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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렉과 펠릭스 2-울프 라이더 (6)

Gotrek(112.166) 2018.07.16 17:06:20
조회 835 추천 22 댓글 7
														

https://gall.dcinside.com/warhammer/1814299 울프 라이더 (4)

https://gall.dcinside.com/warhammer/1814299 울프 라이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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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첨부된 지도



 "우리를 들여 보내주지 않을거래요.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래요.“


펠릭스가 불가에 앉은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남작은 왼손을 힘없이 흔들어 펠릭스에게 앉아도 된다고 했다. 그리곤 냉랭한 눈빛으로 디터를 바라봤다. 


 "아켄도르프를 점령하고자 한다면 우리도 많은 사람들이 죽을겁니다. 제가 공성전에 전문가는 아니지만 최소한 그 정도는 알 수 있어요.“

 

 반 백발의 남성이 말했다. 그는 앞으로 숙여 다른 나뭇가지 하나를 불 속으로 던져 넣었다. 불꽃이 차가운 공기 사이로 타닥거리며 타 올랐다.


 "그럼 우리가 계속 가던 길을 가야 한다는 말이군.“


 남작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너무 힘이 없어서 펠릭스에게 마른 나뭇잎들 바스라지는 소리를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디터가 끄덕였다.

 

 "서쪽으로 가보는 건 어때요?" 만프레드가 말했다.


 "그 쪽에서 땅을 찾아보는 거예요. 그쪽엔 저희가 혹시 매복이 있을까봐 살펴보지 않고 지나친 언덕들이 있잖아요." 


 "있긴 합죠." 사냥꾼 헤프가 말했다. 이런 쾌활한 불빛에도 불구하고 헤프의 얼굴은 창백하고 찌푸린 것처럼 보였다. 


 "서쪽으로 가자는 건 바보 같은 생각이예요." 윈터부인이 말했다. 펠릭스는 그녀가 만프레드를 쏘아보는 것을 봤다. 


 "그래요? 왜 그런데요?" 그가 물었다.


 "머리를 좀 써보렴. 동쪽에 산들은 드워프들의 영역이 찢어진 이후 고블린들이 나오는 곳이야. 그러니까 습격으로부터 안전하고 좋은 땅들은 천둥 강에서 멀리 떨어진 땅, 즉 서쪽이겠지. 그런 땅들은 이 근방에서 가장 강한 세력들이 차지하고 있을 거야. 이곳보다 더 서쪽에 있는 마을들은 아켄도르프보다 방어가 훨씬 잘 돼있을 거다.“


 "저도 지리는 잘 알고 있어요.“ 만프레드가 비웃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 하나하나와 일일이 눈을 맞추며 화톳불 주변을 한번 둘러봤다. 


 "만약 우리가 계속 남쪽으로 간다면 핏빛 강에 도착하게 될 텐데, 그곳에는 울프 라이더들이 시체 안에 구더기들보다도 더 들끓는 곳이에요."

 

 "어느 쪽으로 가든 위험이 도사리고 있구나." 


 늙은 남작은 숨이 가쁜 듯 쌕쌕댔다. 그는 펠릭스의 푸른 두 눈을 뚫어보듯 쳐다봤다. 


 "자네 생각에는 아켄도르프의 영주가 우리에게 계속 강을 따라가라고 충고 해준 게, 그저 그린스킨들이 습격하기 좋은 먹잇감으로 만들려고 그런 거 같나?“


 펠릭스는 잠시 생각하며, 자신의 판단을 저울질 해봤다. 도대체 어떻게 몇 분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 그 사람이 거짓말을 한 건지 아닌지 판단하라는 거지? 펠릭스는 자신이 뭐라고 말하는지에 따라 이 사람들의 운명이 바뀐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들을 이끈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이 어렴풋하게나마 느껴졌다. 펠릭스는 숨을 한번 들이쉬고 말했다.


 "사실을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남작님“


 "그 사람은 진실을 말한 거요." 


헤프가 담배 파이프에 연초를 더 넣으면서 말했다. 펠릭스는 헤프가 담뱃대를 불안한 듯이 집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헤프는 몸을 앞으로 기울여 화톳불에서 나뭇가지 하나를 빼내 파이프에 불을 붙였다. 


 "가이스텐문드 언덕은 사악한 곳이요. 사람들이 말하기론 수 백년 전에 브레토니아에서 태양왕에게 추방당한 사령술사들이 와서 오래전에 그 곳에서 죽었던 사람들을 일으켜 군대를 만들었다고 해요. 그 다음 주변 변경백들의 영토를 점령하려고 했었는데 변경백들과 산의 드워프들이 연합해서 몰아냈다고 하던데요.“


 펠릭스는 등골에 소름이 끼치는 걸 느꼈다. 등 뒤에 어둠 속에 뭔가가 숨어있나 확인하려는 충동을 억누르려고 노력했다.


 "사람들이 말하기론 사령술사들이 패배해서 무덤 속으로 후퇴했다고 해요. 그것들을 승리자들이 드워프의 석공과 강력한 룬으로 봉인했다고 하던데요.“


 "하지만 그건 수 백년은 된 일이잖아요." 윈터 부인이 마저 말했다. 


 "확실히 강한 마법이었겠지만, 그게 수 백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버티고 있을까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마님. 하지만 가이스텐문드 언덕에 올라간 도굴꾼들 중에 돌아온 놈은 한명도 없었어요. 그리고 어떤 밤에는, 기이한 불빛이 이 언덕에서 빛나는 게 보이기도 하구요, 두 달이 둥그렇게 뜨는 날이면, 죽은 자들이 무덤에서 일어 난다구요. 그러고는 살아있는 것들을 잡아다가 그 피로 자기들이 섬기는 어둠의 군주들을 다시 부활시키려고 한 대요.“


 "그건 정말 터무니없는 소리 같은데“ 스탁하우젠이 말했다.


 펠릭스는 스탁하우젠의 말처럼 그렇게 터무니없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게하임슈나흐트마다 온갖 끔찍한 것들을 봐왔다. 그는 다시 떠오른 그 끔찍한 기억들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만약에 우리가 서쪽으로 간다면 우리는 확실히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되겠지. 그리고 우리가 자리 잡을 터전을 찾는다는 보장도 없어." 남작이 말했다.


 그의 얼굴 아래에서 비추는 모닥불 때문에 남작은 더 수척하고 앙상하게 보였다.


 "남쪽은 확실히 비어있는 땅이 있는 곳이다. 혹시 마법사들이 일으킨 놈들이 지키고 있을 수도 있지만 말이야. 내 생각에 우리는 용기를 내서 남쪽으로 계속 가야 할 거 같다. 혹시 아무 일도 없을 수도 있어. 천둥강을 따라 마저 내려가자.“


 그의 목소리는 그렇게 큰 희망을 품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마치 자신의 운명에 모든 것을 맡긴 듯한 목소리였다. 펠릭스는 혹시 남작이 죽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사냥꾼이 말한 어두운 이야기가 만들어 낸 분위기 속에 펠릭스는 그 이야기가 더 믿음이 갔다. 그는 폰 디엘 가문에 내려진 저주에 대해 더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만프레드의 얼굴에 관심이 갔다. 젊은 귀족은 불 속을 멍 하니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얼굴에는 즐거운 빛이 감돌았다.







 "나 아마도 새로운 연극에 대한 영감이 떠오른 것 같아.“ 만프레드가 열정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어젯밤 사냥꾼이 해준 유쾌한 이야기가 이 이야기의 핵심이 될 거야“


 펠릭스는 만프레드의 얼굴을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봤다. 둘은 행렬의 서쪽에 서서 황량하고 불길해 보이는 언덕과 마차들 사이를 지키며 함께 걸어가고 있었다. 


 "단순히 사냥꾼네 동화 수준이 아닐 수도 있어요, 만프레드. 수많은 오래된 전설들 중에서도 진짜인 것들이 있다구요.“


 "그렇지! 그렇구 말구! 그 누가 나보다도 그걸 더 잘 알겠어? 내 생각에는 이 연극을 '죽은 자들이 걷는 곳'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아, 생각해 봐! 뼈만 남은 손가락에서 절그럭거리는 은반지와 사악한 빛 속에서 잠들지 못하는 죽은 자의 양피지 빛 피부가 번쩍이는 모습을. 그리고 벌레 한 마리도 건드린 흔적이 없는 채 누워있는 왕과 매년 일어나 그의 어두운 지배를 이어가려 피를 찾아 헤매는 자들을 상상해 보라고!“


 음울하고, 빌어먹은 높은 곳을 쳐다보며 펠릭스가 찾아 낸 것은, 정말 그런 것들을 상상하는게 쉽다는 것 밖에 없었다. 폰 디엘 남작을 따르는 400명 중에서 고작 3명만이 감히 이 에 오를 수 있었다. 낮에는 의사인 스탁하우젠씨와 윈터 부인이 자갈이 흩어져 있는 언덕비탈에 있는 이끼로 덮인 바위들 사이에서 약초를 찾으려고 돌아다녔었다. 종종 늦게 돌아오는 날이면 그들은 고트렉 거니슨을 만날 수 있었다. 트롤슬레이어는 밤이 되면 먹잇감을 찾아 언덕비탈을 돌아다녔다. 어둠의 세력들이 감히 그에게 손을 댈 만큼 용감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생각해봐," 만프레드가 음모라도 꾸미는 듯 속삭였다.


 "네가 참대에 누워서 자고 있는데, 누군가가 살금살금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리고 네 숨소리 말고는 어떤 숨소리도 들리지 않아... 계속 누워서 네 심장이 두근대는 소리를 듣다가 깨닫는거지.. 너에게 다가오는 놈의 심장에서는 아무 소리도-“


 "알았어요." 펠릭스는 황급하게 말했다.


 "완성된다면 정말 멋진 작품이 되겠군요. 만약에 완성한다면 꼭 저도 읽게 해 주세요.“


 그는 주제를 바꾸기로 했다. 어떤 주제가 이 이상한 젊은 귀족의 입맛에 맞을지 생각 해봤다.


 "저 요즘 시를 한 편 써보려고 하는데요. 혹시 폰 디엘의 저주에 대해 더 알려 주실 수 있나요?“


 만프레드의 얼굴이 얼어붙었다. 그의 반짝이는 눈빛이 펠릭스를 오싹하게 만들었다. 그러고 나서, 만프레드는 고개를 젓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이전의 상냥한 모습으로 돌아갔다.


 "말할게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그는 가볍게 웃었다.


 "우리 할아버지는 정말 독실한 분이셨어. 언제나 마녀들과 돌연변이들을 불태워서 그걸 증명 하셨지. 어느 헥센스나흐트(독일어 직역하면 마녀의 밤)에 이리나 트라스크라고 불리던 이쁘장한 하녀를 구워버리셨어. 아름다운 처녀여서 마을 사람들이 다 구경하러 왔어. 불이 타올라 그녀를 삼키려 하자. 그녀는 지옥의 힘에게 빌어 자신의 복수를 해달라고 했어, 할아버지를 죽여버리고, 그의 후계자와 그 추종자들에게 카오스의 분노가 쏟아지길 빌었어. 어둠과 어둠의 자식들이 너희들 모두를 죽여 버릴 거라고 말했지.“


 만프레드는 침묵에 빠져 언덕 쪽을 침울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펠릭스는 그에게 보챘다. 


 "그래서 어떤 일이 일었나요?“


 “얼마 안돼서 할아버지는 사냥을 나가셨다가 비스트맨 무리에게 죽임을 당하셨어. 그리고 아들끼리 다툼이 있었지. 장자이자 후계자였던 커트는 아버지와 아버지의 형제가 반역을 일으켜 내쫓았어. 어떤 사람들은 말하길 커트는 도적이 되었다가 카오스의 전사에게 죽임을 당했다고 하더군. 다른 이들은 커트가 북쪽으로 향해 훨씬 어두운 운명과 만났다고 해.”


 “아버지는 남작 작위를 받고, 어머니이신 카테리나 폰 비트겐슈타인과 결혼하셨어.”


 펠릭스는 그를 똑바로 쳐다봤다. 비트겐슈타인 가문은 음흉한 소문이 도는 가문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웬만하면 그 가문과 얽히는 것을 피했다. 만프레드는 펠릭스의 눈빛을 무시하고 마저 말했다.


 "고트프리드 삼촌이 전투대장이 됐어. 저희 어머니는 절 낳다가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실종되셨어. 그렇게 되자 고트프리드가 권력을 장악했고. 그 이후로 우리들은 액운이 붙은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들이 피해 다니기 시작했어.“


 펠릭스는 누군가 다급하게 내리막을 타고 내려오는 걸 볼 수 있었다. 윈터 부인이었다. 그녀는 매우 서두르는 듯 했다.


 "실종 되셨다구요?" 펠릭스는 다른 곳에 정신이 팔린 채 말했다.


 "그래, 사라지셨어. 내가 아버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건지 찾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


 윈터 부인이 만프레드를 째려보며 다가왔다. 


 "안 좋은 소식이야." 윈터 부인이 말했다.


 "내가 저 위쪽 언덕비탈에서 구멍을 하나 발견했어. 룬으로 봉인되어 있긴 했지만, 내가 느끼기론 대단히 위험한 게 그 너머에서 도사리고 있는 것 같아.“


 그녀의 목소리는 확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급한 듯 몸을 돌려 캠프 쪽으로 갔다. 만프레드는 단검을 꺼 그녀의 등 뒤에 겨누는 시늉을 했다. 펠릭스는 만프리드를 훑어보곤 말했다.


 "둘은 처음부터 그렇게 싫어했던 것 같아요. 그렇지 않나요?“


 "윈터부인은 삼촌이 나를 후계자로 지목했을 때부터 저를 싫어했어. 부인이 생각하기론 내가 아니라 자기 아들이 다음 남작이 돼야한다고 생각하거든.“


 펠릭스는 깜짝 놀랐다.


 "몰랐어? 디터는 윈터부인 아들이야. 그리고 내 아버지의 사생아이기도 하고."










 천둥 강은 달빛을 받아 반짝이며 흘러가고 있었다. 얼마나 반짝이는지 마치 액체로 된 은이 흐르는 것만 같았다. 강둑에 있는 늙고 구불구불한 나무는펠릭스 에게는 마치 기다리고 있는 트롤처럼 보였다. 펠릭스는 초조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오늘 밤은 공기 중에 뭔가가 떠다니는 듯 했다. 이 기분, 이 긴장감이 뭔가 옳지 않은 종류인 게 확실했다. 

 펠릭스는 어딘가에서 사악한 뭔가가 계속 펠릭스를 허기지게 했다. 펠릭스는 허기를 채우기 위해서는 자신과 남작 일행들의 목숨을 취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그에 저항하려고 애썼다.


 "왜 그래요 펠릭스? 어디 아픈거예요? 오늘 밤에는 엄청 심란해 보여요.“ 커스틴이 말했다.


  그녀가 미소 짓는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자, 펠릭스는 그녀가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큰 기쁨이 된다고 느꼈다. 평소에 그는 둘이서 밤 산책을 가는 걸 즐겼지만 오늘밤은 뭔가 불길한 예감이 둘 사이에 끼어든 것 같았다.


 "아니예요, 그냥 좀 피곤거 같아요." 그러면서 펠릭스는 계속 언덕 쪽을 힐끔거리는 것을 멈추지 못했다. 달빛을 받아 언덕에 있는 구멍이 마치 크게 벌어진 입 같았다.


 "저 구멍이 신경쓰이는 거죠? 제가 느끼기에도 저 곳엔 뭔가 초자연적인게 있다고 느껴져요. 마치 윈터 마님이 무시무시한 마법을 쓰실 때처럼 뒷목에 털들이 곤두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다른 게 있다면 저 게 훨씬 소름끼친다는 거죠.“


 펠릭스는 잠시 공포가 그녀의 얼굴을 덮었다 곧 사라지는 것을 봤다. 그녀는 눈을 돌려 다시 강가를 바라봤다. 


"뭔가 오래되고, 사악한 것이 저 언덕 밑에 잠들어 있어요, 펠릭스. 뭔가 굶주린 것 말 이예요. 우리 여기서 죽을 수 도 있어요.“


 펠릭스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우린 아직 안전한 편이예요. 아직도 강에 붙어 있잖아요.“


 그의 목소리는 가볍게 떨고 있었고, 별로 안심되지 않았다. 마치 겁에 질린 남자아이가 하는 말 같았다. 둘 다 떨고 있었다.


 "당신의 친구 고트렉말고, 숙소에 모두가 떨고 있어요. 그는 왜 이리 겁이 없는 거죠?“


 펠릭스는 조용히 웃었다. 


 "고트렉은 트롤슬레이어예요, 자신의 죄를 속죄하기 위해 죽음을 찾아다니기로 맹세했죠. 고향, 가족, 친구들로부터 추방당했어요. 고트렉인 이 세상에 집이라고 부를만한 곳이 없어요. 잃을 게 하나도 없으니까 그렇게 용감한 거예요. 오직 명예로운 죽음만이 고트렉을 다시 명예롭게 만들어 줄 수 있어요.“


 "왜 그를 따라다니는 거예요? 당신은 분별 있는 사람 같은데."

 

 펠릭스는 답변을 신중히 골랐다. 사실 그는 진짜 자기가 왜 따라다니는지 엄밀히 따져 본 적이 없었다. 커스틴의 까만 눈동자로 지켜보는 가운데 갑자기 펠릭스의 머릿속에 중요한 것이 떠올랐다.


 "그가 내 목숨을 구한 적이 있어요. 그 이후 우리는 피로 맹세를 했죠. 할 때는 내가 한 의식이 뭘 뜻하는 건지 잘 몰랐지만 지금은 맹세에 단단히 끼어버렸어요."


 펠릭스는 사실만 말했다. 뭔가 일리있는 사실들만 말했다. 설명은 하지 않았다. 그는 말을 멈추고 오른쪽 턱에 난 오래된 상처를 쓰다듬었다. 정직하게 다 말해주고 싶었다.


 "결투에서 사람을 한 명 죽였어요. 꽤나 스캔들이 됐죠. 저는 제 학생으로서의 삶을 포기했어야했어요. 아버지는 제 상속권을 박탈했어요. 저는 분노에 가득 차서 법과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어요. 그 시절에 저는 아무 목적도 없었고, 저는 고트렉을 만났죠. 저는 그저 둥둥 떠다니고 있었어요. 고트렉의 목적의식은 너무나도 뚜렷해서 저는 그냥 고트렉의 뒷자리에 쏙 빨려 들어갔어요. 새 삶을 시작 하는 것보단 그게 훨씬 편했거든요. 고트렉의 자기파괴적인 광기가 꽤나 제 맘에 들었었나봐요.“


 그녀는 의문스러운 듯 펠릭스를 바라봤다.


  "뭔가 더 없어요?“


 펠릭스는 고개를 저었다.


 "당신은 어떤가요? 어떤 게 당신을 이 천둥 강 까지 혼자 오게 만든 거예요?“


 둘은 쓰러진 나무로 다가갔다. 펠릭스가 커스틴이 가지로 올라갈 수 있도록 손을 빌려줬다, 그러곤 그녀 옆으로 뛰어서 올라갔다. 그녀는 앉아 치마에 구김을 쓰다듬어 폈다. 그리고 머리카락을 한쪽 귀 뒤로 넘겨 묶었다. 펠릭스가 보기에 두 개의 달 빛, 그리고 천천히 올라오는 안개 안에서 그녀는 너무 사랑스러웠다. 


 "저희 부모님은 고트프리드 남작님의 신하셨어요, 디엘렌도르프에서 다시 농노가 됐어요. 두 분은 저를 윈터 마님 밑에서 일하도록 시켰어요. 둘은 전에 있었던 눈사태에서 제 언니와 함께 돌아가셨어요.“


 "미안해요." 펠릭스가 말했다.


 "그런 줄은 몰랐어요.“


 그녀는 이미 운명으로 받아들인 듯 어깨를 으쓱했다. 


 "여기까지 오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죽었어요.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고맙게 여겨야죠.“


 그녀는 다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할 때 까지 꽤 긴 시간동안 침묵을 지켰다.


 "가족들이 그리워요.“


 펠릭스는 뭐라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아, 그저 조용히 있었다.


 "당신도 알다시피, 저희 할머니는 살면서 디엘렌도르프에서 1마일 보다 더 밖으로 나가신 적이 없어요. 그리고 으스스한 성채의 내부를 보신적도 없으시죠. 할머니가 아시던 건 그저 자기네 오두막, 그리고 자기 손으로 일구시던 땅 뿐이었어요. 저는 벌써 산맥들과 여러 마을들, 그리고 이 강을 봤어요. 저는 저희 할머니가 꿈꾸던 것보다도 훨씬 멀리 왔어요. 이런 면에선 꽤 기쁘네요." 


 펠릭스는 그녀를 바라봤다. 그늘이 드리운 그녀의 뺨아래로 눈물이 흘러 내려 빛나고 있었다. 둘의 얼굴은 아주 가까웠다. 그녀 뒤로 강으로부터 안개가 덩굴처럼 피어나고 있었다. 안개는 순식간에 자욱해졌다. 물도 겨우 보일 지경이었다. 커스틴은 더욱 가까이 붙었다.


 "만약에 제가 여기 오지 않았다면, 당신을 만나진 못했겠죠.“


 서투르게, 망설이며 둘은 입맞춤을 나눴다. 입술만 가까스로 부벼지고 있었다. 펠릭스는 앞으로 몸을 숙여 그녀의 긴 머리카락에 손을 댔다. 둘은 서로에게 기대고, 서로에게 굶주린 듯이 더욱 강렬하게 입을 맞춰나가기 시작했다. 둘의 손은 격렬히 움직여 두꺼운 옷 위로 서로의 몸을 이리저리 탐해갔다. 

 둘이 서로에게 몸을 너무 기울인 나머지 나무에서 떨어졌다. 둘이 나무 몸통에서 부드럽고 젖어있는 땅에 떨어질 때 커스틴이 작게 비명 질렀다.


 "내 망토가 온통 진흙 투성이야," 펠릭스가 말했다


 "그럼 벗어서 땅에 까는 건 어때요. 땅이 다 젖어있으니까. 우리 둘이 그 위에 누워요.“


 죽음과 같은 언덕이 드리우는 그늘 아래, 그들은 안개와 달빛 안에서 사랑을 나눴다.











2장은 전투신이 별로 없어서 좀 지루한 감이 있는 거 같아 이제 반도 안 남았다. 진짜 책한 권 번역하려니까 진짜 기네. 3 장에는 팔봉산에 가니까 왠지 진도가 팍팍 나갈 것 같음 나는 4장까지 다 읽고 5장 읽고 있는데 3장이랑 4장이 제일 재밌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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