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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법국의 오버로드 13화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10 20:34:15
조회 516 추천 20 댓글 6
														
이용할 수 있으면 좋고, 아니라고 해도 제국에 해만 끼치지 않으면 좋다.
그런 자신의 얄팍한 생각을 타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용? 제국에 해를 끼치지 않아? 그런 건 어느 정도 급이 맞아야 성립하는 이야기다. 극단적인 예시로 귀족이 평민한테 죄를 저질러도 귀족은 그것을 권력으로 무마할 수 있다. 압도적인 힘이라는 건 그런 것이다.
그리고 지금 지르크니프의 눈 앞에는 제국 총전력의 수 배나 되는 전력이 모여있었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최소로 쳤을 때의 이야기고, 어쩌면 수십 배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방어하는 쪽이 공격하는 쪽보다 이점이 많다지만 그 전력의 비율이 3배를 넘어가면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위험합니다, 폐하. 저건 위험해요. 붙어보지 않아도 본능이 알려주고 있다고요."

바지우드가 결사의 각오로 지르크니프의 옆에 서서 그렇게 말했다.
지르크니프한테 바지우드 정도의 전사의 능력은 없다. 하지만 그의 명석한 두뇌는 현 상황이 얼마나 암담한지 알려주고 있었다. 데스 나이트를 기준으로 상대의 전력을 알아챈 몇 매직 캐스터는 안색이 파래졌고, 제국 4기사 중 하나인 레이너스는 지금이라도 도망쳐야 하는지 눈치를 보고 있다.
지르크니프도 내심으로는 이런 자리는 곧바로 파토내고 싶었다. 하지만 지르크니프는 황제다. 제국의 정점으로써 그가 사랑하는 제국을 내팽개칠 수 없다. 그는 마음을 강하게 먹으며 각오를 다졌다.

"허둥대지 마라."

위에 선 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잃으면 안 된다.
만약 위에 선 자가 공포에 빠지면 그 공포심은 아래에 있는 자들까지 전염되니까. 그렇기에 불안한 것과는 별개로, 언제든지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다. 억지로 허세를 부리며 지르크니프는 당당한 모습을 내보였다.
그리고 상대 언데드의 발걸음에 지르크니프도 따라서 앞으로 걸어갔다. 사지를 향해서 걸어가는 어리석은 자의 모습. 하지만 지금은 그래야만 하는 것이 정답이었다. 이내 양방의 군주들이 몇 걸음 남기지 않은 상태로 우뚝 섰다.
먼저 말을 한 것은 페일이었다.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서 영광이오, 제국의 황제여. 내 이름은 페일이라고 하오."
"나도 이렇게 뵙게 되어서 반갑소. 지르크니프 룬 파로드 엘닉스라고 하오."

목소리에서는 언데드답지 않은 온화함이 느껴졌다.
지르크니프는 그것이 더 무섭다고 느꼈다.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 절대자가 굳이 힘을 휘두르지 않는다. 상대가 힘에 자만하지 않고 지혜를 연마하는 자라는 소리였다. 인간은 부족한 능력을 지혜로 보충해왔다. 그리고 그 힘으로 아인종이나 이형종한테서 살아남았고 말이다.
하지만 눈 앞의 언데드한테서는 압도적인 약자인 지르크니프에 대해서 얕잡아 보는 것이 없었다. 상대가 방심하고 있다면, 이쪽을 멸시하고 있다면 만에 하나라도 승산의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상대가 이쪽을 얕잡아 보지 않고, 방심하고 있지 않다면 약자는 강자에 대한 비수를 갈고닦을 수 없다. 싸움에 절대라는 건 없더라도 전력의 우위가 곧 승산이 되는 것이니까.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되서 미안하다고 생각하오. 본래라면 성에 초대하고 싶었지만, 인간들한테 우리 국가는 아무래도 거부감이 들기 마련일 테니까 말이오."

그 말대로였다. 만약 성에 초대한다면 오히려 지르크니프가 어떤 식으로든 거절했을 테니까.
언데드 국가의 중심. 미쳤다고 범의 아가리에 머리를 들이밀지는 않는다. 그런 탓에 두 군주가 모인 자리라고 보기에는 매우 삭막한 장소가 되었지만, 전자와 비교하면 차라리 이게 낫다.

'어떻게 해야하지? 어떻게 해야한단 말인가? 빨리 굴복하는 것이 정답인가?'

약소국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대국에 복종하는 수밖에 없다.
상대는 언제든지 제국을 멸망시킬 전력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다가 제국의 국경과 멀지도 않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지르크니프는 여태까지 없을 정도로 고득에 가득찼다. 본래라면 굴복하는 것이 정답이리라. 아무리 야망이 좋아도 목숨에 비할 바는 아니니까.
하지만 상대는 언데드다. 산 자를 증오하는 언데드란 말이다. 그런 괴물한테 복종하는 것이 정말로 행복한 미래라고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제국을 죽음의 땅으로 만들지도 모르는데?

'그렇다고 적대하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본래라면 이 대륙에 있는 온갖 국가들의 동맹을 맺어서 적대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법국이 지지하고 있고, 엘프국과 용왕국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남는 곳은 리 에스티제 왕국, 성왕국, 평의국 정도밖에 없다. 왕국은 답이 없다. 이 쓰레기들은 사태파악하지 못하고 오히려 발목이나 잡지 않으면 다행이다.
성왕국은 괜찮을 것이다. 애초에 그 치들은 언데드를 혐오하는 곳이니까. 마지막으로 평의국, 솔직히 평의국은 잘 모르겠다. 별다른 조우도 없었고, 어떤 반응일지 제대로 짐작할 수 없다. 즉, 지르크니프의 대륙 동맹은 시작부터 끝났다고 할 수 있었다.

"페일 공께서는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오?"

전대미문의 언데드 국가.
도대체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단 말인가. 이 자리에 지르크니프가 아닌 다른 누군가 있다고 할지라도 다르게 반응하지 않으리라.

"국정에 신경쓸 생각이오. 언데드라는 건 대다수가 본능에 지배당하는 어리석은 동족. 그렇다면 나와 같은 이성이 앞서는 자들이 그들을 이끌어야 하지 않겠소?"
"쉽지 않은 일일 것이오."
"그렇겠지. 나도 그것을 모르는 건 아니오. 어리석은 동족들은 물론, 이런 내 생각을 알아주지 못하는 이들도 나설 테니까. 하지만 황제여. 시작조차 하지 않으면 가능성은 애초에 없는 것이오."

지르크니프는 생각 이상으로 상대가 지성적이라는 것에 위험도를 올렸다.
왜 용왕국을 구원했는지도 알 수 있었다. 명분이나 대외적인 모습이라는 건 중요하다. 단순히 언데드 국가를 건설한 것이 아니라 위험에 빠진 국가를 구원하며 건설했다는 것이 대외적인 이미지에서 좋게 보일 테니까. 그래도 언데드라는 편견은 쉽게 빠지지 않겠지만, 이 작은 차이는 큰 차이가 된다.

"나는 그런 귀공의 생각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우리는 좋게도 나쁘게도 언데드요. 우리가 먼저 선공하지 않는다면 무슨 득이 있다고 굳이 공격하겠소?"

전쟁이라는 건 애들 장난이 아니고, 말 그대로 돈 먹는 하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국가에서 전쟁을 하는 건 그 이상의 이득을 벌어들일 수 있기에 하는 것이며, 지르크니프가 왕국을 공격하는 것도 그와 같은 이유다. 반면에 카페 평야에 건설된 신생 국가는 언데드 국가. 이길 수 있냐를 논하기 이전에 설령 이겨도 득이 없다고 할 수 있었다. 실로 합리적인 이유였다.
결국 떠보기를 그만둔 지르크니프가 한수를 던졌다.

"그렇다면 어떻소. 동맹을 맺지 않겠소?"
"동맹을 말이오?"

페일이 지르크니프를 빤히 봤다.
그 푸른 안광에 지르크니프는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지만, 겉으로는 오연한 모습을 유지했다.

"그렇소. 나도 법국이나 다른 국가들처럼 그대들을 지원하고 싶소. 제국이 협조한다면 조금 더 쉽게 섞여들어갈 수 있을 것이오."
"제국에 득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소만?"
"차후 건국될 그대들과의 친분으로 충분하오."

아직 이 언데드에 대해서 전부 안 것은 아니다.
통찰력은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이 짧은 시간만으로 상대에 대해서 모든 걸 알아내고, 제국의 미래를 결정짓기에는 한참이나 부족했다. 결국 제국의 미래를 위해서 지리크니프는 다소의 위험은 감수하기로 했다. 그것은 언데드 국가와 동맹을 맺는 것이었다.

'위험한 줄타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해야만 해.'

군주라는 건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야만 한다.
만에 하나라도 눈 앞의 언데드가 지성적인 언데드면 좋다. 지르크니프의 걱정은 그저 걱정으로 끝나면 되는 것이니까. 하지만 눈 앞의 언데드가 지성적인 사악한 언데드라면 어떻게 해야한단 말인가? 일단 황제로써 제국은 온전시켜야 한다. 상대는 언데드지만 머리가 돌아간다.
그렇다면 함부로 동맹국을 어떻게 하지는 않을 터. 내부에서 망칠 수 있으면 좋고, 아니라면 최악 종속될 각오를 다진다. 그것이 지르크니프의 생각이었다.

"그렇군. 제국에서도 도와준다면 정말로 고마운 일이겠소."
"하, 하하."
"후후후후."

이내 그렇게 각자의 속내를 숨기며 둘은 그저 웃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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