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ANZ은행 계좌를 미리 만들면 1년간 수수료 해택이 있다고 하여 호주워홀을 약 1주앞두고 이틀전 ANZ은행 계좌를 개설하였다.

그런데 오늘아침 평화롭게 잠도 덜깬 상태로 모닝응아를 하며 웹툰이나 볼까 하며 폰을 손에쥐고 있었는데 호주에서 전화가 오는게 아닌가?? 

설마하며 받아봤는데 전화기너머로

"Hello can I speak to Mr.Jo ?"

라는 소리가 들려오자말자 어디선가 진동소리가 나는것이 아닌가? 폰은 내손에 있는데 어디지? 하며 온몸의 감각을 기울여본 결과 외국사람과 첫 커뮤니케이션의 긴장감으로 인하여 20kHz의 떨림으로 내 X랄이 떨리기 시작한것이었다.

아마 옆집사람이 지진인줄알고 상당히 놀랐을 것이다. 심심한 사과의 마음을 일기로나마 전한다.

 한큐에 못알아 들을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한 나는 바로 통화녹음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화에서는 토익500점에 빛나는 점수를 가진 내가할수있는대답은 

"Umm... Yes , ok ... " 따위밖에 없었다 지난 몇년간 내가받은 영어교육은 도대체 어디로 가버렸는가 통탄스러울 뿐이었다.

실제로 녹음한것을 다시 들어보는데 "How are you?" 라는 교과서를 비롯한 수많은곳에서 보아온 기본적인 인사치례에 나는 "umm...Yes"라는 병신같은 대답을 한것을 듣고는 삼전도의 굴욕을 겪은 인조가 받은 수치심이 이정도였을까? 동질감을 조금이나마 느끼며 내귀에 세워진 척화비 철거식을 하루빨리 강행하여야 겠다고 다짐한 순간이었다.

 어찌어찌하여 인터넷뱅킹 임시 ID, PW 를 발급받고 이메일로 기본정보들을 보내놓았으므로 읽어보면 된다고 하였고 마지막으로 끊기전 물어볼것이 없냐는 질문을 받고 사실 딱히 물어볼것은 없었지만 뭔가 한마디라도 더해야 아쉬움이 남을것같지않아 "인터넷뱅킹을 바로 사용할수있나요? , 반드시 내 도착예정지인 brisbane지점에 가야만 하나요? " 라는 질문을 용기내어 말하였고 내 귀에 세워진 척화비를 그녀도 느낀것인지 친절하게도 은행직원은 한층더 차근차근하고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내 질문에 대답해 주었다.

나의 험난하고도 설레는 호주워킹홀리데이의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이다.

아래사진은 9분간의 나의 피땀나는 대화현장

Ps. 앞으로 있을 내 글들이 인기를 끌면 오늘 병신같았던 나의 대화녹음을 공개할예정이야 앞으로 내가쓸글들 많이 조아해줬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