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윤수가 눈을 뜬 곳은 어느 작은 방이었다.

윤수는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벽에는 자신이 3연준을 했을적의 그때 그 사진이 걸려있었다.

"저...저 씨발...저 사진...저거 찍은 기자 한 번 만나보고 싶은데...!"

윤수는 뜻밖의 광경에 혈압이 올랐다.

저 사진 덕분에 윤수는 모 갤러리에서 필수요소가 된 바 있다.




그건 그렇고 이 벽은 어디서 많이 본 벽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건 스투에서 지겹도록 본 칙칙한 테란스타일이 아닌가!

윤수의 머리에 의문이 스쳐갔다.

'저 벽이 왜 여기있는거지? 아니 것보다 내가 이런곳에 있는게 문제 아니야?'

'일단은 진정하고 상황을 정리해보자'

윤수는 놀란 마음을 잠깐 가라앉히고 지금까지의 일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게임이 안꺼져서 코드를 뽑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더라...'

부분 기억 상실증이라도 걸린 것인지 기억이 별로 남아 있지 않았다.




윤수는 누워만 있어서는 아무런 일도 해결이 안될거라 판단, 일단은 일어나보기로 했다.

윤수는 정신도 차릴겸 일어서서 팔벌려뛰기를 했다.

그러나 평소의 자신의 몸과는 달랐다. 무척 가볍고도, 묵직했다.

힘을 담아 제자리에서 뜀박질을 하니 철재 바닥이 뒤틀어졌다.

손으로 금속을 잡아 약간 힘을 주면 종잇장처럼 구부러졌다.

'!!!!'

윤수가 팔을 세게 휘두르니 자신의 손에서 표창이 나갔다.

표창은 눈깜짝할새에 날아가 철재 벽에 단단히 박혔다.

윤수가 표창을 뽑아 유심히 보니 그것에 'soO리검'이라는 글자가 새겨져있었다.

'이건 내 몸이 아니야. 뭐지? 실험을 당하고 있는건가? 하지만 왜?'

혼란해하는 윤수의 머리에 한가지 가능성이 떠올랐다.

혹시 자신이 게임세계로 들어와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가능성.

어케이드와 똑같은 이 곳, 비약적으로 강해진 몸...모든것이 지금 상황과 맞아떨어졌다.

그리고 이곳에 오기전ㅡ윤수가 현실에 있을때ㅡ에 본 문구가 아무래도 신경이 쓰였다.

어카게들한테 양대백수가 되었다는 문구에 'IEM예선에서 김대엽에게 탈락'했다는 문장이 있었다.

본래의 어케이드라면 그 문구에 대엽의 이름은 없었다.

2016년 시점이기 때문에 어카게들의 명단에 대엽의 이름이 들어있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일이었다.

'2016년에 만들어지고 한 번도 업데이트 안 한 이 맵은 내가 2017년 준우승한걸 알고 있어.
그렇다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꾸민 짓이라고밖에 생각이 되지 않는다.
그럼 대체 누가? 일단 게임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윤수가 추리를 하던 중, 문이 열리더니 한 남자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윤수는 그 남자의 얼굴을 잘 알고 있었다.

데이비드 킴...

"어윤수님 있으십니까? 안녕하십니까, 데이비드 킴입니다."

"디, 디케이?"

윤수는 이로써 자신이 정말로 게임 속에 들어왔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여기서 당신을 만난 이유는 우리 블리자드의 획기적인 발명품을 소개하기 위함입니다.
자 보십시오. 스투노트란 겁니다.
이걸 사용하면 상대와 강제로 스타2를 이용한 배틀을 벌이게 되고 패배한 자는 이 세상에서 사라집니다."

"이것으로 롤과 오버워치,카스글옵 등의 개발자들의 존재를 지워버리면
스타2와 히오스가 세계게임 1,2위를 다투는 유토피아가 펼쳐질것입니다!
자, 이 기계와 설명서를 받아보시죠.
거졀하셔도 상관없지만 이 제안을 어윤수님이 거절하시지 않으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랄하네'

디케이가 영양가 없는 대사를 앵무새처럼 읊었다.

"근데 이 제안을 왜 저한테 하는거죠?"

"그야 당연히 5회 준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시고 지금 백수셔서 그렇죠."

'역시나 대사가 바뀌어있다. 지금 나는 현실세계의 시점인 채 어케이드를 하고 있는건가?'

이런 생각의 시간도 잠깐, 윤수는 기분이 팍 상해버렸다.

"2016년에 만들어진 니가 2017년 준우승한걸 어떻게 알아 씨발년아!!!
일단 너부터 지워주마 좆같은새기!!"

삑ㅡ!




스투노트에서 한줄기 빛이 나오더니 윤수와 데이비드 킴의 몸을 감쌌다.

그리고 둘은 미지의 공간으로 전송되었다.

"어케이드 전투맵이랑 똑같잖아?"

저 멀리서 보이는 데이비드 킴은 원작에서처럼 멀뚱멀뚱 서있을 뿐이었다.

윤수는 일단 데이비드 킴을 내버려둔 채 몸을 움직여보았다.

그러나 새로운 몸은 여간 적응이 어려운게 아니었다.

가장 불편했던것은 자신의 완력이 현실보다 수백배는 강력해진 것이었다.

발에 힘을 꽉주면 바닥에 구덩이가 생겨 발이 걸리는 일이 허다했다.

윤수는 무기인 soO리검을 던져보았다.

soO리검은 윤수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발사가 되는 듯 했다. 참 편리한 무기가 아닐 수 없다.

윤수는 후에 다가올 싸움을 대비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샅샅이 연구했다.

윤수가 힘을 몸에 익숙하게 받아들이는데에는 꽤 시간이 흘렀다.

'이제 때가 된 것 같다. 저 망할 놈을 조지는 것부터 시작하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