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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짤] [팬픽] 질투와 트러블과 上

00(39.119) 2024.05.24 23:54:55
조회 257 추천 9 댓글 1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2128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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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간 질투심이 솟구친 루카의 이야기. 4장 후편을 상정하고 쓴 이야기입니다. 부디 감안하여 봐주시길 바랍니다.

- 작가 : 黒音符

- 투고일 : 2024년 5월 8일


#헤븐번즈레드 #헤번레 #카야모리루카 #이즈미유키 #루카윳키




- 질투와 트러블과 -



아침 햇살이 기지 안을 부드럽게 비추고 있다. 

기지 내 어느 곳을 가도 온화한 공기가 느껴졌고 긴장감같은건 티끌만큼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야 그렇다. 뭐니뭐니해도 오늘은 쉬는날. 일주일 중에 하루 뿐인 해피한 날이니까. 

기지내 모두가 웃으며 이 귀중한 하루를 만끽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공기를 가르며 달리고 있는 그 소녀에게 눈길이 끌리는 것이다. 

무슨 일 있냐고 물어오는 친구들에게 그 소녀는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며 답변해주고 있다. 


"별거 아냐, 잠시 찾는 사람이 있어서."


그 소녀는 카페테리아에서 스타트를 끊어 시계방향으로 기지 내를 질주했다. 

도서실, 나비광장, 스튜디오, 헬스장, 상점, 숙소, 장례식장. 차례차례 돌아보았지만 찾고자 하는 사람의 얼굴은 어디서도 확인되지 않은 것 같다. 

결국 아무 소득 없이 다시 출발점인 카페테리아 앞으로 돌아오고 만 소녀였다.


아직 찾아보지 않은 곳이라면 아레나와 연구소, 시계탑, 그리고 플레이버 거리 정도다. 

우선은 가장 가까운 아레나부터 확인해보기로 했다. 

다시 한번 호흡을 가다듬고 재차 달리기 시작한 나는, 아카데미 앞에 있는 소녀를 발견하고 급브레이크을 걸었다.


"윳키!"


즉시 그 자리에서 방향을 틀어 그 소녀에게 달려들었다. 

그녀는 "으악"하고 순간 휘청거리다가 자세를 추스렸다. 그리고 언제나와 같은 어려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루카, 갑자기 달려들지 마. 위험하잖아."

"윳키! 지금까지 어디 있었던 거야! 찾고 있었다구!"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들어!"


그렇게 말하며 차분히 나의 팔을 떼어놓고 그녀는 내 질문에 대답했다.


"연구소에 있었어. 지금은 잠시 살 물건이 있어서 나온거고."


그녀는 들고 있던 비닐봉투를 보여줬다.


"또?"


나도 모르게 볼멘소리가 나왔다. 어쩔수 없잖아. 윳키 요즘 매일같이 그 연구소에 다니고 있는걸. 

어제도, 그저께도, 그그저께에도 자유시간 때마다 연구소에 ─정확히는 연구소에 있는 그 소녀에게─ 갔단 말야. 

이거 꼭 주말부부같잖아.


뭐 말은 그렇게 했어도, 최근에 있었던 대규모 작전으로 인해 처리해야할 데이터 양이 너무 많아져 

히구밍이 급하게 윳키에게 조력을 구했다는, 그정도 뿐인  일이지만.


"모처럼의 휴일인데…… 윳키는 나랑 일중에 뭐가 더 중요해!"

"무슨 부부싸움이야? 나도 쉬고 싶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일손이 부족하다는데."


할 수밖에 없어서 하는거다. 그건 분명 윳키의 진심일 것이다. 

하지만 내 기분탓인 건지는 몰라도, 히구밍과 이야기할 때의 윳키는 어쩐지 기운차 보인다. 

둘다 머리가 좋으니 그냥 수준높은 얘기를 하는 걸로도 기운이 생기는 걸까.

그런건, 뭐랄까… 재미없다.


"그럼 난 다시 돌아가볼게."

"아, 응…… 힘내."


손을 흔들며 그녀를 배웅해주었다.

붙잡지는 않는다. 지금 그녀가 연구소에서 하고있는 일은 인류 부흥과 관련된 중요한 일이다. 

아무리 나라고 해도 방해해도 되는 일과 하면 안되는 일 정도는 구별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건…… 어쩔 수 없는 거다.


"…………"


손을 내리고 그녀가 떠난 쪽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그녀의 모습은 이제 보이지 않는다. 건물의 그림자 안으로 들어가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이제 뭐하지?


요즘 항상 바쁘게 지내서 오늘은 그래도 놀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기대가 어긋나 버렸다. 

아까까진 날라갈거 같던 몸이 지금은 무겁기 그지없다. 특별히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채로 막연히 발걸음을 옮겼다. 

순식간에 기분은 로우텐션. 바람빠진 풍선마냥 흐물흐물. 자이로드롭도 깜짝 놀랄 급하강.


──언젠가는 내가 질투심에 미쳐버릴지도 모르는데?


문득 예전에 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때는 농담으로 한 소리였는데, 지금 이건 진짜 그말대로──


"질투하는 것 같잖아…"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 잡념을 털어냈다. 분명 텐션이 가라앉아 있으니 이런 바보 같은 생각이나 하게 된거다.

조아써! 하고 다시 기합을 넣은 후 나는 모자이크 다리 쪽으로 달려갔다. 

플레이버 거리로 가면 이 떨떠름한 기분도 해소할 수 있을거라고 믿으면서.



* * * * *



맨 처음 간 곳은 영화관. 플레이버 거리에서 영화관은 빼놓을 수 없는 장소다. 

지금은 무슨 영화를 상영되고 있을까. 포스터들을 한번 살펴보자.

괴수물도 볼만할거 같다. SF영화도 재밌어 보여. 로맨스 영화……는 지금은 각하.


"아, 이거."


한 포스터 앞에서 눈이 고정됐다. 이 엠블럼과 배우진은, 분명 그거다. 바로 티켓과 팝콘을 사서 신나게 관으로 들어갔다.

자리에 앉아 팝콘으로 볼을 가득 채우고 있으니 점차 상영관의 불이 소등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있어 스크린에 영화 타이틀이 당당하게 나타났다.


"세라픽 세븐 ~전설의 마수~"


귀여운 내레이션이 흘러나온 후 캐롤땅이 이끄는 영화부대가 스크린에 등장했다. 어째선지 아상이 두명이다. 분신술인걸까?

팝콘을 먹으면서 정신없이 흘러가는 전투활극을 즐겼다. 역시 캐롤의 영화는 재미있다. 

그건 아마 세간에서 일컫는 명작들과는 다를지도 모르지만, 캐롤의 영화에는 영화에 대한 캐롤의 사랑과 열정이 전해져 오니까. 그래서 좋아하는 것이다.


마지막 남은 팝콘 한 알을 입에 던져 넣는것과 동시에 이야기는 클라이맥스를 맞이했다. 

두 명의 아상─아무래도 쌍둥이 닌자라는 설정인거 같다─을 쓰러뜨린 캐롤이 주먹을 치켜들고 선언한다.


"히어로는 포기하지 않는다! 울지 않는다! 도망치지 않는다! 그리고 반드시 이긴다!"


홀딱 반해버릴 정도로 자신감 맥스인 캐롤의 미소를 끝으로 화면은 암전되었고, 이윽고 엔딩 스크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우리 She is Legend가 제공한 테마곡과 함께.

우리들의 노래가 이렇게 영화에 쓰이는 것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캐롤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것에 대한 기뻐서가 절반, 그리고 She is Legend가 이렇게 인정받고 있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이 절반이다. 

어느 쪽이든 안좋은 마음같은건 전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윳키는 꼭 그렇지만은 않았던것 같다. 

이전에 군 주도 하에 전 부대를 대상으로 진행됐던 영화 감상회에서의 일이다. 

거기서 시종일관 바보같다는 눈을 유지한채로 영화를 감상하던 윳키는 엔딩 스크롤이 올라올때즈음엔 안절부절 못해하며 우왕자왕 눈을 돌리고 있었다. 

그렇게 부끄러워할 필욘 없었는데 말이지.

그녀는 자신의 실력이 부족하다고 여기는것 같았지만 내 눈에는 그건 너무 겸손이 심하다. 

윳키의 솜씨는 충분히 프로에서도 먹힐 수준이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의 드럼 소리에는 그녀가 지금 얼마나 즐거워하고 있는지가 담겨있는걸. 

아마 그런 말을 건네면 분명 무슨 소릴 하는거냐며 바보를 보는듯한 얼굴로 날 바라보겠지만.


(…그런데, 나 왜 지금 윳키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건데?)


기껏 영화보러 와놓고서. 다시 스크린으로 눈을 돌리자 거기에 있던건 END라는 글자 하나.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사이 전부 끝나버린 것 같다. 조금 아까운 짓을 해 버렸다.

서서히 불이 들어오는 관에서 나는 옆자리로 고개를 돌려 ─물론 그곳엔 아무도 없었지만─ 그곳에 놓아둔 다 먹은 팝콘통을 들고 일어났다.


(캐롤의 영화는 최고였지만…)


이 답답함은 아직 해소되지 않은 것 같다.



* * * * *



다음으로 찾은 곳은 게임센터. 영화관과 같이 플레이버 거리에서는 절대 빼놓으면 안되는 시설이다.

문을 열자 맨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공간을 꽉 채우고 있던 인형뽑기 기계들.

상품은 인형만이 아니고 과자에 봉제인형에 기타 잡동사니 등등 아무거나 골라잡으면 된다. 

그렇게 가게 안을 둘러보다 어느 구석의 작은 인형뽑기 기계 앞에 있던 낯익은 두 사람을 발견했다.

저 두 사람도 이쪽을 향해 방긋 웃는걸 보니 아마 내가 들어오는 걸 본것 같다. 나도 따라 웃으며 그곳으로 다가갔다.


"카레링, 츠카삿치, 지금 데이트 중?"

"그, 그런거 아냐!! 그렇지 아사쿠라?!"


그렇데 농담삼아 말을 건네니, 아까까지 우아하게 웃고 있던 츠카삿치가 갑자기 당황하여 급하게 옆에 있던 소녀에게 동의를 구하려들었다. 

그렇게 당황하니 오히려 역으로 수상하다. 한편 옆에 있던 소녀는 그 이름대로 가련한 미소로 얘기했다.


"츠카사에게 인형뽑기 하는 요령을 알려주고 있었어."


긍정하는건지 부정하는건지 알 수 없는 말이다. 하지만 어쩐지 그 미소에서 왠지 모를 프레셔가 느껴지고 있다. 

일단 추궁은 그만두는 편이 좋을것 같다. 역시 이런 곳에서 죽고 싶진 않으니까. 

나는 대신 츠카삿치에게 다시 시선을 돌렸다.


"츠카삿치가 인형뽑기? 의외네."

"역시 루카도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이것봐 아사쿠라, 나는 인텔리한 캐릭터라구."

 

인텔리? 라고 순간 태클을 걸 뻔했지만 애써 참아냈다. 

아아 그러네, 하고 설렁설렁 받아준 후 나는 말을 계속했다.


"그래서, 갑자기 어쩐 일로 인형뽑기를?"

"그게……"

 

힐끗거리며 카레링을 보다가 갑자기 얼굴이 빨갛게 되어 고개를 숙이는 츠카삿치였다.


"비, 비밀이야!"


나는 보충설명 좀 해달라며 카레링을 바라봤지만 카레링은 그저 곤란하단 얼굴로 쓴웃음만을 지을 뿐이었다.


"나도 잘 모르겠어. 나도 방금 막 츠카사를 만난 거니까."

"어라? 계속 같이 있던거 아니었어?"

"아냐, 정말 우연히 만난거야. 그, 너무……… 츠카사가 못하고 있는게 보여서, 그래서 이렇게."

"으으으으……"


아까까지 고개만 숙이고 있었던 츠카삿치가 지금은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 


"그치만 처음이었는걸……"

"괜찮아 츠카사. 처음엔 누구나 못하는 거니까. 그리고 처음보다 확실히 더 늘었는걸. 그러니까 힘을 내."

"아사쿠라……"


내밀어진 손을 받아 다시 일어선 소녀는 약간 촉촉해진 눈동자로 다시 뽑기기계를 마주했다. 


"고마워 아사쿠라. 잘 지켜봐줘 나 반드시 저 봉제인형을 뽑을 테니까!" 

"바로 그 마음가짐이야 츠카사!"


그리고 나는 완전히 낙동강 오리알이다.

그냥 몰래 다른데로 가버릴까? 하고 있던 찰나 크레인의 세개의 손톱이 빙글빙글 돌면서 아래로 내려가…… 그대로 인형을 들어올렸다.


"해냈다……!"


덜컹, 하고 인형은 상품을 꺼내는 출구로 떨어졌다. 

빨간모자 느낌의 귀여운 고양이 마스코트. 환호성과 함께 츠카삿치는 자신의 전리품을 옆의 소녀에게 보였다.


"아사쿠라! 봐봐! 나 해냈어!"

"축하해, 츠카사"


어린아이같은 츠카삿치와 어머니와 같은 눈길을 보내는 카레링. 정말 흐뭇해지는 광경이다. 

카페테리아에서 있었던 그 사건 이후로 둘의 관계는 점점 더 발전해가고 있다. 동료로서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


그렇게 홀로 객석의 팬마냥 기뻐한 후에, 나는 시선을 주위의 뽑기 기계로 돌렸다. 츠카삿치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하고 싶어졌으니까. 

인형뽑기는 오랜만인데, 마지막으로 한게 언제였더라… 자신의 추억을 더듬으며 나는 기기 안의 경품들을 물색했다. 

아, 그래 이게 좋겠다.


"그래서, 그… 이거."

"응?"

"아, 아사쿠라에게 선물로……!"


동전 대신 전첩을 카드기에 대고 나서, 횟수는…… 우선은 딱 한번.

제대로 버튼의 불이 깜박이는걸 확인한 후에 나는 크레인을 조작했다.


"괜찮아? 츠카사가 갖고 싶어했던 거잖아?"

"괜찮아! 사실 이려러고 온 거였어. 항상 그…… 나와 사이좋게 지내주니까 아사쿠라는! 그 보답이야! 그러니까 사양하지 말고 받아줘!"

"후후, 그렇구나. 그렇다면 사양하지 않을게. 고마워, 츠카사."

"처, 천만에."


노리고 있던 인형을 크레인이 포착했다. 그 세 개의 손톱이 제대로 들어갔는지 들어올려도 인형은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그대로 무사히 출구 위까지 이동한 크레인은 자신의 손을 놓았고, 그와 동시에 팡파레가 울려퍼졌다.


"아자!!"

"어, 어떻게?!"

"어?"

 

전리품을 안은채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츠카삿치가 너무 당황하며 내 쪽을 보고 있었으니까.


"어떻게 한번에 인형을 뽑아낼 수 있는 거야?!"

"엥? 갑자기 나한테? 둘이 분위기 좋았잖아. 나 신경 안쓰고 계속해도 되는데."

"신경쓰인단 말야!! 눈앞에서 인형뽑기 하고 있으면 안보고싶어도 보게 된다구! 그렇게 보고 있었더니 한번에 뽑아 내잖아! 그럼 놀랄 수밖에 없잖아!"

"뭐, 초심자의 운 같은거 아닐까? 나도 일단 이 부대에 온 이후로 처음 해보는 거라서."

"나는 그런거 전혀 없었는데?!"

"뭐 뭐~"


나는 들고 있던 봉제인형의 손으로 츠카삿치의 어깨를 토닥토닥거렸다. 

그리고는 인형을 봉투에 넣고 나는 몸을 뒤로 돌렸다.


"그럼 나는 이제 그만 가볼게. 즐거운 데이트 시간 보내~!

"응. 이따가 봐, 루카"

"에에?! 그러니까 데이트 아니라… 지금 안듣고 있지 루카?! 아니라구우!!"


츠카삿치의 아우성을 들으며 나는 건물 밖으로 나왔다. 등 뒤의 자동문이 닫히면서 단숨에 고요함이 찾아왔다. 

나는 그 고요한 거리에서 기지개를 켰다.

두 사람 덕분에 나름 괜찮은 기분 전환이 된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인형도 생기고, 정말이지 좋은 일 뿐이다. 

봉투 속을 들여다보니 절로 입꼬리가 느슨해졌다.

밝은 에메랄드색의 눈동자가 돋보이는 검은 고양이 인형. 목에 조그맣게 감겨있는 빨간 리본이 앙증맞다. 

약간 언짢아 보이는 표정 또한 이상하게 귀엽게 느껴진다.


(……선물, 인가)


두 사람이 선물을 주고받는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나도 이 인형을 선물로 주면 그렇게 좋아해줄까. 한번 상상해보았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잠깐만, 너무 안어울리잖아…!)


그녀가 인형을 안고 있는 모습이라니, 너무나도 그녀의 이미지와 어긋나 있다. 

너무 어긋나 있어서 웃음이 나오는걸 참을 수가 없다. 분명 그녀도 빨개진 얼굴로 부정하려 들 것이다. 

"내가 이런거랑 어울리는 사람으로 보이냐구!" 라면서 말야.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받은 인형을 함부로 다루진 않을 것이다. 그녀에 대해선 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 

그 험한 말로는 숨겨지지 않는 상냥함이 그 안에 있다는걸 잘 알고 있으니까. 

분명 아껴줄 것이다. 그래줬으면 좋겠다.


아직 찾아오지 않은 미래의 일을 생각하며 나는 다시 인형을 봉투 속에 넣었다.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까. 그것이 벌써부터 기대가 되어서 견디기가 힘들었다.



* * * * * *



"오, 루카 니도 왔나?"

"수고 많으셨습니다 루카 씨!"


뭔가 달달한 거라도 사려고 들른 편의점에서 마침 또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오타마님도 수고했어!"


라면서 가볍게 오타마님의 경례를 받아줬다. 그렇게 말은 했어도 오늘은 쉬는날이라 특별히 수고한건 없었지만. 

거기에다 츳코미를 거는건 너무 센스없는 짓이다.


"두 사람도 데이트 중?"

"머라카노. 걍 같이 돌아댕기는그 뿐이레이."

"메구밍. 세간에선 그런걸 데이트라고 불러. 그렇지? 오타마님."


히죽대면서 나는 바통을 군모를 쓴 소녀에게 넘겼다. 그 소녀는 눈을 끔벅거리며 약간 곤란한 얼굴로 웃고 있었다.


"데이트, 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그렇게 계속 곱씹으며 그녀는 말을 이어갔다. 


"전, 그저 메구미 씨와 이렇게 함께 다닐 수 있단 것만으로, 너무 기뻐서요…… 이제 두번 다시, 이렇게 메구미 씨와 함께 웃을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불안했었거든요……"

"타마……"

"오타마님……"

"죄, 죄송합니다. 분위기를 너무 어둡게 만들어 버렸어요…! 하지만 이젠 괜찮아요! 이렇게 메구미 씨가 돌아와줬는걸요!"


메구밍과 동시에 자신의 눈가를 눌렀다. 이 얼마나 씩씩하고 갸륵한 아이란 말인가. 

그 미소만으로 마음이 정화되는 것만 같다. 이런 순진무구 그 자체인 아이에게 나는 무슨 저속한 말을 건넨 거지? 

그런 나의 어리석음에 하늘을 우러르고 싶을 정도였다.


"메구밍……"

"머, 머꼬……?"


기분탓인지 정말로 눈물을 글썽이는것 같은 소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부디 오타마님과 행복해라……"

"야 니 지금 몇단계를 건너뛰는 긴데!!!"

"응?"


손을 뿌리치며 커다래진 눈으로 소리치는 메구밍. 그런 메구밍을 보며 나는 어리둥절하고 있었다. 

내가 뭘 잘못 말한게 있나?


"니 내가 머 결혼이라도 할라카는 그츠럼 말하네?!"

"어? 결혼하는거야?"

"하긋냐!! 니 방금 말 누가 들으도 그리밖이 안 들린다고!!"

"어이어이 메구밍, 난 그냥 두 사람의 행복한 데이트를 빌었을 뿐인걸. 그걸 어떻게 들어야 그런 식으로 듣게 되는 거야?"

"'오타마님과 행복해라…' 같은근 보통 막 결혼할 아한티나 하는 말 아이가! 글고 내 데이트 아이랬제! 걍 같이 돌아댕기는그 뿐이라 캤구마 분맹히!!"

"메구밍. 세간에선 그런걸 데이트라고 불러. 그렇지? 오타마님."

"그러네요. 데이트, 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까도 캤다이가 그그는!! 멀 또 쓰잘데기없이 루프타려 할라카노! 타마 니도 고마 받아주레이!"


거기까지 말하고 나서, 소녀는 겨우 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많이 피곤한것 같아. 

감정에 기복도 심해보이고 어쩌면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걸지도. 나는 진열대에서 상품을 하나 꺼내서 살며시 메구밍의 눈앞에 내밀었다.


"머꼬 이건… 크림 찹쌀떡이가?"

"응. 피곤할땐 역시 달달한게 최고지."

"이기 다 누구 때문인디…… 뭐 주는그는 고맙기 받겠지만. 잘 무께─"

"아, 찹살떡 하나에 113GP 되겠습니다."

"여거를 또 내 돈내고 묵으라꼬─!!!"

 

라면서도 순순히 찹쌀떡을 받는 메구밍.

 

"긋보단, 여 또 크리미가… 내를 아주 크리미에 빠트리삐고 싶은갑네……"


라면서 중얼거리고 있었지만 그래도 싫어하는거 같진 않아 보인다.

흐뭇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나서 옆에 소녀에게 다시 시선을 옮겼다. 

우리가 짧은 만담을 하고있던 사이 그녀의 흥미는 디저트 쪽으로 간것 같았다. 

진열대 앞에서 팔짱을 낀 채로 므므므 하며 고심하고 있는 오타마님이었다.


"오타마님. 뭐 먹고 싶은거 있어?"

"그것이, 고민중이에요…… 메구미 씨가 먹고있는 찹쌀떡도 맛있어 보이고… 이 커스터드 에클레어도 맛있어 보이고…"

"둘다 사먹으면 되지."

"이 무슨 악마의 속삭임! 저도 모르게 따르고 싶어져요! 하지만 그러면 안돼요! 요즘 체중이 약간… 해서요."


내 제안에 한순간 눈동자가 흔들렸지만 금방 의지를 다잡은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 의지는 굳건해 보인다. 

그리고 "루카 씨는 신경쓰지 말고 쇼핑을 계속해 주세요!" 라는 말까지 들었다면 이 의지는 존중해줄 수밖에 없다. 

오타마님에게서 시선을 돌려 나도 진열대의 디저트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럼 뭘로 할까? 아까 내가 산 찹쌀떡도 무시하기 힘들고, 오타마님이 아까 말한 에클레어도 조금 궁금해졌어. 

푸딩도 젤리도 다 맛있어보이고. 그냥 조금 무리해서 케이크를 사는 것도─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는 와중 어떤 빵이 눈에 들어왔다.


(이건…)


무의식적으로 그걸 집었다. 일본의 상징인 도라야키에 서양의 상징인 푸딩이 들어가 있는 디저트. 그 빵은,


(윳키가 좋아하는 거였지……)


이전에 편의점에서 윳키가 해줬던 얘기가 떠올랐다. 

'한때' 이것에 빠져서 이것만 찾아먹었자는 얘기였지만 아마 지금도 자주 먹는것만 아닐뿐 좋아하는건 변함없을 것이다. 아니면 그렇게 열변을 토했을리가 없잖아.

이걸 윳키한테 준다면


(기뻐해주려나……)


오늘 생각했던 그 무엇보다도 좋은 생각인거 같았다.

그래, 지금 윳키랑 히구밍은 두뇌 노동을 한다고 피곤할거야. 그런 두 사람에게 당분을 공급해 주는거니, 전혀 이상하지 않아. 오히려 흐름이 자연스럽잖아.


그 다음부터는 속전속결이었다. 푸딩 도라야키를 두 개 집어서 계산대에 가져 가 구매했다. 

"그면 내랑 반띵해 묵는그 으띃노 타마? 그면 두개 다 묵을수 있데이" "그래도 괜찮나요?!" 라고 화기애애한 대화를 이어가는 두 사람에게 

한마디 작별인사를 건네고 나서 나는 그대로 가게 밖으로 나섰다.


목적지는 연구소. 발걸음은 오늘 어느때보다도 가볍게 느껴졌다.



* * * * *



"…………"


건물 안. 어느 문 앞에서 심호흡을 내쉬었다. 손에 들고 있는건 푸딩 도라야키 두개와 인형이 담긴 봉투.

이건 어디까지 간식을 건네주려고 온 것 뿐이다. 휴일에도 계속 일하고 있는 그녀들에게 주는 간식. 

결코 일을 방해하러 온 것이 아니다. 엿보려고 온 것도 아니다. 어디까지 간식을 주려고 온거다.


그렇게 자신을 타이르면서 문을 최대한 조심스럽게 열었다. 그리고 살짝 열린 틈 사이로 안을 살펴본다.

저기 있다. 방의 중앙에. 잘 모르는 기계나 서류들이 한가득 쌓여있는 그곳에 두 소녀가 나란히 일하고 있다. 

타닥타닥 하며 키보드 위를 내달리는 손가락, 그리고 탁! 하는 소리와 함께 그 움직임이 멈췄다.


"후……"


그대로 의자의 등받이에 축 늘어진 소녀. 피곤함이 역력했지만 그 얼굴은 성취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벌써 끝났나? 여전히 빠르군."

"뭐, 이게 내가 유일하게 자신있어하는 거니까. 히구치 너는?"

"나는 좀 더 걸릴거 같군. 앞으로 몇 분 정도인가." 

"그래? 그럼 이대로 기다려줄게."

"먼저 돌아가도 별로 상관없다만."

"뭐, 이번 주동안 몇시간을 함께 일했는데, 몇분 정돈 기다려줄수 있어."

"훗…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아무래도 윳키 쪽은 전부 일단락된 것 같다. 간식을 주기엔 더없이 좋은 타이밍이다. 

하지만 몸이 움직여지지가 않는다.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광경에서 눈이 떨어지질 않아.


"그건 그렇고, 아깝군."

"뭐가?"

"너 정도 되는 녀석이 세라프 전투원으로만 쓰이는건 역시 아까워. 지금부터라도 연구원으로 일해보는건 어때? 원한다면 내가 직접 추천서를 써줄 수도 있다."

"말은 고맙게 받아들일게. 하지만 미안. 그 제안은 받아들이지 못할거 같아."

"호오. 어째서지?"

"지금 생활이 마음에 들어서 말야. 다른 특별한 이유가 생기지 않는 이상 그 일상을 버리고 싶지 않아서."

"그렇군. 그럼 그 특별한 이유가 생긴다면 나한테 말해라. 즉시 너를 이곳에 뿌리내리게 해줄 테니까. 안심해라. 어차피 이곳은 만년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니까. 일이라면 썩어돌 만큼 쌓여있으니 말이다."

"안심하라니…… 그거 정말로 권유하는 말 맞아? 하지만 뭐, 그렇게 고평가해주니 그건 기분좋네."


윳키가 웃고 있었다. 히구밍도 평소대로의 못마땅한 얼굴이 아니다. 거짓말같이 표정이 풀려 있었다.

대화 자체는 그렇게 특별한건 없었다. 평소 31A의 대화에 비한다면 기복도 적고 오히려 너무 담담하게 이어나가 불편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 사이에 흐르는 공기는 약간 달랐다. 말하자면 일종의 '신뢰' 가 그 자리에 있었달까. 

무엇보다, 윳키가 그렇게나 온화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


무심코 반 보, 뒷걸음질쳤다. 끼익하며 닫히는 문을 뒤로 두고 나는 연구소를 뛰쳐나왔다.

아무것도 보지 않고 거리를 내달렸다. 갈데 없는 답답함을 품은 채. 

손에 들고 있던 봉투가 마치 날 비난하듯이 바스락거렸다.


──아, 결국 못 건네줬네 이거.


문득 후회가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생기지 않았다. 그저 혼자 있고 싶어졌다.

그렇게 뛰어간 곳은 숲속의 너무나도 익숙한 공간. 나는 스튜디오의 계단을 타고 내려가 기타를 들고 의자에 앉았다. 

튜닝도 적당히 한 채로 나는 바로 현을 튕기기 시작했다.

가사도 멜로디도 전부 즉흥이다.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지금 이 기분을 쏟아내기 위한 노래다. 

그러면 이 답답함도 조금은 해소될거라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일이란건 생각대로 흘러가진 않는 법이다.


(전혀 개운해지지 않아……)


뒤죽박죽 얽혀있는 이 기분은 풀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부르면 부를수록, 기타를 치면 칠수록, 반대로 늪으로 들어가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건… 글러먹었네……)


나는 기타에서 손을 뗐다. 그와 동시에 등 뒤에서 철컥 하는 소리가 났다. 그 뒤에 있던건───


"………… 윳, 키"


멍하니 그 이름을 입에 담았다. 대체 언제부터 있었던 거야? 은발의 소녀는 어딘가 당황스러운 얼굴로 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그때도 지금과 비슷했었지. 그때도 나는 지금처럼 혼자 기타를 치며, 누구에게도 털어놓니 못할 감정을 노래로 쏟아내고 있었어. 

그리고 그때도, 그걸 들어주고 있던건 너였지.

그때와 같아. 다만 다른거라면, 지금 네 표정과 지금 내 기분, 두가지 뿐이겠지.


"왜 여기 있는거야? 히구밍 안 기다려줘도 돼?"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에 나 자신도 놀랐다. 이렇게 가시돋친 말이 나올줄은 나도 몰랐는데.

아마 그녀도 나와 같은걸 느꼈을 것이다. 그녀는 순간 내 말에 움찔한 듯이 입을 다물더니, 

그리고 잠시 숨을 내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역시, 너였구나 아까 연구소에 있던 사람은."


아, 하고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실수했다.


"루카."


그녀가 나를 향해 몸을 굽혔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나를 들여다 보려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페리도트의 눈동자가 눈에 비쳤다.


"무슨 일 있었어?"

"딱히, 아무것도."

"방금 그 노래, 평소에 너답지 않았어."


무심코 이를 악물었다. 그런 거, 네가 말 안해도 알아.


"기분 탓이야. 딱히 아무것도 아니니까."

"……루카."

"괜찮다고. 그러니까 그냥 내버려 둬."


그러지 마. 그렇게 상냥한 얼굴로 보지 마. 이 삐뚤어진 속마음을 보려고 하지 말아줘.


"루카. 무슨 고민이 있는거라면, 나한테──"

"내버려 두라고 했잖아!"


탁, 하고 충동적으로 건네진 손을 쳐냈다.


"아……"


퍼뜩 정신이 들었다. 싸악 하고 얼굴의 핏기가 빠지는게 느껴졌다. 

저질러버렸다. 난 그럴 생각은───

그리고 그때 윳키의 표정은, 지금껏 윳키의 그런 멍해진 표정은 본적이 없다. 

그녀는 머리가 상황을 따라가지 못한건지 내게 맞은 손과 나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이윽고 자신의 손을 꽉 움켜쥐었다. 

뭔가 정말로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것 같은, 그런 얼굴이었다.


"미, 미안해. 내가……"

"아냐…… 내가 너무 무신경했어. 미안……"


내가 하려는 말을 그대로 묻으려는 듯이, 그녀는 내 말을 가로막으며 내게 사과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째서 윳키가 사과하는거야? 누가 봐도 잘못한건 나잖아.

지금 빨리 무슨 말이라도 해야 돼. 당장 사과를 해야── 마음 속에서 후회와 죄책감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하지만 막상 말을 하려고 해도 입은 움직이지 않는다. 애초에 무슨 말을 해야 되는 거지? 그냥 사과만 건네고 무마할 수도……


어색한 침묵만이 이어지던 중, 그녀는 어색한 미소을 띄우며 말했다.


"미안해. 방해해서. 그만 가볼게. ……그럼."


그렇게 그녀는 발걸음을 돌려 스튜디오를 나섰다.


그때 "잠깐만" 이라는 말이라오 했다면, 무언가가 바뀌었을까. 

하지만 나는 결국 그녀가 문을 나설 때까지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쾅, 하는 큰소리와 함께 문은 닫혔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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