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한국의 다문화주의 영화에서 등장인물의 인종적 차이는 드러나지만, 외국인 이주민이나 노동자 등의 다양한 문화적 차이는 부각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건머 영어영문학과 김교수와 같은 대학 석사과정에 있던 김각슬씨는 지난 8월 숙명여대 다문화통합연구소가 발간한 학술지 '다문화사회연구' 제7권 2호에 '다문화사회와 인종차별주의:한국다문화영화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이들은 "다문화가정이나 이주 노동자를 다룬 영화는 우리 다문화주의 실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고 의미를 둔 뒤 "1997년 외국인 노동자를 본격적으로 다룬 '바리케이드' 이후 많은 관련된 작품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다문화 영화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플롯은 내국인과 외국인의 첫 만남과 충격을 중심으로 전개된다는 점으로, 첫눈에 봐도 한국인과 외모가 다른 외국인 타자가 등장한다"면서 이에 대해 "문화적 차이가 아니라 인종적 차이가 강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 등은 다문화주의 영화에서 "정형화된 외국 음식이나 현지에서 쓰이는 낱말이 일부 소개될 따름이지 외국인 이주민이나 노동자의 다문화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종차별주의로 삼투된 문화권에서 다문화주의적 관점에서 이주민의 토속적 문화를 강조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이라며 "문화는 피부색이 아니라 상징적 체계, 행동의례, 삶의 방식과 관련돼 있다"고 적었다.
김 교수 등은 또 "사회 전반적으로 섣부른 다문화주의는 우리에게 심각한 인종차별의 문제를 우회함으로써 인종차별이 만연한 현실을 은폐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