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개봉했을땐 포스터만 보고 유약한 미소녀 앞세워서 일본 이 피해자 코스프레하려 만든 그런 영화인줄 알았음

근데 시간이 지나고 맨발의 겐,NHK 스페셜 다큐멘터리 731마루 타편과 같이 자국의 역사를 비판하고 반성하는 반전주의 작품을 보고 일본이 제작한 전쟁 관련 미디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가 지게 됨

이것저것 찾아 보다가 이 작품도 그런 류라는 걸 알게되었음 근데 완전판은 못 찾겠더라고..?

그래서 그냥 국내 개봉작 봤음ㅎ

처음 분위기는 다이쇼 시대 일본인의 소박한 일상물인데 중간중 간에 전시상황인걸 느끼게 해주는 요소들 덕분에 긴장 유지하면 서 봄

스즈의 성격도 그렇고 영화의 분위기를 단번에 바꾸게 한건 아무 래도 하루미의 죽음이라고 생각 하루미의 죽음 전과 후로 작품 분위기가 바뀌는데, 하루미의 죽음 이 없었더라면 천황의 패전 선언에 스즈가 그렇게까지 분노하진 않았을것 같더라

스즈는 아이를 가질 수 없음-가족 구성원 중 유일한 어린아이였던 하루미의 죽음-전쟁에 대한 분노-전쟁 고아를 입양한 스즈 이 작품은 구조적으로 정말 잘쪄여 있다고 느낌

전쟁에 대해 별 생각없고 먹고 살기 바쁜(당연한거지만)스즈가 갑 자기 화내는 장면은 이질적인 느낌이었지만 이건 스즈가 왼팔을 잃고 평소에 잘만 해내던 집안일도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힘들어 하는 모습을 떠올려 스즈의 감정선을 이해할 수 있었음

왼팔을 잃은 것도 스즈가 전쟁에 대해 회의감을 느꼈던 것과 서로 유기적으로 엮었더라고?

하루미의 손을 잡았던것도,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것도, 입술에 연 지를 바를수있었던 것도, 전부 오른손이 있었기에 할 수 있는 일 이었음.

이건 아무리 소박하다곤 하지만 일본 국민들이 전시상황 에서도 식민지국(특히 우리나라)의 약탈과 착취를 통해 일상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을 은유했다고 느낌

그래서 명장면으로 꼽히는 그 장면이 더 인상깊었음 전쟁 가해국의 국민인 동시에 피해자의 입장에서 연민 유발을 최대한 절제하고 반전주의를 주장하는 작품은 흔치 않아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같다

전쟁 얘기를 하는 문학 작품들은(웬만하면 피해자들이 쓰니까)뒤 로 갈수록 너무나 감정적이게 되어서 우울해져 보기 힘들었는데 이 영화는 뒷맺음도 깔끔하고 전쟁고아(또다른 피해자)를 거두는 스즈는 같은 피해자로서의 연대를 보여줘서 맘에 들었음

유튜브를 보면 일본 평민들이 그시대에 군사물품을 만들었으므로 그들도 완전한 피해자가 아니라고 하던데 글쎄다..

만약 그시대에 일본에서 태어났으면 신 그 자체인 천황과 다른 선 택을 하였을지,혼자서 제대로 판단하여 반전을 외쳤을 지..?

그렇다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선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에 대해 인도적인 입장에서 온전히 학살은 나쁜것이라고 주장하 지 못하겠음... 전쟁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정말 피해자들끼리의 감정만을 상하게 하는것같다..

그래서 이런 전쟁 작품이 많이 만들어져서 꾸준히 반전주의를 얘 기하고 서로를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싶음

진짜 죽은 갤러린데 뒷북이지만 재밌게 봤다
몇 년뒤에 생각나면 다시 꺼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