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좀 특이한 소재를 들고 와 봄. 이게 "정사"이긴 한 거 같은데 딱히 언급은 없어서 좀 애매한 물건.

이게 좀 묘한 게, 책이 아니라 "이런 것도 있었다"는 식으로 간략하게 델타 그린의 몰락 책에 안 나오는 작전들

몇 개 소개하는 펠그레인 프레스의 글이어서 그럼. 일단 정사에는 넣을 수 있을 것 같음.

플로리다 작전(Operation Florida)

1951년, 델타 그린은 주력의 후퇴로 전방에 고립된 공산당 세력과 오래고대(Olaegodae)라는 지역 주민 집단이

손을 잡고 "북쪽의 황제" 내지는 국왕(Gugwang)이라 불리는 존재에 대한 숭배를 재개했다는 정보를 입수함.

그러자 오컬트 진압 병력을 2개 중대 정도 투입해서 오래고대가 신성하게 여기던 검은 비석(Black Monolith)을

파괴하고 얘들을 정리함.

뭐야... 델타 그린이 '델타 그린'한 이야기잖아? 싶을 텐데 배경 시간대나 국왕이라는 표현에서 알아차렸겠지만

사실 이 작전은 한국 전쟁 당시 전남 화순에서 했던 거임. 오래고대라는 이름도 영어로는 Very OId라고 하는데,

한국어로는 오래 + 고대의 합성어라고 보면 됨. 그러니까 델타 그린이 한국에서 작전을 벌인 게 공식 설정으로

있다 이거지. 그러면 여기에 추가로 해설을 좀 붙여보자.

검은 돌(The Black Stone)

검은 돌은 1931년에 로버트 E. 하워드가 발표한 단편으로, 이름없는 교단들(Nameless Cults)을 읽고 거기에

나온 저주받은 검은 비석을 주인공이 멀리 헝가리까지 찾아가서 이상한 환상을 겪는 이야기를 다룸. 그러니까

이 비석은 사실 골-고로스라는 신격체를 섬기던 고대 문명의 유적의 일부고, 고대 문명의 후손들이 계속 걔를

숭배하다가 인신공양하던 것 때문에 오스만 투르크군에게 개털리고 얘들의 유물을 받아먹던 신격체의 화신도

리타이어당함. 다만 플로리다 작전 당시의 델타 그린도 골-고로스의 화신을 조졌는 지에 대한 언급은 없음.

또한 이 소설을 기반으로 하는 CoC 시나리오가 하나 있으니 잘 고치면 한국판으로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음.

화순군 정도면 관광지로 갈 법하니까 말이지.

토박이들(Very Old Folk)

러브크래프트의 단편에 나오는 키 작고 사악한 피레네 산맥 일대의 사교를 숭배하는 민족. 카오시움은 얘들을

쵸-쵸의 기원으로 보았는데, Very Old라는 표현을 갖고 장난친다면 얘들을 한국의 쵸-쵸 일파라고 해석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음.

화순군

그럼 왜 하필 화순군일까? 나도 잘 모르지. 다만 일단 케네스 하이트가 한국어를 몰랐는지 이름 센스를 좀 많이

구리게 한 건 그렇다 쳐도 배경 자체는 비교적 잘 잡았다고 생각함. 일단 화순군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인

고인돌 유적이 있으니까 검은 비석과 섞어넣기 편하고, 역사적으로도 한국전쟁 당시 조선인민유격대의 활동이

있던 곳이었거든.

추가 : 이름없는 교단들(Nameless Cults)

이름없는 교단들(Nameless Cults)은 일본 쪽에서 무명제사서(無銘祭祀書)라는 이름이 되서 국내에도 그렇게

알려졌는데, 사실 이 책은 제례나 그런 것들을 정리한 마도서가 아니고, "세계의 신기한 종교들"...같은 책임.

진짜다. 원작에서부터 이 책은 사교도 교단 인용하는데 사용된 거야.근데 여기 실린 종교들의 종교 행사 등이

워낙 신박해서 독자의 심상에 큰 악영향을 주는 거 뿐이라고. 그런 설정 덕에 사실 CoC 세계관 내에서 이 책은

주문 같은 거 다 삭제한 판본은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는 물건임. 대놓고 미국에서도 찍어 판 적 있음.

3줄 요약

델타 그린의 몰락에서는 한국 전쟁 당시의 작전 설정이 나옴.

악당들 이름 빼고 나머지는 대체로 괜찮게 제시했던 거 같음.

이 떡밥에다 살을 더 붙여볼 사람은 그래도 되지 않을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