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에서 강화학습 책임자를 지낸 데이비드 실버(David Silver)가 새로 창업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이네퍼블 인텔리전스(Ineffable Intelligence)'가 4월 27일(현지시간) 시드(seed) 단계에서 무려 11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를 모금하며 스텔스 모드를 벗어났다.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따르면 이번 라운드에는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과 라이트스피드(Lightspeed)가 공동 리드로 참여했고, 엔비디아·구글·인덱스 벤처스·DST 글로벌·영국 정부의 'Sovereign AI Fund' 등이 합류했다. 이는 유럽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드 투자다.
CNBC에 따르면 회사 가치는 51억 달러(약 7조 원)로 평가받았으며, 2025년 11월 설립 이후 아직 제품·매출·로드맵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거액 베팅이 이뤄진 이유는 창업자 데이비드 실버가 알파고(AlphaGo)·알파제로(AlphaZero) 프로젝트를 이끈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교수도 겸하고 있으며, '경험에서 학습하는 에이전트'라는 일관된 연구 방향을 20년 가까이 유지해왔다.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회사의 미션은 '초지능과의 첫 접촉(first contact with superintelligence)'으로, 인간이 라벨링한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스스로 지식을 만들어내는 '슈퍼러너(superlearner)'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실버는 "기초적인 운동 기능부터 깊은 지적 돌파까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모든 지식을 발견할 수 있는 학습자"라고 회사를 소개했다. 즉 챗GPT(ChatGPT)나 제미나이(Gemini)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이 인간 데이터 의존성에서 벗어나기 위한 다음 패러다임을 노리는 셈이다.
이번 라운드는 같은 영국·유럽 무대에서 메타(Meta) 출신 얀 르쿤(Yann LeCun)이 3월 출범시킨 'AMI 랩스(AMI Labs)'(시드 10.3억 달러)와 사실상 쌍두마차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두 회사 모두 현재의 LLM 패러다임 한계를 강화학습·월드 모델로 돌파하려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리콘밸리가 독점해온 '초거대 시드 라운드'가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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