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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성우 길을 잠시 쉬는 김에 써보는 후기.

ㅇㅇ(121.170) 2022.12.29 18:38:21
조회 2753 추천 28 댓글 17

공부를 한 2년간 한거 같아. 학원 다니면서.



난 원래 저음이(1옥타브) 단단하게 나는 체질은 아니야.

그리고 살면서 저음으로 단단하게 말해오지도 않았구. 성우 쪽 표현으로는 미성쪽이려나.

성우학원이 입시학원에 가까우니까, 당장 라디오드라마라는 기본부터 가르쳐야하는 선생님들 입장에선 일단 힘있게 말하기, 호흡을 밀어내기, 아랫배에 힘을 주기 등으로 개선을 하시려했지.

타고난 피지컬도 괜찮았고, 힘도 에너지도 좋았으니, 당장은 해결이 되는거 같았지만... 문제가 생겼지.

자신의 자연스러운 목소리가 아니고 인위적으로 만든 단단함이다 보니, 결국 목이 한두어번 나갔어.

그 이후론 줄곧 연기를 하면서도 단어마다 강약조절이 너무 힘들었어.

간혹 연기가 잘된날은 기뻤지만 그것도 순간일뿐, 매일매일이 괴로웠지. 나 자신에게 들리는게 있으니.



평소에 노래를 좋아했어. 내 입으로 말하면 부끄럽지만, 연기보다 더 잘하는게 노래고.

그러다가 성우쪽은 아니지만 어떤 좋은 분을 만나서, 소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생겼어.

'소리와 호흡은 코로 가서 나오지 않는다, 다만 그 공명만이 앞으로 뻗어나갈 뿐.'

그래서 계속 열심히 그쪽 발성(팝, 락)을 파다보니, 공명점을 높게(코, 미간) 잡아도 아랫공명을 같이 쓸수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내가 해야할건 그놈의 성대접촉, 후두내리기가 아니라, 그저 호흡길을 터주고 공간 쓰는법이었단 거지.

혀 쓰는 법도 새로 배웠어. 다들 혀를 내린 상태로 뭘 어떻게 하시려 했지만, 여긴 오히려 혀를 좀 든 상태로 필요할때만 순간적으로 조음기관을 컨트롤해서 혀가 내려가게 하더라.

그 조음기관도 흔히 혀와 이 이런거만 강조하지만, 사실 좋은 조음기관은 성대부터 구강까지 오는 공간(인두강)을 통해서 발음을 만드는게 좋은거고.

노래에서 실컷 질러도 안아픈 목이, 연기나 더빙만 했다하면 아작이 나는건 다 이유가 있었지.



교육을 하실때, 호흡을 통해 공명적으로 단단하게 소리가 마이크에 빨리게 해야하는건데, 왜 자꾸 생소리(원음) 자체를 단단하게 하려 하는지 참 이해가 안간다.

녹음실 밖에서 단단하게 만들고 크게 내면 좋다고 칭찬하면서 막상 똑같은 감각으로 녹음실 안에 들어가서 소리내면 소리 찢어진다고 하고...이게 뭔짓거리냐.



지금은 연기보다 노래에 좀 더 흥미가 생겨서 잠시 성우연기를 쉬게 됐어.

사람마다 맞는 방법론이 다르겠지만, 이 2년간 적어도 나한텐 안맞았던거 같다.


그리고 호흡을 앞으로 밀어내라...이건 정말 개소리다. 발성에 대해 전혀 이해가 없는 소리고, 목 나가는 지름길이다.

호흡은 위로 올라가고, 정확한 곳을 타격했을때 생기는 그 공명이 앞으로 뻗어가기때문에 소리가 앞으로 나가는 건데.


마지막으로 오늘도 열심히 꿈을 위해 노력하는 수많은 지망생들에게, 한가지 당부를 준다면...

성대로 뭘 해야겠다고 집착하지 마. 맞는 이미지에 맞는 호흡을 알맞게 사용하면, 원하는 소리가 나올거야.

우리 성대는 이미 알아서 기능을 할 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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