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옵치1 시절

진성 다이아 현지 메인탱 유저였던 나는

하이큐에 끌려가서 얼 타는 일이 왕왕 있었음

그러던 어느날 진짜 심하게 욕을 박는 딜러가 있었는데

하나무라 B거점에서 난 윈스턴을 플레이중이였고

그 딜러는 거점으로 뛰어서 어그로를 끄는거 하나만 하면 되는데 그걸 못하냐고

패드립등 굉장히 심한 욕을 섞어서 말했음

나는 일단 욕을 들어서 굉장히 불쾌했고 거점을 뛰면 죽는다고 반박했음

하지만 그 반박을 하면서도 내 의견에 확신이 없었음

그냥 내가 욕먹은 게 억울하고 빡치니까 대충 반박은 하지만 저 사람 말대로 했으면 뚫었을까?

라는 의문을 그 순간에도 가지고 있었음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 초라하고 한심해 보이더라

내 스스로가 엄청 무능력하고 논리보다는 자기방어에 급급해 보였거든

그때 이 게임에 대해서 이해하고자 하는 욕망이 크게 생겼음

의견이 갈릴 때 적어도 내가 맞다는 확신을 갖고

그걸 피력할 때 스스로에게 당당하고 싶었음

아마 씹프피라서 게임을 잘하고 싶다 < 내 말이 맞다가 더 중요했던 거 같음

결국 그 때 부터 무지성으로 판수 올리면서 실력이 상승하길 바라지 않고

다양한 영상과 피드백을 통해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고 마스터 그마를 뚫어냄

말 싸움 논리에 지기 싫어서가 동기였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좋은 점은 오른 티어도

말 싸움에 이긴다는 점도 아님

바로 내가 아는 영역이 넓어지면 정치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것

말도 안 되는 정치는 '아 저 사람이 몰라서 저러는구나.' 하고 넘어가게 되고

말이 되는 지적은 '저 사람은 적어도 맞는 말을 하니 나만 잘하면 이기겠다.' 로 수긍할 수 있게 됨

누군가 내 플레이에 딴지를 걸고 정치를 하거든

두가지 감정이 들 것임

내 잘못이라 여겨지면 창피함

내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분노의 감정

뭐가 되었든 그 감정에 지배 당하지 말고

그 감정을 이용하면 티어 상승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고 웬만한 정치에 멘탈이 너덜너덜해질 일도 없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