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alking이 내놓은 문제:

1. 100명의 개인들이 모두 자신의 개인 선을 침해 받으며 불행한 사회

2. 100명의 개인들이 모두 자신의 개인 선을 침해 받지 않으며 행복한 사회

이 중에서 어느 사회가 더 도덕적인가?

워딩만 보면 당연히 1번이 더 안 좋고 2번이 나아 보임.

하지만 잘 생각 해보자.

만약 서로 다른 두 개인이 자신의 개인 선이 다를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당연히 충돌이 일어날 거임. 개인 A의 선에 따라 행동한 것이 개인 B의 선에 의하면 선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거니까.

이 두 가지 개인 선이 한 사회 안에 있다면 결국에는 누군가가 침해 당할 수 밖에 없음. 타협을 하면? 그것도 A의 선과 B의 선을 적당히 절충해서 '누구 한 명이 아예 씹히는 것 대신 둘 다 반반씩 침해 당하자'에 불과함. 순수하게 자신의 선을 관철한 것 보다 개인 차원의 행복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음. 단지 그 자신의 선을 관철 한다는 게 타인의 선을 묵살하는 거니까 반발이 튀어나올 뿐.

그렇기에 100명의 개인들이 모두 개인 선을 침해 받으며 불행한 사회는, 사실 그냥 정상적인 사회임. 100명의 개인이 다 생각이 다르니까 100명의 개인들이 서로 서로 양보한 결과물이여.

그럼 2번은 어떨까?

말만 보면 좋아 보이지?

근데 위에서 설명 한 것처럼, 자기의 가치관과 남의 가치관이 다르다면 충돌이 일어날 수 밖에 없음. 근데 어떻게 100명이 모두 침해 받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생각 가능한 경우의 수는 단 두 경우임.

1. 모든 개인이 다른 개인과의 상호작용이 없는, 완전히 따로 노는 무사회 상태. 

A와 B가 만날 일도 영향을 줄 일도 없으니 아무도 침해 받지 않는 거지.

2. 모든 개인이 단 하나의 가치관만 가지고 있기에 개인 간의 가치관 충돌이 불가능한 하이버마인드, 전체주의 사회.

A와 B가 모두 똑같은 생각을 하니까 침해 받지 않는 거지.

첫 번째 경우는 애초에 사회가 존재 하질 않음. 말 그대로 '무'사회 상태임. 그럼 그 사회의 도덕을 따질 수가 없음. 사회 자체가 없으니까.

두 번째 경우는 당연히 자유주의자인 내 입장에서 긍정할 수가 없지. 저 '멋진 신세계'를 어떻게 좋아하겠음?

그래서 저 문제에 대한 내 답은 1번임. 내 기준으로 1번 세계가 더 도덕적임.

애초에 나는 100명의 인간, 5개의 사회가 있다고 가정하면 105개의 가치관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2번은 나한테는 매력적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