짜 끔찍한건, 거의 한달내내 같이 지냈는데 딱 내가 부모님댁 내려간 그날에 나랑 마지막으로 통화하고 죽었다.

그러니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주아주 무섭고 끔찍한 자책에 시달린다. 내가 눈치챘다면? 그 하루 부모님 뵙는거, 그거 안하고 계속 붙어있었으면? 살릴수 있었나?

아니 아닌거 아는데.. 그래도 난 내가 뭐라도 해줄 수 있을 줄 알았지..

그 긴 시간동안 다른건 뒷전에 두고 그친구 하나만 케어하려고 노력했어 진짜야..

얘들아 이게 원래 옆에 있는 사람이 뭔 노력을 해도 아무소용 없는거야?

아니면 내가 뭔가 잘못해서 그친구는 불행하게 삶을 마감한걸까?

내가 어떻게 해야 했던걸까?

위에 아무도 안봐도 상관없다고 썼는데 사실 아니야 뭐라도 말좀 해줬으면 좋겠음 욕이든 뭐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