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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창작] 아주 평범한 들실장 -1-

가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20 22:57:19
조회 865 추천 15 댓글 1
														







후타바 공원.





들실장들의 갑작스러운 번식으로 인적이 뚝 끊긴 후 평가에서 해골 세 개를 받았던 작은 공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공원은 상당한 수의 들실장으로 인해 평판이 매우 좋지 않은 장소 중 하나였다.


실장석이란 그저 수만 많으면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이 공원의 들실장들은 질적으로도 매우 나쁜 축에 속하는, 즉 소위 말하는 똥분충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 이 곳의 진정한 단점이었다.





민폐를 끼지지 않는 착한 실장석, 소위 말하는 '양충'들은 들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더욱이 자원이 부족한 이런 공원에서는 그 문제점이 더했다.


작은 공원일수록 공간과 자원이 한정된다. 한정된 자원은 늘어난 들실장들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이 곳 또한 마찬가지였다. 공원의 쓰레기봉투는 늘 찢어져 있었고 수많은 들실장들이 사육실장으로 삼아달라는 말을 반복하며 공원을 찾은 행인에게 탁아나 투분 등의 행위를 일삼았다.


그 결과 주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고 얼마 전 업체에서 대대적으로 구제작업을 실시하게 되었다.





구제 작업이 완료된 후 공원 입구를 지날 때 마다 운치를 던져대던 실장석이 사라졌다.


화장실 문을 열 때마다 변기에 앉아 출산하던 실장석 또한 보기 어려워졌다.


이제 편의점에서 물건을 산 후 손잡이를 둘둘 말아 주머니에 쑤셔넣는 번거로운 행동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이 모든 삶의 질 상승이 단 한번의 구제 작업 후에 일어난 것이었다.





하얀색 보호복과 마스크를 입고 빠루를 든 전문 구제업자들.


무심하게 휘둘러지는 흉기에 맞아 저만치 날아가는 들실장들.


공기중에 퍼지는 적록색의 무언가, 눈물인지 운치인지 피인지 모를 그것들이 흩뿌려 지던 그날.


그 날 이후 지역 신문에는 공원 내 서식하는 모든 들실장들이 멸종했다는 소식이 실렸다.





보통 구제업자들이 공원을 한 바퀴 돌면 보스 실장을 포함하여 거의 모든 들실장이 절멸된다.


그러나 가끔 그런 재난 속에서도 살아남은 개체가 나온다. 영악해서 살아남는다기 보다는 운이 좋아 살아남은 개체,


실장석 구제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인간들 상대로 실장석이 영악해 봤자 얼마나 영악하겠는가


어줍잖은 꾀를 내다가 빠루에 두 동강이 난 실장석들은 지금까지 수 없이 많았다.


지금 공원에 남아 있는 극소수의 들실장은 그저 운이 좋은 실장석일 뿐이다.





여기 공원 화장실 근처에서 배회하고 있는 실장석 또한 그 중 하나였다.


평소보다 두꺼워진 몸과 점점 붉어지는 두 눈을 가진 실장석은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데스우우우웅!! 곧 자가 나오려는 데스!! 빨리 물을 찾아야 하는 데스!!"


출산이 임박한지 빨간 양 눈을 깜빡이며 뒤뚱뒤뚱 화장실에 들어오는 성체실장, 그 뒤로는 세 마리의 자실장이 뒤따른다.





"테에... 차녀 오네챠, 와따치 드디어 이모토챠가 생기는 테치?"


"그런테치, 곧 마마가 새로운 자들을 낳는 테치, 삼녀챠의 이모토챠들인 테치!!"


"기쁜테치! 와따치도 마마의 출산을 돕는 테치!!"


"삼녀챠는 착한 이모토챠인 테치, 새로 태어날 이모토챠들에게 좋은 오네챠가 될 거인 테치"





임신한 탓인지 평소보다 좁은 보폭의 마마, 세 마리의 자실장들은 그런 마마의 뒤를 쫄래쫄래 따라오며 저마다 새로이 출산하는 자들을 향해 기대감을 표출한다.


그중에서도 특히나 삼녀의 기대감은 대단했다. 집에서는 항상 자신이 막내였다. 그런 자신에게도 드디어 여동생이 생긴다. 마음 속으로만 그려왔던 여동생이 태어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한다.


언니들에게 자신의 바램을 말한 삼녀는 여동생들이 태어나면 잘해줘야지, 난 좋은 언니가 될 수 있을거야 하며 행복회로를 돌린다.





"데에에... 겨우 도착한 데스."





자실장들이 저마다의 바람을 말하고 있을 때 어느덧 친실장은 화장실에 도착했다. 그 후 친실장 답게 능숙한 솜씨로 변기에 앉아 출산을 준비하며 자들에게 말했다.





"데스우웅... 이제 마마는 새로운 자들은 낳는 데스, 장녀챠, 차녀챠, 삼녀챠, 새로운 이모토챠들을 잘 환영해 주는 데스."


"""하이테치 마마!!"""





자신의 말에 씩씩하게 대답하는 자들.


출산으로 인해 정신 없는 와중에도 친실장은 따뜻하게 자신의 자들을 바라봤다.


장녀로써 여동생들을 잘 챙기는 장녀, 자매 간 중간다리 역할을 잘 해주는 차녀, 막내답지 않게 의젓한 삼녀.


셋 다 자신에게 너무 과분할 정도로 좋은 자들이다. 친실장은 새로 태어나는 자들 또한 오네챠들을 닮아 좋은 자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으며 태교를 시작했다.





"뎃데로게~ 뎃데로게~ 자들은 어서 나오는 데스웅~ 마마와 오네챠들이 기다리는 데스웅~ 세레브한 실생 기다리고 있는 데스웅~"





한 두번 출산해 본 경험이 아닌 듯 친실장은 능숙하게 출산을 유도한다. 이윽고 친실장의 양 눈이 완전히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잠시 후 총구에서 점막에 쌓인 자실장 한 마리가 세상의 빛을 보았다.





찰팍-


"테치잇~! 마마! 낳아줘서 고마운테츄!"


"오로롱... 착한 자인데스..."


데찹- 데찹-





태어남과 동시에 자신에게 감사를 표하는 자실장, 친실장은 눈물을 흘리며 정성스레 점막을 햩아 준다.


이윽고 자실장의 몸에 묻은 점막이 전부 떼어졌다. 친실장의 품에서 벗어나 두 발로 딛고 일어선 자실장, 태어났다는 감정을 느끼기도 전에 눈물을 흘리며 달려온 다른 자실장이 자신을 끌어안았다.





"테에에엥~~ 와따치! 드디어 이모토챠가 생긴 테챠아아아!! 반가운테치! 와따치가 오마에의 오네챠인 삼녀인테치!"


"테에... 삼녀 오네챠인 테치? 그럼 와따치는 사녀인테치? 잘 부탁드리는 테치 오네챠!"


"와따치는 차녀 오네챠인 테치! 잘 부탁드리는테치 사녀챠!"


"반가운테치 차녀 오네챠! 그럼 이 오네챠가 장녀 오네챠인 테치?"


"그런테치, 와따치가 장녀인테치, 가족이 된 걸 환영하는테치!"


"하잇테치!!"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혼란스러울 텐데도 금세 언니들과 어울리는 사녀.


새로운 여동생을 환영하는 자들과 벌써부터 언니들을 좋아하는 새로운 자. 보고 있으면 무척이나 훈훈한 광경이다.


친실장은 따스한 눈길로 그들을 한번 바라본 후 아직 끝나지 않은 출산에 집중한다.





"뎃데로게~ 남은 자들도 어서 나오는 데스웅~ 가족이 많다는 건 행복한 데스웅~"


"테치테치~ " "테프프~" "레치레치~" "레훗~"





한 번 출산한 탓인지 그 이후의 출산은 어렵지 않았다. 새로운 자들이 나올 때 마다 친실장은 정성스럽게 점막을 햩아 준다.


여러 마리가 동시에 나와 점막을 햩기 곤란할 때는 먼저 태어난 자들이 햩아주었다.





출산을 마친 친실장은 다시 자들을 확인한다.. 이번 출산으로 나온 자들은 자실장 셋 엄지 둘, 구더기 다섯으로 총 10마리다. 다산을 주로 하는 실장석으로는 딱 평균적인 수.


기존의 자들까지 합하면 총 13마리이다. 친실장을 새롭게 탄생한 대가족을 따뜻한 눈길로 본다.


특이한 점으로는 생각보다 구더기의 수가 많았다. 한 마리도 빠짐없이 점막을 햩아 준 것에 비하면 아쉬운 숫자다.


잡아먹지 않는 한 구더기는 치열한 들실장 세계에서 식량만 축내는 짐덩어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타의 들실장들의 사고와는 다르게 이 친실장은 구더기 또한 자신의 사랑스러운 자라고 생각하는 친실장이었다. 차별할 수 없었다. 구더기건 엄지건 모두 자신의 소중한 자들이다.


친실장은 출산현장을 마무리하며 새로 태어난 자들을 한데 모았다.





"반가운데스! 와따시가 오마에들의 마마인데스! 다들 잘 태어나줘서 고마운데스!"


테치테치- 레치레치- 레후레후-





대답은 없지만 다들 빛나는 눈빛으로 친실장을 바라본다.


아직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혼란스러운 탓인지 눈 앞의 마마에 더더욱 집중할 수 밖에 없는 탓이리라.


수많은 자들이 자신만을 바라보는 광경에 친실장은 알게 모르게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윽고 자들을 향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오네챠들은 엄지챠들을 챙기는데스, 구더기쨩들은 마마에게 오는데스."





친실장은 준비해 온 편의점 비닐봉투에 구더기들을 담았다. 조심스러운 손길로 겹치지 않게, 누르지 않게 아직 어린 자들을 챙긴다.


여기서 골판지 집 까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


팔 다리 없이 기어가기만 해야 하는 구더기들은 이러한 친실장의 도움이 필요하다.


구더기들을 담은 비닐봉지를 조심스레 들고 뒤를 바라본다.


두 마리의 엄지는 오네챠들의 손을 꼭 잡고 있다. 빠진 자가 있는지 마지막까지 확인한 친실장이 말했다.





"데프프... 새로운 가족이 생겼으니 오늘은 무척 기쁜 날인데스. 이제 집으로 가는데스,"


그렇게 어느 들실장의 출산이 평화롭게 끝났다. 아니 그렇게 끝났어야 했다.





"와~ 이거 다 네가 낳은거야? 한 번에 이렇게 많이 낳다니 너 정말 대단하구나?"





머리 위에서 낮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이 순간 일부러 생각에서 지운 존재, 절대 마주치고 싶지 않은 존재의 목소리다.


친실장은 화장실에서 나오자 마자 들이닥친 거대한 그림자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한 채 얼어붙었다.





"응? 묻잖아~ 전부 네가 낳은 것들이냐고?"


친실장의 앞에 선 거대한 인간은 웃고 있었다. 목소리도 아주 상냥했다.


하지만 친실장의 마음 속은 이미 거대한 두려움으로 삼켜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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