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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트윈스타 사이클론 러너웨이 - 2

따비따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0.05 20: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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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라 인터콘티넨탈 엔데버는 24살의 여자다. 오늘은 여자끼리 어업에 나가, 한밑천 되었을 31만 5,000톤의 터무니 없는 어획량이 내버려졌다. 이것은 색다른 경험일 뿐이지, 언제나 그런 짓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사흘 전까지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와 어업을 나가고자 노력했었다. 결국 자신이 내버려졌지만.

  “고모~”

  엔데버 씨족선 ‘아이다호’ 선내의 씨족용 비어 홀, ‘월드 엔드 보드’. 여럿 늘어서 있는 고급 목재 풍의 묵직한 테이블에서는 가족끼리 저녁 식사를 즐기고, 민병 장식 조각으로 치장한 오래된 바 카운터에서는 퇴근한 육주사(陸走士)나 전환원(転換員)들이 맥주잔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가벼운 분위기의 가게로 키 큰 아가씨 한 명이 비틀거리며 들어온다. 크다고는 했지만 어중간한 높이가 아니라 입구에 있는 웨이터보다도, 카운터에 있는 바텐더보다도 크다. 그것도 단순히 멀쑥하게 큰 것이 아니라 가슴 언저리와 허리 주변에 키에 걸맞는 물량이 있어서 종합적인 밸런스를 유지하면서도 커다랗고 가늘다는, 터무니없이 박력 있는 높이를 갖추고 있다.

  키가 인상적인 아가씨지만 잘 보면 겉모습도 보통이 아니었다. 씨족용 비어 홀의 엔데버 씨족들은 대체로 두꺼운 무명이나 가죽 따위의 투박한 시골풍의 평상복 모습이지만, 이 아가씨는 밀짚 색의 금발에 작은 꽃장식을 달고, 흰 보디스에 생기 있는 밝은 녹황색 레이스와 프릴을 마구 달아놓은 소셜 드레스(사교정장)을 몸에 걸치고 있었다. 하지만 양손에 들고 있는 커다란 트렁크 때문에 청초가련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화장은 어디 모델인가 의심할 정도이지만, 그것도 약간 망가져 있다. 파티장에서 후퇴한 패잔병이라고 불러야 할 몰골이다.

  “테라쨩, 여기, 여기! 무슨 일이야 그런 꼴로, 설마.”

  한 둥근 테이블에 있던 부부 중 여자 쪽이 일어나서 맞이했다. 고모인 모라 인터콘티넨탈이다. 몸은 테라보다 2할 작지만, 연령과 살아갈 힘과 뒷바라지를 잘해주는 것은 테라의 2배는 된다. 앗 고모, 하고 거기에 다다른 테라는 털썩하고 테이블에 엎드려 하얀 손수건을 팔랑팔랑 흔들었다.

  “죄송해요, 돌아왔어요. 마지막 무도회만 함께하고 물러났습니다. 지인짜로 죄송해요.”

  “무도회에서? 와, 거기까지 갔는데 안 됐구나.”

  모라가 호들갑스럽게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것을 보고 주변에서도 조금 아쉬워하는 한숨이 흘러나왔다.

  모라는 부모를 여읜 테라의 후견인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부모가 관광선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은 테라가 18살 때의 일이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길렀다고 할 정도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인생에서 제일 큰일을 당했는데 이 부부의 도움을 빌리지 않을 수는 없었다.

  씨족을 위한 맞선, 이다.

  “그래그래, 수고했어. 그래서 왜 안 됐는지 물어봐도 돼?”

  자리에 앉은 모라가 테라에게 말을 걸었다. 남편인 루볼은 웨이터에게 테라 몫의 요리를 주문하고 있다.

  “난 말야, 그 엘레퍼스 군, 세크레타리스 가의 셋째 도련님 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있었던 거겠지. 댄스에서 발이라도 밟혔어?”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얼굴을 들고 피로가 떠오른 암녹색 눈동자를 향한다. “그치만 찬 게 아니라 차인 거에요. 아, 댄스에서 발은 안 밟았지만요.”

  송구스럽다는 듯이 어깨를 움츠리며 테라는 설명했다.

  “어제 시험 삼아 그물을 쳤는데 그쪽 분의 눈에 들지 못했어요. 표준진입으로 3회 정도 했는데 좀처럼 잘 되질 않아서. 반복하면 익숙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그랬더니 아까 파티할 때 네 그물은 나에게는 너무 어렵다고 들어서……”

  “어머어머, 더 능숙한 트위스터였으면 좋았을 텐데.”

  “아니요, 그쪽 분이 못한 게 아니에요.” 머리 장식과 화려한 레이스 달린 장식용 허리띠를 풀고 편한 차림을 하면서 테라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제 쪽이, 날개그물……그, 8개를 펼쳐 버려서”

  “날개그물을 8개나? 그것 참 상당히 많네. 어째서?”

  루볼 미닛맨이 옆에서 물어봤다. 모라의 남편으로 테라의 고모부에 해당하는 남자다. 기다리는 동안 이미 맥주잔을 2잔 비우고 투박한 수염 난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힘깨나 쓴다는 수광부(水鉱夫)나 선외직공(船外工員)일 것 같은 느낌이지만, 실은 장로회 서기라는 견실한 자리에 있고, 아내도 마찬가지로 정의와 선의로 이루어져 있다. 다만 상상력이 뛰어나지는 않다.

  남편의 질문에 모라 본인은 점잖게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테라는 붙임성 있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음, 뭐라고 할까, 생각하고 있으니 제멋대로……베쉬가 저기로 흘러가고 있구나, 여기에도, 저기에도하고 생각하고 있으려니 자연스럽게 그물이 변형해버려요.”

  “일반적인,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자루그물이랑 날개그물 2개인 트롤로는 안 되는 거냐?”

  “그렇죠. 아하하……”

  푸른 눈동자를 신기하다는 듯이 깜박이는 루볼의 물음에는 악의가 없기 때문에 대답하는 테라도 쓴웃음밖에 지을 수 없다. 하지만 거기서 모라가 도와준다.

  “그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이 애에게는 어려운 거야. 어째서는 금지. 그런 애니까, 라고 밖에 말할 수 없어. 그물을 친다는 것은 여자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렇니? 테라.”

  루볼은 테라에게 말했다. 또 끄덕인다.

  “뭐라고 할까요, 그건 고모께서 말씀하신 대로, 제 경우 그물 치는 게 서투른 건 확실하지만, 어느 쪽이냐고 하면, 못한다기 보다는 과도하게 하는 체질이라……”

  “세세한 조절이 어렵다는 거냐?”

  “음, 그런 셈이죠.”

  적당히 맞춰주고 테라는 끄덕였다.

  하던 얘기로 돌아와서 말이야, 라고 모라가 말을 걸었다.

  “저쪽 의견은 알겠어. 그럼 넌 어땠는데? 혹시 OK라고 했으면 저쪽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

  “안 말하면 안 될까요? 이미 끝나버린 일이고……”

  “응, 그렇지만 말이야. 내가 다음 신랑감을 골라줄 때 말이지. 참고하고 싶어서. 네 취향을 잘 모르겠어서 그래.”

  “제 취향 같은 건 말해봤자 아닌가요? 저는 어쨌든, 제 배에 탈 수 있는 트위스터 씨와 결혼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테라는 이 말을 온화하게 미소지으며 말했지만 역으로 그것이 고모 부부의 마음에 찌른 모양이었다. 음, 그건 그렇지만, 하고 겸연쩍은 듯 눈을 돌린다.

  “조정은 할 수 있으니까. 가능한 한 요구를 따를 수 있도록. 애초에 이번에도 그렇게 했을 셈이었는데. 그저께 소개했을 때도 한 방에 NG 같은 얼굴은 하지 않았었지?”

  “음, 그랬죠.”

  “그럼 외견적으로는 그런 느낌이 취향?”

  “외견은 말이죠……”

  솔직히 테라는 자신 마음에 드는 타입의 남성이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그것을 말하면 더는 할 말이 없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취향이 아닌 타입에 대해 털어놓기로 했다.

  “좀 너무 커다랬어요.”

  “응?”

  “고모께서 골라주신 상대분, 언제나 저보다 커요……키 때문에 고르신 거죠?”

  “골랐지. 응. 어, 뭐야? 그게?”

  “저, 어느 쪽이냐고 하면, 크지 않은 사람 쪽이 괜찮……은 느낌이 들어요.”

  “엑ー!? 그랬어?”

  모라는 자신보다 15cm 큰 테라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놀랐다. 테라는 오른손가락 끝에서 왼 손가락 끝까지 2m 가까이 되는 양팔을 펼치고 쓴웃음을 지었다.

  “보시는 대로, 제가 다른 사람한테 지켜질 필요는 별로 없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고모와 고모부가 얼굴을 마주 보고 끄덕였다.

  “듣고 보니……” “그렇구만.”

  엔데버 씨는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인 씨족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낡은 것은 얼마든지 있는데, 남자가 여자를 이끌어 가야만 한다는 사회규범도 그중에 하나였다. 모라는 계속 그 안에서 살아왔으니까 아주 자연스럽게 커다란 테라를 이끌어 가줄 만한 커다란 반려를 찾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가아, 저질러 버렸네. 내 안목 대부분 빗나갔다는 건가……!”

  “당신은 덜렁거리는 면이 있지.”

  “당신도 세크레타리스라면 불만 없다고 했잖아.”

  “그건 일반론이고. 테라에 관해서는 당신이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그건 당신도 파악 못 했다는 거잖아?”

  “저, 죄송합니다. 진짜 죄송합니다. 고모부, 고모. 전부 제가 잘못했어요. 죄송합니다.”

  서로 째려보기 시작한 두 사람 사이에서 테라가 주뼛주뼛 끼어들자마자 두 사람에게 미소가 돌아왔다.

  “아니아니아니, 테라는 아무것도 잘못한 거 없어. 너를 받아주지 못한 남자들이 나쁜 거다.”

  “그래, 넌 나쁘지 않아. 지금까지 한 번도 불만 같은 거 말하지도 않았고.”

  “네, 네, 감사합니다……”

  사과하고 있는 것인지 중재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는, 언제나와 같은 전개가 돼버려 테라는 내심 한숨을 쉬었다.

  어째서 결혼 때문에 이렇게나 고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

  물론 서쿠스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인 것은 알고 있지만.

  그 아래에 몇몇 사소한 이유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테라가 부모에게서 물려 받은 필러 보트를 가진 오너 디컴퍼라는 것이다. 그 말인즉, 배를 띄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타 씨족의 트위스터인 남편과 맺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트위스터인 남자는 없기 때문에 독신 남성에게 타종선에서 기종전환해달라고 하든가, 그렇지 않으면 여러 가지 타협해서 홀아비 남성을 찾게 될 처지에 놓일 것이다.

  그런 일은 실제 행해지고 있지만 ,가문의 격이나 연령이 맞물리는 남성은 한정되어 있다. 그러니까 현존하는 서쿠스 16씨족 중에서 어떻게든 해서 적당한 상대를 찾아온다는 고생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진짜로 네가 멋진 남편이랑 맺어지는 게 기대돼서 하고 있는 거니까.”

  자식이 없는 모라 고모는 그렇게 말해주지만, 중매 일이 큰일이라는 것은 틀림없다. 사전에 통신에 의한 타진은 가능하지만, 실제로 대면하는 기간은 바우 아우어(大会議) 동안인 1개월밖에 안 된다.

  하물며 자랑거리로 내세운 테라는 규격 외의 장신녀. 특별히 키 큰 자, 결혼하지 말라는 법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네트워크 검색에서는 실제로 신장을 지정하고 있는 상대가 존재하고 있고, 그것을 한 번 목격한 테라는 그 후로 그런 종류의 검색을 하지 않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테라는 상상력이 너무 뛰어난 탓에 날개그물 8개의 낙지 같은 이상한 모양새의 도구를 짜내는 버릇이 있다. 디컴퍼로서 요구되는 것은 트위스터가 시키는 대로 그물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확실히 결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저러해서 고모 고모부 부부에게는 송구스러운 마음만이 강해져 갈 뿐이었다.

  겸연쩍게 가라앉기 직전인 테이블의 분위기를, 그제야 나타난 웨이터들이 구해줬다. 지글지글 기름을 튀기는 냄새 좋은 비프 라이크 스테이크와 따끈따끈한 김을 내는 포테이토 라이크 매쉬, 갓 딴 것처럼 보이는 싱싱한 녹색 컬리플라워 라이크. 어느 것이나 다 인쇄물을 익힌 것이기는 하지만, 그 풍미는 서력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지배인이 자부하는 엔데버 씨 특산 호화요리들 뿐이다.

  “고모, 여기 음식값은 제가……”

  “무슨 말이니. 되돌아온 당일에 지갑 걱정하는 애가 어딨어. 됐으니까 먹어.”

  “그래. ‘배에 채워 넣으면 고민따위 한 방’이다, 건배!”

  “아, 네. 건배!”

  씨족의 속담을 입에 담은 고모부와 황금색 거품이 세차게 튀는 맥주 라이크가 담긴 잔을 맞부딪히면서, 그 부분만큼은 테라도 진심으로 동의했다.

  한동안은 마음껏 마시거나 먹고 있던 세 명이었으나, 접시가 하나 둘 비워지니, 이윽고 다시 이야기가 시작됐다.

  “음, 그 뭐냐. 여러 가지 있겠지만, 먹을 것을 먹을 수 있다면 대부분의 일은 어떻게든 되는 법이다. 그리고 먹을 것이 없어질 일은 없으니까 말이다.”

  “그건 그렇지. 혼자서 자원을 얻고 있는 게 아니니까. 한 척 정도 정박한 채로 있어도 다른 배가 열심히 해줄 거야. 다른 트위스터랑 디컴퍼가.”

  “모라, 그런 게 아니라……됐다. 어쨌든 씨족 창고에도 다소 여유는 있으니까 한 척, 두 척 정도로 어떻게 되진 않아.”

  말하지 않아도 괜찮은 얘기지만, 모라도 루볼도 테라를 안심시킬 셈으로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니 민폐는 아니다. 아니, 혹은 자신들이 안심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지만.

  맞선이 실패했다는 것은 나름대로 심각한 사태였다.

  단순히 테라가 행복을 놓쳤다는 것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서쿠스는 가스 행성에서 잡아 오는 베쉬로 살아가고 있다. 그것을 직접 먹지는 않는다고 해도 그것으로 구축한 장치로 식재료를 재활용하고 있기도 하고, 또한 이 가스 행성 특산품인 AMC 점토를 생성해서 갤럭티브 인터랙티브에 수출하고 있기도 하다. 그 베쉬를 잡는 것이 필러 보트지만, 한 씨족당 보유 어선은 어디든 대개 10척 내외밖에 되지 않는다.

  즉 한 척 한 척의 필라 보트를 띄우냐 마냐에, 엔데버 씨로 말하자면 2만 명 중 1할, 약 2,000명의 생활이 달려 있는 것이다.

  그리고 테라가 정리하지 않는다면 그 한 척이 어업에 나서지 못하고 정박한 채로 있게 된다. 즉, ‘아이다호’의 부두에 연결된 채로 빈둥거린다는 것이다.

  모라가 말하는 대로 다른 배가 커버해주는 것은 가능하다. 어획에서 일정 비율의 몫이 나오기 때문에 다른 어부도 어느 정도까지라면 부담을 질 수 있다.

  하지만 테라는 그런 형편으로 벌써 6년이나 부모의 필러 보트를 정박시킨 채로 두고 있다. 이것은 비상사태는 아니라고 해도 바람직한 사태는 아니며, 타지 않을 거라면 씨족에게 매도하라고 장로회로부터 여러 번 재촉당하고 있다.

  그런 사실은 고모부도, 고모도 건드리지 않는다. 마음을 쓰는 게 서툴긴 해도 기본적으로 무척 선량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더욱, 테라는 죄송스러웠다. 몸을 움츠린 채 얼굴을 돌렸다.

  비어홀 측면 창문에서는 우주공간과 행성이 보이고 있다.

  ──아, 오늘은 ‘왼쪽 눈알’이 웃고 있어.

  FBB에 둘 있는 영속성 고기압 폭풍의 한쪽이 눈에 밟혀, 테라의 생각은 그쪽으로 튀었다.

  고도 6,000km의 궤도상에서는, 가스 행성은 대부분 구로 보이지 않는다. 빨강, 하양, 오렌지색의 가로줄무늬 벨트에 크고 작은 무수한 소용돌이가 치고 있는 커다란 벽화다. 그것은 압도적인 디테일을 갖춘 미의 극치라고 말해도 좋을 경치로, 테라는 초등순항생이 될 때까지 질리지도 않고 망원경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단 하루도 동일한 형태를 유지하지 않는 그 소용돌이는 인간의 얼굴이나 아이콘이나 다양한 동물로 보였다. 트위스터와 디컴퍼였던 부모에게서 구름의 세계를 말하고 들으며 언젠가 분명 필러 보트로 내려가 보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테라가 필러 보트에서 손을 떼지 않는 것은 다른 이유에서였다.

  ‘아이다호’가 자전함에 따라서 창문의 광경이 서서히 회전한다. 줄무늬 별이 오른쪽으로 퇴장하고 왼쪽에서 커다란 X자형 날개를 펼친 새까만 새가 등장했다. X자 끝을 빙 둘러 연결한 링이 있을 터이지만,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중심부가 땅딸막하고 홀쭉한 몸통에는 아름답게 그라데이션 된 무지개색 현창(舷窓)이 늘어서 있다. 거리감이 없기 때문에 창문에서 10m 떨어져서 떠 있는 것처럼 착각할 것만 같지만, 실제로는 100km 떨어진 곳에서 정박하고 있는, 끝에서 끝까지 60km는 되는 괴물이다.

  이런 터무니없는 우주선을 만드는 것은 서쿠스에서는 아직 불가능하다.

  대순조는 갤럭티브 인터랙티브에서 찾아온 행성계간 교역선이다.

  그들은 귀중한 손님이기도 하고, 일설에 의하면 지옥의 사자이기도 하다. 먼 옛날 사막을 건넜던 대상(隊商)처럼, 4,000광년의 광역 인류권인 별에서 별로 날아서 돌아다니며, 먼 나라의 아름다운 보물이나 진귀한 장치나, 필러 보트의 피트처럼 고도기술기기를 로컬 행성계에 가져와 준다. 그 대신에 떠날 때에는 그 땅의 귀중한 물품과 이주자를 운반해 간다.

  떠난 사람들로부터 문자나 모습 편지는 종종 오곤 한다. 하지만 본인은 좀처럼 귀향하지 않고, 온다고 해도 얼마 안 있어 다시 떠나버린다. 그래서 일부 의심 많은 사람들은 인신매매하는 악마라든가 클론 사기라든가 하는 말을 하고 있다.

  테라는 가만히 그 검은 배를 바라보았다. 대순조는 우주선이지만 필러 보트와는 전혀 다르다. 응용우주론의 정수인 광관환으로 별과 별의 등중력포텐셜면을 엮은 터널을 뚫어서 빛보다 빠르게 날아가는 새다. 하지만 가스 행성을 향해서 3,000km 정도 고도를 내린다면 대기 분자에 의해 깎여나가 너덜너덜 닭꼬치가 될 것이다.

  반면 필러 보트는 타지 않는다. 초속 30km도 안 되지만, 표면대류하는 AMC 점토의 내열효과 덕분에 섭씨 3,000도에서 활활 타오르면서 광대한 하늘을 날아갈 수 있는 것이다.

  테라는 그것에 타고 싶다.

  하지만 혼자서는 탈 수 없다.

  그것에 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 명 더, 상대가 필요하다.──화려한 덱 드레스를 몸에 걸치고, 서로 모든 것을 맡기고 맡고, 함께 심연을 들여다보아도 좋다고, 굳게 맹세할 수 있는 상대가.

  그게?

  예를 들어 저, 낡은 책장처럼 커다랗고 너비 있는 체격을 한, 그런데도 심약해서 자꾸만 사과할 뿐이었던, QOT씨족의 심약한 청년?

  “……으음.”

  테라는 눈살을 찌푸리고 포크를 멈췄다. 그와 한 배에 탔던 것을 떠올리니 식욕이 없어졌다.

  다행히 위장이 반란을 일으킬 정도로 불쾌한 기억은 아니었지만, 상대 남성에 따라서는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테라는 더 젊었을 적에 경험했다.

  이건 가장 큰 고민은 아닐지라도 뿌리 깊은 고민이기는 했다. ──인생에서 견뎌내야 할 시련이 있는 것은 당연하고,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싫어하는 야채 라이크 큐브를 다 먹을 때까지 자리를 떠날 수 없도록 하거나, 예비지식 없이 속옷에 흘린 피를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거나, 한가할 때 좀 그런 것을 적거나 하는데 아무도 하지 않는다는 것도 모른 채 자작 망상생태계 그림을 반 전원에게 보여줘서 기겁하거나 하는 일은, 일어난다.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니까 다른 모르는 남성과 배를 타는 것도, 일단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지──. “테라아아, 너 또 아까운 짓을 했어. 이번에야말로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에.”

  “와햐”

  어느새인가 맥주 4잔째를 비운 모라가 취해서 안겨들었다. 테라의 어깨를 가볍게 치고, 말랑말랑 팔죽지를 주무르고, 꾹하고 배를 누르다가 힘껏 가슴을 들어 올렸다.

  “나무랄 데가 없는데 말이야아아. 커다란 만큼 이득이라고오오”

  “좀, 고모, 그만, 그만하라니까! 고모부 어떻게 좀 해봐요!”

  “하하하, 좋잖냐 귀여워서.”

  루볼은 웃기만 할 뿐이어서, 테라는 필사적으로 고모를 밀어냈다. 이 사람에 대해서 불만이 있다고 한다면 딱 하나, 취하면 바로 곤드레만드레가 된다는 것이다. 고모부의 말에 따르면, 무턱대고 사람을 칭찬하기만 할 뿐이니까 결점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건 부부의 편애일 뿐이라고 테라는 생각한다. 

  “장난칠 때가 아니에요. 고모, 정신 차려!”

  이제 막 테라는 각오를 다졌다. 모라의 어깨를 흔들며 호소했다.

  “저, 딱 한 번 더 가 볼게요. 아무나 소개해 주지 않을래요? 아니, 더는 시간이 없으니까 어딘가의 씨족으로 뛰어들어서 갔다 오는 것도──?”

  스스로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생각을 입에 담았을 때.

  테이블 옆에서 과감한 목소리가 날아들어 왔다.

  “그 맞선, 기다려 주실 수 있습니까.”

  테라는 고모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뒤돌아보았다.

  거기에 가냘프고 몸집이 작은 인형이 서 있었다.

  아니, 인형이라고 착각할 것 같은 모습의 소녀였다. 연령은 15세, 아니 그 근처일까. 헤드 커버로 정리한 은발, 레이스로 가장자리를 꾸민 은색과 보라색의 포멀 미니 드레스, 양초처럼 매끈한 다리. 푸른 눈동자와 등에 지고 있는, 피난용인 것처럼 어쩐지 커다란 회색 키슬링.

  예리하고 차갑고 눈부시게 아름답고 가련한 피부와 의상, 그중에 단지 눈언저리의 피부에만 어렴풋이 붉은 기가 감돌고 있다. 얇은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으로 나타내는, 거친 숨결.

  그 모습은 비어 홀을 차지하고 있는 투박한 씨족, 엔데버 씨의 남녀노소 사이에서 근본부터 다른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즉 다른 씨족임에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문제는 소녀의 혈통이라든가 용건이 아니다.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테라 일행이 편안하게 지내고 있던 것은 여기가 자기 집이기 때문이고, 다른 씨족에게 있어서는 그렇지 않다.

  그녀가 말을 이어가려고 하기보다 먼저 루볼이 커다란 시계에 눈길을 주며 말했다.

  “너는 다른 씨족이지? 곧 퍼지할 때다. 앞으로…… 20분 정도 있으면 선단 해체야. 이런 곳에 있어도 괜찮나?”

  태어나서 7,000년이 지나도 아직 사용되고 있는 12시간 시계의 짧은 침이 꼭대기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바우 아우어는 2년에 한 번. 가스 행성 팻 비치 볼을 뿔뿔이 흩어져 도는 16씨족선이 궤도요소를 완전히 맞추어 특별히 한자리에 모이는 제전이다. 전혀 진전이 없는 장로회가 전체 회의를 하고 있는 동안에 젊은이들은 장사, 싸움질, 콘서트, 댄스, 무엇보다도 결혼하기 위해서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누구나가 무척 진지하다. 왜냐하면 30일째 되는 날 심야 12시에 전 선단이 퍼지(解体)해버리기 때문이다.

  나눠진 선단은 다시 각자 다른 궤도 경사각을 취한다. 이유는 단순하게 어장의 분산을 위해서다. 전 선단이 하나의 고리가 되어 행성을 둘러싼다면 좁은 영역만이 과밀한 상태가 되어버린다. 다양하게 기울어진 수많은 고리로 빠짐없이 별을 둘러싸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현재 하나로 이어져 있는 16척의 씨족선은 앞으로 십수 분 있으면 축제의 끝을 알리는 스타 혼(星笛)을 소리 높여 울리고, 도킹 클램프를 분리한다. 그리고 다시 2년 후의 재회를 기약하며 직경 14만km의 광활한 팻 비치 볼을 각자 계속 돌아다닐 궤도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 소녀는 더 이상 자신의 씨족에게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괜찮습니다.”

  괜찮을 리가 없겠지만 태연하게 그렇게 말하자 소녀는 앞으로 나와 눈앞에 섰다. 테라의 땋아 올린 머리의 정수리에서부터, 대형선의 선수 같은 훌륭한 드레스의 가슴팍까지, 천천히 바라본다. ──테라는 문득, 꽃이나 나무껍질을 태운 것 같은, 달콤한 식물의 연기 냄새를 맡았다.

  “당신이, 테라 인터콘티넨탈 엔데버 씨입니까?”

  본명으로 불린 테라는 조금 주저하다가 끄덕였다. 테라 텔테 쪽이 더 잘 통할 테지만,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는 것은 예의를 차리고 있다는 것이다. 조금쯤은 얘기해도 괜찮겠지.

  “네, 네. ……당신은?”

  “저는 다이오드, DIE-Over-Dose의 앞 글자를 따서 다이오드입니다. 괜찮다면 그렇게 불러 주세요.”

  “다이? 다이오드 씨?”

  “네.” 끄덕이고 나서 빠르게 말을 이었다. “18살입니다. 어머니 성함은 록이라고 하는데, 소피어라고 하는 쓰나미 서치(測候船)의 선장을 하고 있습니다. 측후조합에는 들어가있지 않기 때문에 명부에 실려있지 않습니다만, 290년이랑 299년 두 번, 바우 아우어의 레스큐 메달을 받았으니까 소피어로 검색해 보시면 발보좌표(発報座標)가 나올 겁니다. 저는 그 어머니 아래에서 15년간, 주공양용선의 조종을 보고, 실제로 다뤄봤습니다. 9,500시간의 비행경험이 있습니다.”

  “어, 록? 소피?”

  테라는 혼란스러워서 되물어본다. 다이오드가 하는 말의 정보가 많을 뿐 아니라, 첫 만남에서의 통성명의 룰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달리 먼저 말해야 할 것이 있다.

  “당신의 씨족은 어디인가요? 가족은──”

  “테라 인터콘티넨탈 엔데버 씨!”

  정면에서 큰소리를 지른 다이오드가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첫 만남에서 소개도 없이 갑자기 이런 걸 말해서 죄송합니다. 부탁이 있어요. ──제가, 당신의 배를 띄워도 될까요?”

  “하?”“어?”“오?”

  테라와 루볼의 눈이 점이 되고, 테이블에 엎드려 있던 모라까지 취해서 몽롱한 눈을 떴다.

  이어지는 삼 초간 각종 망상이 머릿속에서 폭발하고 테라는 귓불까지 새빨갛게 되었다. 가느다란 손가락과 작고 부드러워 보이는 입술이 눈에 머무른다. 갑자기 나타난 소녀가 입에 담은 것은 매우 강한 의미를 가진 관용구였기 때문이다.

  “제 배?를 띄우다니 그건, 밤에요? 당신이? 여자죠!?”

  “네. ──아”

  끄덕이던 소녀가 퍼뜩 입을 막고서, 테라 정도는 아니지만 은은히 뺨을 물들이며, 오해에요, 라고 손을 저었다.

  “죄송해요. 지금 건 엉겁결에 나온 말일 뿐이에요. 결혼해줬으면 좋겠다는 의미가 아니에요. 정말로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당신의 필러 보트의 트위스터를 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거에요.”

  “트위스터?” 테라는 귀를 의심했다. “역시 남자잖아요!”

  “여자라니까요. 여자인데, 조종을 하고 있어요.”

  “대체 무슨 말인가요?”

  영문도 모른 채 테라가 되묻자 다이오드는 설명을 시작했다.

  “어제, 60도대 근처에서 누군가가 사과새우에게 친 맞선 그물을 서치 뷰로 봤습니다. 자루그물 없음, 날개그물 8개, 오터보드 6장으로 꽃잎처럼 말아 올리기. 여덞 그물 치기라니, 대부분 흩어져서 엉키고 엉망진창이 되니까 아무도 하지 않는데, 그 사람은 당당하게 저질렀어요. 그거, 당신이죠? 엔데버 씨족의 테라 씨라고 텔롭이 나왔어요.”

  하필이면 테라가 차인 원인이 된 그물 치기다. 더는 가만히 있기 힘들었다.

  “그거, 보셨나요.”

  “네. 그래서 오늘은 무도회를 엿보고, 당신이 있길래 쫓아서 왔습니다.”

  “돌아가 주세요.” 테라는 슬퍼져서 눈을 내리깔았다. “그 정도로 공들여서 비웃으러 오지 않아도 괜찮잖아요. 어차피 제 그물은 이상하다고요.”

  “뭐에요, 비웃으러 왔다고? 천만에요!” 열기를 띤 말투와 빛나는 눈으로 다이오드가 바싹 다가왔다. “배가 닿으면 한 방향으로 도망가는 대형 베쉬랑 다르게 새우는 모든 방향으로 도망가니까 배를 중심으로 그물을 밖으로 흘리면 흘릴수록 놓치는 게 적어져요. 그 여덟 그물 치기는 완전 좋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작도한 것처럼 정확하게 방사선 대칭형으로. 그렇게 깔끔한 그물 치기는 소피어에서도 본 적이 없어요. 훌륭했어요.”

  “……훌륭했다?”

  익숙하지 않은 말이었다. 처음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테라는 주뼛주뼛 얼굴을 들었다.

  그 순간, 꼬옥하고 손을 잡혔다.

  “하후에!?”

  목소리가 나왔다. 아이스 바처럼 차갑고 가느다란 손가락. 어째서 이렇게나 차가운 걸까. 은색 눈썹을 드리운 눈동자 속이 보일 정도로, 지나치게 말끔한 얼굴이 다가온다. 앉아 있는 테라가, 거의 올려다볼 필요도 없는 정도의 신장.

  “저랑 함께 해주세요. 디컴퍼 테라 씨. 트위스터가 필요하죠?”

  “그치만 여자잖아!?”

  “그래요, 여자 트위스터에요!”

  네모난 별이에요, 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황당무계한 소리를 지르고는, 다이오드가 물러났다.

  “실력에는, 기량만큼은 무조건 자신 있습니다. 하지만, 배만 없어요. 어획도, 상도 필요 없어요. 그냥 날고 싶어요! 부탁드립니다!”

  체중이 절반, 신장이 3분의 2, 그 정도 되어 보이는 작은 소녀가 커다란 테라를 힘차게 몰아붙인다. 인간과 인간이 의례와 관습으로 얽매인 서쿠스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레이저 빔 같이 솔직한 의사 표시였다. 기가 막혀서 머리가 새하얗게 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어쩐지 즐기고 있다는 것을, 테라는 깨달았다.

  “트위스터인 다이오드 씨……어머니 성함이 록 씨, 인가요.”

  “네.”

  “제 어머니는 노라 인터콘티넨탈, 아버지는 아돈 랜플로터, 두 사람 모두 돌아가셨어요. 오늘 어떤 씨족 분과 혼약이 성사되지 않은 디컴퍼에요. 이게 처음도 아니고 다섯 번 거절당했어요. 그건, 알고 있나요……?”

  “몰랐지만, 방금 알았어요. 전부 문제없습니다.”

  자신의 손을 쥐고 있는 작은 손을 마주 잡을까, 아니면 놓을까, 테라가 결정하려고 했을 때──.

  그때까지 말도 하지 않고 있던 모라 고모가 마침내 벌떡 일어났다.

  “자아암깐 기다려. 무슨 혼약 흉내 같은 걸 하고 있는 거야, 테라!? 넌 결혼할 거야, 트위스터인 남성하고!”

  “네, 어딘가의 씨족에 뛰어들어서, 말이죠.”

  다이오드가 엷은 웃음을 띄우며 말을 되받았다. 왼손등을 손가락으로 톡 치자, 미니셀 화면에 시각이 표시됐다. 24시.


  부웅 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


  “퍼” “아” “시간ー!”

  전 선단 퍼지를 알리는 스타 혼이, 16씨족 모든 배에 드높이 울려 퍼졌다.

  “다음 맞선은 2년 후에요.” 신장 148cm의 작은 소녀가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펴고 눈을 감았다. “하지만 저는 내일부터 탈 수 있어요.”

  미련 없이 깨끗하게 판결을 기다리는듯한 그 모습에, 테라는 질문했다.

  “스스로 돌아갈 길을 막아 놓고 부탁이라니, 비겁하지 않아요?”

  “이건 단순히 제 결의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혹시 당신에게 거절당한다면──”

  잠깐 천장을 올려다보다가 수줍어하듯 미소지었다.

  “어쩔 수 없죠. 2년간, 이 배에서 접시라도 닦고 돌아갈게요.”

  “……역시 비겁해요, 그거.”

  테라는 난처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고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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