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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피곤하고 노곤노곤하면 글이 쓰고 싶어진다.

영광(116.44) 2019.03.31 23:13:13
조회 80 추천 0 댓글 1
														

 질린다는 것은 대단히 두렵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고양감에서 매섭게 나를 끌어내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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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을 찍었었는데 사랑한 것들을 사랑한 만큼 찍었던 적이 있었다.

 어느새 안 찍기 시작한 물건들은 내가 싫증을 낸 것들이었다.

 그걸 알고는 내가 사랑한 사람을 안 찍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을 점점 사랑하지 않아가게 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는 점이 너무나도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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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체가 부자유스러웠던 적이 있었는데 자유로워지면 하고 싶은 행동들을 끊임없이 상상했다.

 아무것도 실천하지 않았는데 상상만으로 질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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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하는 것을 찍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는 이 경험을 잊고 원하는 것을 찍는 상황을 끊임없이 상상했다.

 나는 그 사람에게 질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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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사람을 계속 사랑하고 싶었는데 계속 사랑하려던 생각 때문에 사랑할 수 없게 됐다.

 계속 사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결국 착각이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차라리 마음껏 찍을 걸, 잠시를 못가는 초라한 불빛일 줄 알았다면 차라리 폭죽처럼 순간이라도 아름다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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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린다는 것은 대단히 두렵다.

 무엇보다 내 만족의 정도를 가늠할 수 없어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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