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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스토너 스포) 이디스에 대해서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02 22: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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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이디스를 끝까지 용서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그가 마지막까지 사랑을 배우지 못하고 스토너를 경멸하기 때문임.

그가 죽기 전에 아래와 같은 장면이 나옴.


 가끔 이디스가 그의 방으로 들어와서 침대 옆에 앉아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소한 이야기들이었다. 두 사람이 편안하게 알고 지내는 사람들 이야기, 캠퍼스에 새로 지어지고 있는 건물 이야기, 해체된 옛 건물 이야기....... 화제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다. 두 사람 사이에 새삼 고요한 분위기가 자리를 잡았다. 그 조용한 분위기는 사랑이 시작될 때와 비슷했다. 스토너는 굳이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도 왜 이런 분위기가 생겨났는지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입힌 상처를 용서하고, 자신들의 삶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지 생각하는 일에 빠져 있었다.

 이제는 그녀를 바라보아도 후회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늦은 오후의 부드러운 햇빛을 받은 그녀의 얼굴이 주름 없는 젊은 얼굴처럼 보였다. 내가 좀 더 강했더라면.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좀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었더라면. 내가 이해할 수 있었더라면.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는 무정한 생각을 했다. 내가 저 사람을 좀 더 사랑했더라면. 아주 먼 거리를 움직이는 것처럼 그의 손이 이불 위를 움직여 그녀의 손에 가닿았다.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얼마 뒤 그는 스르르 선잠이 들었다.


여기에서 스토너는 이디스에게 입힌 상처를 후회하고 반성함. 오직 자신의 행동에만 초점을 맞춰서, 내가 이랬다면 어땠을까 하고 스스로의 행동을 반성함.

그러나...

스토너의 임종 장면에서, 그가 누워있는 것을 보고 인물들의 반응을 모아봄.


딸내미:

 "좋아 보여요, 아버지." 그레이스가 말했다. "아주 좋아요. 괜찮아지실 거예요."


고든과 이디스:

 "우리 빌이 한결 나아 보이네요." 핀치가 말했다. "정말 지난주보다 훨씬 나아 보이는 것 같아요."

 이디스는 핀치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아차린 사람처럼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머, 고든." 그녀가 말했다. "이 사람 안색은 엉망이에요. 가엾은 윌리. 이제 우리 곁에 있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고든은 안색이 창백져서 한 대 맞은 사람처럼 한 걸음 뒤로 둘러났다. "세상에, 이디스!"

 "얼마 남지 않았어요." 이디스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 스토너는 살짝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난 이제 어쩌죠, 고든? 저 사람 없이 어쩌면 좋아요?"

 그가 눈을 감자 두 사람의 모습이 사라졌다. 고든이 뭐라고 속삭이는 소리,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두 사람의 발소리가 들렸다.

 자신이 이토록 편안하다는 것이 놀라웠다. 고든에게 자신이 얼마나 편안한지 말해주고 싶었다. 자신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해도, 그것을 생각해도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제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그리 중요해 보이지도 않았다. 부엌에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든의 목소리는 낮고 다급했으며, 이디스는 마지못해 말하는 사람처럼 딱딱 끊어지는 말투였다. 둘이서 무슨 얘기를 하는 거지?


고든도 그레이스도 그가 죽을 것을 예감하고 있음

그러나 절대 입밖으로 그 말을 꺼내서 그에게 부담을 지우려 하지 않음.

하지만 이디스는 그가 죽음을 앞둔 이 순간에서조차 스스로의 잘못이나 행동에 대한 성찰을 하지 않고, 본인이 받게 될 고통에만 집중함.

끝까지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변하지 못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사랑을 배우지 못함.

그녀의 부모가 사랑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정말 용서할 수 없는 대목이었음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마지막까지 배려가 없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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