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한 뒤 나는 대학 문화를 경험해보고
싶어 2학기 즈음 동아리에 들어갔었다
매주 동아리 활동을 하고
회식도 해보고 축제 참여도 했었다
근데 모두 끝나고 보니 마음 깊숙이
왠지 모를 불편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지금은 알지도 모른다

인싸랑 아싸는 확실히 달랐다
아싸가 눈치가 없어서 뭐 그렇다 하지만
나는 눈치도 있고 분위기도 읽을 줄 알았다
문제는 관심영역 외에 일상적인 상식이
부족했고 분위기를 맞출 능력도 부족했다
동아리에 들어갔어도 소속감보다 항상 겉도는 느낌..
더 나아가서는 내가 여기에 있으면 안되는 느낌...

언제는 비공식 술자리 참여 인원을 조사하길래
참석 의사를 밝혔더니 5분 뒤에 술자리가 취소되었다
나 때문인지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과한 망상으로
생각하고 딱히 의미를 두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따로 연락해서 술자리를 가졌다고
참석했던 한 분이 내게 말해줬다. 당시에는 양심 때문에
말해줬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는 이것 또한 나를
내보려고 일부러 말을 해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후 계속 남아있다면 동아리 인원들도 나도
불편해질 것 같아서 학기를 끝내고 바로 탈갤 했다
관계를 맺는게 서로에게 불편함으로 돌아온다면
애초에 그런 관계를 계속 지속할 필요는 없었다

아싸 9년차
대화할 일이 많이 없다보니 어쩌다가
말을 꺼내게 되면 삑사리가 자주 난다

하지만 내 할 거 하고 갤질하고 이벤트가 없는
무미건조한 삶이 나에게는 너무 편안하다
그렇게 잘 살아가던 요즘 그가 내 영역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