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ㅇㅇ 으로 글을 쓰면 그건 자기 자신이 글을 쓴 게 아니라 ㅇㅇ 이라는 아바타가 나를 대신해서 글을 썼다고 인지함

그래서 ㅇㅇ로 글을 쓰고 욕을 쳐먹어도 그건 내가 욕을 먹은 게 아니라 ㅇㅇ이 욕을 먹었다고 생각하게 됨

마찬가지로 ㅇㅇ로 무지성 개 쌉소리를 지껄여놔도 그건 내가 뱉은 말이 아니라 ㅇㅇ이 뱉은 말이기 때문에 죄책감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함

어떻게 보면 ㅇㅇ이 결국 자기 자신이고 자기 자신이 뱉은 말들이고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는 소리라는 현실을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지능이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

똑똑한 사람들은 말 한 마디 한 마디 글에서 지성이 느껴지며 예의도 차리는 글을 쓴 걸 본 적이 있다면 대조하기 쉬운 부분

ㅇㅇ으로 개쌉소리 했다가 고소 당하니까 부랴부랴 도게자 존나 박고 비굴하게 잘모해쪄요 쭈인님 하며 태도가 돌변하는 것도 그제서야 ㅇㅇ가 아바타가 아닌 현실의 나 라는 것을 고소 당한다는 위협을 통해 깨닫게 되기 때문. 이 때 유동들은 망상에 빠져있다가 현실로 끌려나오는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

현실의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비루한 자신을 잊기 위해 나 이지만 내가 아닌 ㅇㅇ 이라는 존재에 자아를 의탁하는 행위에 심취하고 기간이 길어질수록 인생은 밑바닥에 더 밑바닥을 뚫고 서서히 잠식해 가지만 현실을 두려워 하는 불안감을 회피하려는 욕구, 낮은 지능으로 인해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요인으로 인해 계속 끌려 내려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