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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번역] 참고로 로리콘이다 (22/23)

ㅇㅇ(211.234) 2024.03.09 02:58:27
조회 80 추천 5 댓글 0
														
번외편 샤르티아의 수난

"……호오. 이건 굉장한데."

 

 나자릭 지하 대분묘 제2계층 <시랍현실> 앞에 선 NPC를 바라본 산양머리의 악마는 눈을 가늘게 떴다.

 

"이게 그 던전의 보스 캐릭터인 진조가 베이스라니."

 

"일단 저 모습도 될 수 있지만. 역시 로리 미소녀지요."

 

 버드맨이 득의양양하게 가슴을 핀다. 악마는 NPC의 데이터를 열고 살펴본다.

 

"...훌륭해! 역시 에로대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페로론 씨다! 이런 설정은 좀처럼 생각할 수 없어."

 

 악마-우르베르트의 찬사에 페로론치노의 날개가 날갯짓을 한다.

 

"-하지만 조금 싱겁네."

 

 우르베르트는 페로론치노의 정면에 선다.

 

"이 NPC에는 부족한 것이 있다. 그건…흡혈귀다움이야."

 

"…흡혈귀다움?"

 

"응. 글쎄……예를 들어 '거울에 안 비친다'니 '햇빛이 질색'이니 '십자가나 마늘에 겁먹는다'는 등의 전설을 설정에 추가해야 한다고 생각해."

 

 페로론치노의 볼이 홍조를 띤다.

 

"좋아요, 그거. 우르베르트 씨, 좀 더 가르쳐 주세요."

 

"나머지는 '사람의 허락을 받지 않으면 집안에 들어갈 수 없다'라든가 '흐르는 물에 잠겨 빠져 버린다' 정도일까?"

 

"재미있네요. 바로 설정에 추가해볼게요. 하기야 NPC는 거점 밖으로 나갈 수 없으니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페로론치노는 기뻐하며 샤르티아의 설정을 추가한다. 그때 한순간 샤르티아의 눈동자가 염소머리 악마를 노려본 것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렇사와요?"

 

 샤르티아는 흥분하며 설명하는 아르셰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마법소녀 대전의 장소가 있는 로블 성왕국의 수도 호반스에 마련된 참가자용 호텔에 딸린 스파에 아침부터 가던 아르셰와 니냐에게 강제로 끌려온 샤르티아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뭐, 목욕은 싫어하지 않고, 그 '잡담'이라고 하는 것도 시도해 볼거와요."

 

 샤르티아는 목욕탕 한쪽 난간으로 칸막이가 된 곳에 왔다.이미 탕에 몸을 담근 드라우디론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

 

 샤르티아가 난간을 잡고 물에 잠기자 금세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순식간에 샤르티아의 모습이 사라진다.

 

"‼‼"

 

 납처럼 욕탕 바닥에 가라앉은 샤르티아는 물줄기에 휩쓸려 배수구에 끼인다.

 


 샤르티아는 배수구를 빠져나와 하수도를 흘러가는 것이었다.

 

"……뭐가…어푸!! 무슨 일이야? 구보보보! 악! 어푸! 어푸!"

 

 샤르티아는 발을 긁지만 몸이 무거워 금방 가라앉는다.

 

 아무래도 물이 흐르는 한 샤르티아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다행스럽게도 언데드이므로 가라앉아 익사하는 일은 없지만, 물줄기는 가라앉는 기색이 없이, 오로지 흘러가는 것이었다.

 

 모든 게 그 남자, 우르베르트 때문이다.

 

 샤르티아는 씁쓸해한다. 그때 우리 주님 페로론치노 님에게 쓸데없는 말을 불어 넣지 않았으면 이런 재난을 당할 일은 없었던 것이다.

 

"……아부! 우르베르트!  코보! 코보보보!"

 

 샤르티아는 계속 떠내려간다.

 

 도중에 큰 배관에서 대량의 배수가 흘러드는 합류 포인트에서 샤르티아는 배수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버린다.

 

 "뭐야! 이 진흙 같은 배수……그리고 견딜 수 없어.  냄새! 어째서 내가 이런 꼴을... 빌어먹을!"

 

 진흙은 사정없이 샤르티아의 몸에 달라붙는다. 아마도 마법제품 제조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일까. 샤르티아는 그저 코와 입을 손으로 가리며 떠내려간다.

 

 애초에 스파에 가지 않았으면 이런 일에는……그런가. 아르셰라. 그 아가씨, 저에게 원한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겠죠. 이유는 모르겠지만...어쩌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샤르티아는 점점 침착해졌다.

 

 흐름이 풀리지 않는 일에는 저로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현실도피 등으로 탈 것입니다.

 

 현실도피-과거 페로론치노가 일상의 3분의 1을 소비했다는, 궁극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자 만능 호신술.

 

 샤르티아는 눈을 감고 조용히 기억을 더듬는다. 한때 아인즈가 의자 대신 앉았던 행복의 시간을 떠올린다.

 

"……크흐. 하아인즈님……응……하아아아아아아아아……응응..."

 

 샤르티아는 몸부림치며 흘러가는 것이었다.

 

 


 

 

 샤르티아는 여전히 떠내려가고 있었다. 물줄기는 아직도 변하지 않아 샤르티아는 속수무책이다.

 

"…그렇사와요. 알베도가 칠성장어라고 말했는데, 그 모습이 되면 수영할 수 있지 않겠사와요? 시도해 볼 가치는 있지 않을까……"

 

 샤르티아는 생각한다.……어떻게 하면 진조의 모습이 될 수 있을까?

 

 『피의 광란』을 발동시키려면 적당한 양의 혈액이 필요하다. 그러나 하수도에는 가뜩이나 생물이 적고 샤르티아는 떠내려가고 있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안되나.

 

 샤르티아는 깨끗이 포기했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흘렀다. 샤르티아는 여전히 떠내려가고 있다.

 

 문득 샤르티아는 주위의 모습이 익숙함을 깨닫는다. 동시에 깜짝 놀란다.

 

 아무래도 샤르티아가 떠내려가고 있는 하수도는 원을 그리듯이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즉, 샤르티아는 영원히 떠내려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물에 불어난 두 손을 가슴에 꼭 쥐고 샤르티아는 기도한다. 나자릭에서 빨리 구원이 찾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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