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黑 제 3장 달려라 달려, 달려라 전학생 -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9.08 19:40:04
조회 344 추천 9 댓글 4
														


제 3장 달려라 달려, 달려라 전학생



◇ 쿠미쿠미


급식에도 몇가지 규칙이 있다.

그렇다 해도 호들갑을 떨만한 이야기는 아니며, 쿠미쿠미가 3학년 까지 다녔던 초등학교와 마찬가지로 '가능한 잔반을 남기지 말자', '점심시간 동안 먹자', '알레르기는 미리 알리자', '급식 당번은 매번 돌아가면서 맡는다', '푸딩 등의 인기메뉴가 남았을 때. 희망자가 다수일 경우, 가위바위보로 결정을 내린다' 같은 사소한 것들 뿐이다. 그 중 하나가 '조 단위로 식사를 한다' 는 것이 있었다.

책상과 의자를 옮겨 서로를 마주보도록 정렬하고, 식사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간단한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한다. 오늘 막 만난 마법소녀가 상대라도 친목을 도모하는 것에 도움은 될 것이다. 새로운 클래스메이트이며 새로운 2조 멤버이기도 한 전학생 카나한테는 조금 말해두고 싶은것이 있다. 그리고 그 덤으로 메피스에게 한 두마디 주의를 해두어야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카나는 말할 틈도 없이 빠른 속도로 식사를 마치고 교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마법소녀로 변신해 있는 카나를 변신하지 않은 상태로 따라가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그것은 식사를 취하는 속도도 마찬가지였다.

아쉽게도 카나한테는 말할 기회가 없었지만, 메피스에게는 주의를 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이쪽도 제대로 들었다고 말하기는 힘들것이다. 메피스와 만난 이후, 구두로 몇번이고 주의를 주었지만, 그것이 의미를 가진 적은 최소한 쿠미쿠미의 기억 중에는 없었다.

"어째서.. 그래, 카나에게, 그런 폭력적인 짓을 했어?"

"내가 뭔가 나쁜 짓이라도 했어? 하지않았겠지?"

아델하이트는 일부러 만들어낸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떨어트리고, 리리안은 들리지 않는 척하며 수프를 마셨다. 메피스는 말을 더듬는 쿠미쿠미한테 스푼을 겨누었다.

"네가 계속 꾸물꾸물 거리니까 내가 움직여준거잖아. 그 자식이 어느정도까지 가능한 녀석인지, 참고 견디는 타입인지, 아니면 바로 화를 내는 유형인지, 실력이라던가 성향이라던가 여러가지 알수있었으니 됬잖아. 그럼 아무런 문제없지. 내가 움직여 줬으니까 알게된 사실도 있는거잖아. 쿠미쿠미는 언제나 불평만하는데 제대로 평가할 곳은 평가하라고"

완전히 헛소리다. 메피스는 자기가 짜증이 나니까 덤벼들었을 뿐이다. 나중에 덧 붙인 이유로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불평을 듣기 싫다고 귀를 막고있을 뿐이다. 라고 지적한다면, 메피스는 다시 미쳐 날뛸것이다. 속옷의 색상에 대해 말을 꺼내도 역시 화낼것 같다.

흥 하고 코를 울리고, 메피스는 안경을 벗어 집게손가락과 엄지로 브릿지 부분을 잡고, 사방 5cm 정도의 정사각형의 안경닦이로 안경을 닦기 시작한다. 더 이상 말을 듣기 싫은듯 하다.

아델하이트와 리리안은, 어디까지나 메피스와 쿠미쿠미 간의 대화로 해두고 싶은지, 분명 들리고 있으면서도 끼어들려고 하지는 않고, 어제 있었던 야구의 중계 방송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었다. 그녀들도 메피스를 화나게 해봤자 그다지 좋은 일은 없다는 것은 알고있었다. 수시로 화를 내지만 않는다면 그다지 나쁜 녀석은 아니고, 근성과 오기 만큼은 높게 평가할만하기도 하다. 그리고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은 메피스 만이 아니기에, 어느정도는 어쩔수 없다고 넘기는 것도 필요한 것이다.

메피스도 말하고 싶은것은 다 말했는지, 역전의 찬스에 삼진 아웃을 당한 4번 타자에 대해서, 내려다보는 듯한 거만한 태도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리리안은 야구의 룰을 어느정도 이해한 정도이고, 메피스는 룰 조차 몰랐지만, 아델하이트는 게임을 통해 흥미를 가지게 되어, 프로 야구를 보는 취미가 생겼었기 때문에 가끔씩 같이보러 가거나 하게되었다. 이런 얘기를 할때는 말을 들으면서, 주의와 질책은 어째서 귀를 막고 듣지 않는 것일까. 쿠미쿠미의 타이르는 방법이 별로 좋지 못한 탓일까?

점심을 먹고, 책상과 의자를 정리를 하고, 양치질을 마친 후는 수업 간의 휴식시간 보다는 좀 더 긴 자유시간이 되었다.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자유롭게 운동장이나 도서관, PC가 있는 컴퓨터실 같은 곳을 사용할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시설은 모두 신교사에 있기 때문에, 구교사에서 나가는 것이 금지된 마법소녀들은 그림의 떡이다. 유일하게 허용된 구교사의 체육관은 일주일에 세번, 체육 수업이 있는 화, 수, 목 에만 개방되고, 오늘은 월요일이기에 자물쇠와 쇠사슬로 잠겨져 있다.

마찬가지로 안뜰도 출입할수 없으며, 옥상은 기본적으로 잠겨져있다. 스페이드 3으로 조커를 받아친 것 때문에 메피스가 난동을 부린 이후, 얼마안되는 오락이었던 트럼프는 금지되었고, 그와 함께 장기나 오델로 같은 게임도 금지하는 김에 같이 금지되었다. 마법소녀들의 놀이터는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교실에서 지루한 얘기를 나누고, 복도에서도 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것이 고작이다. 쿠미쿠미는 잡담이라는 것에 전혀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말하면 아델하이트는 '잡담에 특기고 뭐시깽이고 없다카이' 하면서 웃지만, 그건 잡담으로 곤란해 하지않는 사람의 오만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혼자있고 싶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결국 같은 조원의 얘기를 조용히 듣고있게 된다.

웹툰의 개그만화의 전개에 대해서 말하던 중, 거기에서부터 불행하게 연재 중단되어버린 비운의 명작이 있다는 화제로 전환되었고, 쿠미쿠미는 '잠시 화장실' 하고 도중에 자리를 떴다. 화장실에 함께간다는 중학생같은 습관을 가진 사람은 2조에는 없었지만.

"쿠미쿠미"

교실에서 나오자마자 말을 걸려 황급히 뒤돌아보면, 제일먼저 자리를 비웠던 카나가 서있었다. 쿠미쿠미는 눈썹을 찡그렸지만 숨을 한번 고르고는 표정을 풀어, 카나를 바라보았다. 몇마디 해둘려고 생각했었지만, 제일 먼저 나온 말은 행동에 대한 질문이었다.

"어디에.. 그, 갔었어?"

"신교사 쪽의 상황을 보러 갔었다"

변명도 하지않고, 그렇다고 규칙을 어긴 양아치 처럼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사실만을 말하는 그 담담한 말투는, 쿠미쿠미에게 의심을 새겨주었다. 규칙을 듣지않았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이 신교사로 가지않는 것은 보면 알수있을 것이었다.

"신교사에, 출입하는것은... 기본적으로 금지, 되어있다"

"그런것인가. 몰랐군"

"규칙에 대하서는... 다시 한번... 아니 한번보다 많더라도 괜찮은가... 어찌됬든 확인해두었으면 한다. 그 그러니까, 적어도... 그, 2조의 조원이 규칙을 지켜주지 않으면 곤란하다. 한명의, 경솔한 행동에 의해 조 전체에 폐가..."

여기까지 말하고 나서, 메피스의 얼굴이 뇌리에 떠올라 이어가던 말을 삼켰다. 2조의 조장부터가 규칙을 어기고 있는데, 카나만 규칙을 지키라고 하는 것은 이중잣대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기에 말을 멈추었지만, 카나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이 고개를 숙였다.

"그런가. 미안했다"

눈부신 은빛 머리카락이 살랑거리며 흘러내리고,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린다.

어떻게봐도 마법소녀다.

변신을 해제하지 않는다. 신교사에 출입한다. 규칙을 무시하면서 전혀 변명하지 않는다. 그리고 형무소에 갇혀있었다는 경력. 단순한 엘리트로는 너무 파격적이다. 격이 다르다기 보다는 규격에 맞지 않았다. 의식적으로 눈에 띄고 있는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눈에 띈다는 자각도 없는 얼간이인지. 학교에 추천할 정도의 권력자가 보낸 마법소녀가 단순한 얼간이일리가 없음에도, 그 행동 하나하나가 단순한 얼간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쿠미쿠미의 속내를 아는건지 모르는 건지, 카나는 턱 끝에 손을대고, 오른쪽으로 한걸음 비켜서서 이쪽의 어깨너머로 교실을 들여다보았다.

"쿠미쿠미가 나올때 까지 복도에서 3조가 얘기하고 있는 것을 봤다"

"...그런가"

"2조는 교실인가. 휴식 시간에도 조원들 끼리 모여있는것 같다"

"그렇군"

대부호 사건 이후, 메피스는 완전히 1조에 다가가려 하지 않고 있었고, 1조의 조원들도 마찬가지로 메피스를 기피하고 있었다. 그리고 3조는 원래부터 폐쇄적이었으면 조원들끼리 있는 것을 선호했다.

"쉬는 시간 중에도 조 단위로 행동하게 되어있다면 알려주었으면 한다"

쿠미쿠미는 오른쪽 눈썹만을 살짝 찡그렸다. 형무소에 수감되어 있었다는 경력도 그렇고, 교복을 찢은것도 그렇고, 혼자서 변신해있는것도 그렇고, 잡담을 하지않고 식사만을 빨리 마치고 자리를 뜨는것도 그렇고, 사이좋게 지낼 생각도 없으며 규칙을 지킬 생각도 없는 무법자라고 생각했었지만, 아무래도 다른듯하다.

어쩌면 메피스보다 나을지도 모른다고 평가를 상향 수정한다.

"조원 이외는, 음, 사이좋게 지내는 것은 안된다는... 그것은, 규칙으로 정해져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뭐라 할까... 그래, 암묵적인 규칙... 같은 것으로, 아마도, 있어. 뭐... 이전, 그, 뭐랄까... 여러가지... 있었으니까"

우리 조장이 트럼프에서 지고 난동을 부린 탓에 어색하게 되었다고는 역시 말하기 힘들다. 같은 부서의 수치를 선전할 정도라면 말을 흐리는 것이 나을것이다. 카나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팔짱을 끼며 '그런것이군'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입에 담을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것인가"

"아니, 뭐... 음, 부정할수는 없군"

"그 입에 담을수 없는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은 있는가?"

2조의 조원이 사정을 설명하게 하는 것은 집안의 수치를 선전하게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1조에게 떠넘긴다 하더라도, 쿠미쿠미가 '1조라면 잘 알고있다' 고 가르쳐 준 것이 알려지면, 마치 비난하기 위해 카나를 보낸것이 된것으로 느껴져서, 1조와 2조의 사이가 더욱 꼬여버릴수도 있다.

그렇다면 카루코로다. 판결을 내린 이유와 판정을 내린 기준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있는 것은 카루코로이며, 지금에 이르는 상황을 설명하기에도 가장 문제없는 위치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에게 물어보면 알려줄거야 라고 말하려던 참에, 쿠미쿠미는 다시 생각을 고쳤다. 여기서 '선생님이라면 알고있을거라고 생각해' 라고 카나의 의문을 그쪽으로 돌린다고 한다면, 2조가 전학생을 이용해 무언가 하려고 했다고 여겨지면 좋지않다. 최악의 경우, 졸업이 위험해질 가능성도 예상된다. 안그래도 2조의 평가는 바닥을 기는 것이다.

그러한 것은 몰라도 괜찮다. 라고 얘기할려고 했을 때에는 이미 카나가 모습을 감춘 후였다. 그제서야 질문하면 답을 알수있다는 그녀의 마법을 떠올리고, 쿠미쿠미는 오늘 중에 몇번째가 되는지 모를 한숨을 내쉬었다. 이해할수없는 사태에 싫증이 나서 의욕이 사라지기는 했지만 쿠미쿠미의 다리는 의욕이 있든 없든 천천히 화장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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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태풍갔으니 원래대로 시프트 돌릴만도 하는데


내일도 당직이네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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