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영하 10도 날씨에 숙영을 하다보니

콧물까지 나오다가 얼어버릴 정도로 춥다. 

그런 자비없는 날씨에 우붕이는 애벌레마냥 

침낭 안에서 몸을 웅크리고 잠을 청한다. 

그런데 숙영텐트 앞에서 불침번을 서던 

우붕이의 동기 XX가 우붕이가 고통스러워 하는  것을 보고 

걱정이 되었는지 우붕이를 잠시 건드려서 깨운다.

특히나 우붕이와 XX는 텐트 입구 쪽에서 자는지라

안쪽에서 자는 사람들보다도 더 추웠을 것이다.

우붕이는 의아해하면서 XX에게 묻는다.

"응... 왜..? 뭐 때문에..?"

이후 XX는 자신의 전투복 건빵주머니 안에 있던,

아예 쓰지 않은 핫팩 4개를 우붕이에게 건네준다.

"별로 도움은 안 되겠지만.. 이거라도 터뜨리고 자.

너 진짜 자면서 너무 떨길래.. 자는데도 깨웠어.. 미안..

아 맞다 그리고, 어딨더라.. 아 여기! 이거 안 신은

양말인데, 이것도 한 겹 더 끼고 자. 좀 나을거야."

XX의 별거 아니지만 따뜻한 배려에 우붕이는 

너무나도 고마웠다. 그리고 다른 숙영텐트 앞의

불침번들이 보는지 잠시 눈치를 보다가, 

XX에게 고맙다는 말과 함께 포옹과 볼뽀뽀를 하고

오늘 이건 절대 잊지 않겠다는 말고 함께

그가 준 양말을 덧신고, 이후 침낭 안으로

다시 들어가 핫팩들을 터뜨리며 잠을 청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