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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축소노트] 4. 저항

문송이(39.119) 2020.07.05 10:41:02
조회 3008 추천 35 댓글 16
														

동생은 나를 안은 채로 불을 끄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위를 쳐다보니 사선으로 기분 좋은 듯 웃고 있는 동생의 모습이 살짝 보였다.

나는 여전히 잠자리가 불안했지만, 오늘 하루가 무척 피곤했던 탓에 금방 잠들어 버렸다.


나는 그렇게 잠에 푹 빠지다가 갑갑한 느낌 때문에 중간에 잠에서 깨어났다.

동생은 옆으로 새우잠을 잔 채로 손은 나를 놓지 않으려 힘을 주고 있었다.

상황을 살펴보니 비단 갑갑함 뿐만 아니라 가슴에 딱 달라붙어 미세하게 들리는 심장 고동 소리가 쿵 쿵 하면서 내 귀속에 울리고, 정연이의 체온이 그대로 나에게 전해져와 후덥지근한 여름 기온과 더해져 도저히 잠을 잘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나는 이 환경에서 잠을 자는 건 힘들 거라 생각해서 일단 정연이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으윽... 잠꼬대보다 껴안는 거 때문에 먼저 죽겠네”


나는 정연이가 깨지 않게 최대한 살살 움직여서 날 붙잡던 손에서 벗어났다.

내가 벗어나자 붙잡을 것이 없는 손은 천천히 풀리더니 맥없이 침대에 쓰러졌다.

그 충격으로 나는 무게중심을 잃고 쓰러졌지만, 저 거대한 손에 비해 내가 넘어질 때는 어떠한 충격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그 자리에서 옆으로 쭉 뻗어있는 몸을 훑어보면서 어디서 잘지 물색했다.

여기서 가까운 쪽은 머리 쪽이긴 했지만 입을 벌리고 자는 정연이의 모습을 보니 자칫하다간 지나가다가 먹혀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여기서 멀더라도 발아래로 가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정연이는 키가 작아서 발이 침대 끝까지 닿지 않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가 아닌 이상 위험한 일은 없을 거다.

나는 정연이가 움직이지 않길 바라며 조심스레 발쪽으로 걸어갔다.

차라리 말이나 하지 말 걸 그랬다. 정연이의 허리 부근쯤 왔을 때 잠잠하던 정연이가 잠꼬대하기 시작했다.


“으으음...”


“젠장, 왜 내 쪽으로 오는 건데!”


몸이 이쪽으로 다가오는 걸 보고선 깔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정연이 다리를 향해 뛰었다.

정연이가 새우잠에서 엎드린 자세로 고치는 과정에서 만약 내가 그사이에 있다면 깔려 죽는 건 시간문제였다.

나는 죽을힘을 다해 뛰었지만, 위에서 내려오는 몸뚱이가 훨씬 빨랐고, 나는 탈출하기 직전에 깔려버렸다.


“크허억!!”


나는 엄청난 압력에 순간적으로 폐에 모든 공기가 빠져나가 버리고 정신을 잃었다.


.

.

.


몇 분이 지나고 정신 차렸을 땐 기억에 혼동이 와서 상황 파악을 하기 힘들었다. 지금 내 몸은 하반신이 완전히 정연이 몸에 끼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 맞다 정연이가 자세를 바꿨지”


다행히도 감각은 멀쩡히 살아있었고 고통도 덜한 것으로 보아 침대 매트릭스가 조금은 쿠션 역할을 해준 것 같았다.

마치 거대한 바위에 깔려 한치도 움직일 수 없는 상황, 마치 생존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고개를 돌려 살펴보니 양옆엔 허벅지가 Y 형태로 뻗어있었다.

즉, 종합해보면 나는 정연이의 가랑이 사이에 하반신이 끼어 이도 저도 못 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이대로 있을까도 생각했지만, 하반신 쪽으로 전해져오는 고통이 점점 찌릿해지기 시작했다. 피가 안 통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연이의 엉덩이를 붙잡고선 힘껏 밀어 몸을 빼내 보려 했지만 조금도 움직이질 않았다.


“하아... 어떡하지”


자력으론 탈출이 불가능해 방법은 정연이를 깨우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기선 소리 질러도 닿질 않을 것이고 피부를 꼬집어봤자 모기가 무는 정도의 간지러운 고통밖에 안 느낄 것이다.

나는 해선 안 될 짓이지만 살기 위해선 할 수밖에 없는 마지막 수단을 떠올렸다.

바로 동생의 성감을 자극하는 것, 약한 자극이어도 계속하다 보면 반응을 느끼게 될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어젯밤 정연이가 키 크려고 몸이 커지는 과정에서 잠옷이 살짝 뜯어져 있었다.

나는 그 조그만 부분을 있는 힘껏 벌려서 찢었다. 정연이에겐 눈치 못 챌 정도의 조그만 구멍이었지만 나에겐 팔이 충분히 들어갈 만한 구멍이 만들어졌다.

나는 그 구멍 속으로 두 팔을 집어넣어 한 손으론 팬티를 잡아당겼다. 팬티도 늘어난 덕분에 쉽게 잡아당길 수 있었다.

이제 마지막 남은 금단의 영역, 다신 없을 전무후무한 순간이 내게 다가왔다. 나는 조금 머뭇거렸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하반신이 점점 피가 부족해져 감각이 마비되고 있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심호흡을 한 후에 동생의 동굴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계속 팔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질벽을 꼬집으면서 누구보다 열심히 자극 했다.

생존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행동이라며 합리화를 해보지만, 그 어느 때보다 흥분이 되는 건 사실이었다.


“제발... 제발~ 일어나!”


하반신에 피가 안 통하니 그 피가 전부 머리에 쏠리는 것 같아 정신 차리기가 더더욱 힘들어졌다. 그 순간 정연이가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으응...”


내 작전이 어느 정도 통한다는 걸 알게 되고 나서 나는 있는 힘껏 계속 질 안을 자극했다. 손이 미끈거리고 축축한 거로 보아 애액이 나오고 있었다.

그 순간 정연이의 호흡이 조금씩 가빠지더니 몸을 반대로 뒤집었다.

나는 팬티 안에 팔이 끼어있던지라 같이 뒤집혀 버렸지만 어쨌든 하반신은 멀쩡히 돌아왔다. 그제야 몸 전체가 활기를 띠고 감각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하반신 전체가 저리는 느낌은 계속되었지만 살아있다는 기쁨에 고통을 느낄 시간조차 없었다.


“살았다...! 살았어!”


다시 앞을 바라보니 어느새 정연이는 팬티에 손을 넣은 채 움찔거리며 신음을 내고 있었다.

아마 내 자극에 촉발해서 자위하기 위해 자세를 바로잡은 것 같았다. 원래는 잠에서 깨우려 한 거였지만 어찌 됐든 살아있으니 된 거다.

정연이의 신음소리를 계속 듣자니 안 그래도 흥분되던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동생의 안으로 들어가서 쑤시고 싶은 욕구가 미친 듯이 올라왔다.

하지만 거듭되는 위기 속에서 정신이 단련된 덕분에 저 팬티 안으로 들어갔다간 살아서 못 나온다는 이성적인 판단이 우선적으로 들었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언제 다시 잠꼬대할지 모르는 정연이에게 도망치기 위해 팬티에서 팔을 빼고 그 아래로 내려갔다.


아직 회복이 덜 된 다리로 억지로 걸으면서 어떻게든 정연이 몸에서 멀리 떨어져야겠단 생각뿐이었다.

결국 침대 끝까지 무사히 오는 데 성공했고 나는 그 자리에서 힘이 풀려 풀썩 주저앉았다.


“하 씨... 잠꼬대 안 심하다면서...”


나는 믿었던 동생을 원망하며 한편으론 내가 동생의 무의식적 행동에도 죽을 수 있는 벌레 수준의 존재라는 걸 깨닫고선 나 스스로가 한심해 보였다.

그냥 빨리 돌아가고 싶은 생각만 떠올랐다.

그렇게 침대 구석에서 신세 한탄을 하면서 울다가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

.

.


아침이 되고 일어나보니 정연이는 벌써 일어나있었다.

정연이는 침대 옆에서 조용히 팬티를 벗더니 안쪽을 보고 있었다.


“...뭐해?”


내가 부르자 정연이는 화들짝 놀라며 그대로 굳어있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귀는 홍당무처럼 빨개졌으면서 얼굴은 아무렇지 않은 척 태연하게 구는 모습이 마냥 귀엽게 느껴졌다.

나는 그 상황이 무엇인지 대충은 짐작할 수 있었다. 어찌 보면 내가 한 짓이니 당연히 알고 있었다.

아마 정연이는 잠결에 자기가 한 줄 알고 있을 것이다.


“...보지마 옷 갈아입을 거니까”


“그래 알겠어”


‘어제 샤워까지 같이했으면서...’


나는 속으로 투덜거리며 몸을 반대로 돌렸다.

잠시 후 정연이가 나갈 차림을 하고서 말을 걸었다.


“오빠, 나가자”


“이런 크기로?”


“응”


집에서도 이렇게 위험한 상황이 많았는데 하물며 밖이면 더했지 어제보단 덜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이제 원래 키로 돌려주면 안 될까?”


“...오빤 내가 싫은 거야?”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이거랑 전혀 연관이 없잖아. 그리고 밖이면 이것보다 더 위험할 거라고 커져서 같이 갔다 오는 게 맞을 거 같아”


정연이는 내 말을 듣고선 슬퍼하는 표정에서 어느새 웃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아~ 그런 이유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이 크로스백 안에 넣어서 갈 거니까”


정연이가 내가 들어갈 곳을 강조하며 크로스백을 툭툭 쳤다.


“아니 그런 이유 때문만이 아니라... 아오 모르겠다. 가자”


어제부터 시작해서 정연이랑은 도저히 대화가 안 통했다. 항상 이런 실속 없는 말싸움에선 내가 백기를 들곤 했다.


‘뭐 가방 밖으로만 안 나가면 되겠지’


“지퍼는 살짝 열어줄 테니까 구경해도 상관없어”


정연이가 나를 가방 안에 집어넣었다. 안에는 립스틱, 지갑, 머리끈, 화장품이 널브러져 있었다.


“자, 출발할게”


위에서 목소리가 울리자마자 나는 가방 안에 들어간 걸 후회했다.

가방이 정연이의 발걸음에 맞춰서 위아래로 흔들리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불편한 승차감을 안겨주고 있었다.

어디라도 붙잡지 않으면 단 1초도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을 정도였다. 나는 가까스로 지퍼 위를 붙잡고 밖을 바라보았다.

처음 화장실을 보았을 때 그 기분처럼 익숙한 길거리가 전부 낯설게만 느껴졌다.

자동차는 유람선 만한 크기였고 지나가는 강아지들도 코끼리 정도 돼보였다.


그렇게 몇 분쯤 걸었을 때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어? 이현이 동생? 맞지?”


“아~ 안녕하세요 언니”


나는 내 예상이 빗나가길 바라며 목소리의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내 여자친구 박예솔이다.


“반가워~ 이현이는 어디 갔어? 얘 어제부터 전화고 카톡이고 다 씹더라고 걱정돼서”


“아... 오빠 지금 아파서 누, 누워있어요! 그 열이 너무 심해서”


여전히 동생의 거짓말 솜씨는 세계 꼴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 그래? 그럼 어쩔 수 없네”


저런 뻔한 거짓말도 눈치 못 채는 예솔이도 둔한 거로는 세계 제일인 거 같다.


“근데 저건 뭐야?”


너무 대놓고 나와 있었는지 예솔이랑 눈이 마주쳐 버렸다.

둔감한 애가 이런 건 왜 잘 찾는 건지 미스터리였다.

나는 일부러 인형인 척 온 근육에 힘을 주어 최대한 가만히 있었다.


“어떤 거요 언니?”


정연이도 예솔이가 가리키는 방향, 가방 속의 나를 보았다.

예솔이는 그 정체가 궁금한지 한 발짝 다가와 가방에 얼굴을 들이댔다.


“이거... 이현이 같은데?”


“아~ 이거 피규어에요! 그... 주문 제작하는 거! 그런 거요!”


‘이 멍청이가! 그런 이상한 거짓말을 누가 믿냐고’


“오 진짜? 너희 남매는 사이가 좋구나! 이렇게 오빠 피규어도 들고 다니고”


이럴 땐 둔한 예솔이가 정말 고맙게 느껴졌다.

그때 예솔이가 손을 뻗어 나를 가방에서 꺼냈다.

그리고선 종이옷을 입은 나의 이곳저곳을 만지기 시작했다.


“오~ 피규어 치곤 겉은 말랑말랑하네. 특수 제작인가 봐?”


“아... 네...”


어제 정연이가 주무른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걸 다칠 수도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살살 다뤘지만, 예솔이는 그걸 알 리가 없으니 날 험악하게 다루고 있었다.

뼈가 부러질 것만 같은 고통에도 나는 이빨을 꽉 깨물고 표정 하나 안 변한 채 어떻게든 버티고 있었다.

이런 삶을 동생 이외에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초인적인 힘이 나온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 믿음을 우습게 만들 듯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와 이 피규어 이런 거 까지 만들어져있네? 이건 딱딱한 거 같기도...”


예솔이가 신기한 듯 손가락으로 계속 내 성기를 이리저리 만지며 눌러댔다.

지금까지 동생에게서 참아온 욕구를 마구 분출하라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

결국 나는 겨우겨우 붙잡던 이성의 끈을 거대한 손가락의 유혹에 항복해 버렸다.

오랜만에 느끼는 욕망을 배출하며 찾아온 오르가즘에 나도 모르게 신음이 튀어나왔다.


“하아...”


“어라? 무슨 소리가 들린 거 같은데?”


내 실수로 예솔이에게 들키게 생겼다. 모두 끝났다.

이제 모든 걸 내려놓고 근육의 긴장마저 풀리려 하는 순간 정연이가 나를 낚아챘다.


“언니, 죄송해요! 저 급한일이 있어서!”


“어어...?”


동생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들키진 않은 듯했다.

예솔이는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해서 정연이를 부르며 세우려 했지만, 정연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정연이는 자기가 지칠 때까지 달리고서야 멈춰섰다.

나는 정연이가 뛴 덕에 더 크게 흔들리던 가방 밖으로 몸을 내밀어 토하기 직전의 몸을 가까스로 진정시켰다.


“우웩... 죽을뻔했네”


위에를 쳐다보니 정연이가 상체를 숙이고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허억... 허억...”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정연이는 허리를 쭉 펴고선 나를 노려보았다.


“미안”


“오빠는 자기가 어떤 처지인지 모르는 거야? 거기에서 신음소리를 내면 어떡해”


“정말 미안해”


“그래 알겠어. 그래도 어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


정연이가 바라보는 방향을 보니 조은동물가게 라고 적혀있었다.

한때 정연이가 애완동물 키우겠다고 가족 다 같이 보러왔던 애완동물가게였다.

나는 왠지 모를 불안함에 여기 온 이유를 물었다.


“여긴 왜?”


“옷이랑 집 사려고”


“뭐? 아니 잠깐만 이번 외출로 끝 아니었어?”


“시끄러워 오빠. 들키면 어쩌려고”


정연이가 손가락으로 나를 가방 안으로 밀어 넣었다.

들키는 이유뿐만아니라 다른 숨기는 무언가가 있었다.

나는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지퍼가 닫히고 캄캄한 어둠만 찾아왔다.

무슨 일인진 몰라도 적어도 오늘 밤 9시까지 심하면 영원히 동생의 애완동물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착잡함 뿐이었다.

어쩌면 이런 곳에 갇혀 동생의 의지대로 따라다니는 나는 이미 애완동물이 아닐까, 생각이 복잡해져서 그냥 포기하고 잠이나 자기로 했다.


.

.

.


밝은 빛에 눈을 떠보니 내 방 천장이 지퍼 밖으로 보였다.

빛이 살짝 가려지더니 정연이의 얼굴이 지퍼 밖 시야를 전부 가리고 있었다.


“뭐야 자고 있었어?”


정연이는 나를 집어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내 앞에는 햄스터 우리와 내 키만 한 인형이 그 옆에 놓여있었다.


“짜잔~ 오빠가 살아갈 집이야”


“아니 안 들어갈 거야 이제 원래 키로 돌려달라고! 언제까지 어울려 줄 거라 생각한 거야?”


“흥 그럼 강제로 넣어야지”


나는 완강하게 저항했지만 턱도 없었다. 꽉 쥐고 있는 손에서 빠져나가기엔 내 힘이 너무나도 약했다.

그렇게 나는 거대한 철창이 쳐져 있는 우리 안에서 갇혀버렸다.

햄스터가 사람을 바라볼때의 시선이 이런 느낌일까? 정연이가 손가락을 들이밀자 나도 모르게 움찔했다.


“이제 그만해! 이건 정도가 지나치잖아”


정연이는 일부러 내 말을 못 들은 척 다시 컴퓨터에 집중하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검색하는 것처럼 보였다.


“오빠를 조련하는 방법!”


“...뭐?”


나는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조련한다는 건 내가 알고 있는 그 조련의 의미가 맞나 싶었다.


“오빠가 하도 말을 안들으니 내가 이런 것까지 찾아봐야 하잖아”


‘설마 동물을 훈련, 아니 조련시키는 방법을 오빠로 바꿔서 검색한 건가? 순수해도 너무 순수한생각인데’


검색결과는 불보듯 뻔했다. 내 구글 계정 성인인증도 이미 해놓은 상태라 내가 예상하는 그런 야릇한 내용이 촤라락 펼쳐졌다.


“아, 이건가?”


정연이는 첫 번째에 있는 링크에 접속했다.


[불성실한 오빠를 내 것으로 조련시키는 방법]


누가 봐도 수상쩍은 제목이었지만 정연이는 순수하게 자기가 원하는 질문을 정확히 파악한 내용이라고만 생각해서 그 내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첫째, 자신의 분수를 깨닫게 해라?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싶어 합니다. 그런 위치에 대한 집착이 강할수록 고집이 세고 완강히 저항하게 되죠. 이거 완전 오빠네”


“그거 이상한 사이트야! 그런 거 보면 안 돼”


내 충고에도 정연이는 글을 읽기 바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내가 당신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어야 합니다. 그 이후엔 당신에게 순종하게 될 것입니다. 이거다!”


정연이가 호쾌한 답안을 얻은 듯 좋아하며 자기 방에서 축소노트를 들고 왔다.


그리곤 나를 향해 의미심장한 웃음을 날렸다.

분명 나를 꺾고 애완동물로 만들려는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대해주지 않을 거다. 이걸 따라 해도 먹히지 않는걸 알게 되면 지레 포기하게 될 것이다.

정연이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쭉 펴고선 오른쪽 다리를 꼬아 발을 치켜세웠다.

그리고 우리에서 나를 꺼내 발가락 위에 얹어놓았다.


“무엇을 하려는 진 모르겠지만, 난 네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거야!”


“후후 그렇겠지. 그럼 오빠가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지 차근차근 깨닫게 해줄게”


정연이가 축소노트를 들더니 뭔가를 적기 시작했다.

그러자 종이옷이 점점 헐렁해지는 게 느껴졌다. 나는 다시 한번 작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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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댓글로 주시는 피드백들 잘 읽고있습니다. 보고 스토리에 지장안가고 괜찮은것들은 참고해서 작성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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