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연대와 B연대가 있음. 이 두 연대는 서로 해묵은 원한이 얽히고설켜서 틈만 나면 상대방을 묵사발 내주려고 벼르고 있는 경쟁 연대들임.

 오죽하면 숙영지 병영에서나 육군전력은 승선과 동시에 제식무장을 전부 반납해야하는 것이 원칙인 임페리얼 네이비 수송선 안에서까지 서로 상대편이 언제 치러 올지 모른다면서 싸제무장을 꿍쳐놓는 그런 놈들임.(그리고 정말로 치러 감. 그것도 기갑장비인 키메라 장갑차까지 끌고서.)

 그런 사이였는데, 임페리얼 가드 고위층에서 벌어진 정치투쟁에 이 두 연대가 휘말림. 당연히 A연대와 B연대는 서로 다른 라인을 타버렸고, 이제 겉으로는 우군이지만 뒤로는 서로 완전히 적이나 다름없는 상태가 됨. 

 그러다 두 연대가 소속된 성전군이 카오스 세력이 점령 중인 한 행성을 전면적으로 침공하게 됨.

 이 과정에서 B연대가 탄 라인의 고위 사령관은 상대편 라인을 탄 것으로 보이는 A연대를 배신자로 몰아 다 죽여 버리려고 함. 

 계획이 뭐시냐,

 1. 먼저, A연대를 침공 작전의 최전방으로 밀어 넣는다.

 2. A연대는 분명 적과 교전하면서 큰 손실을 입을 것이다.

 3. 후방 예비대로 대기하고 있던 B연대를 출동시켜서 지원하는 척 앞뒤로 쌈 싸먹는다.

 4. PROFIT!

 행성 하나를 둔 대규모 전투와중에 적도 아니고 아군을 쌈 싸먹겠다는 미친 작전을 짠 셈인데, 아니 백일천하에 우군을 어떻게 쌈 싸먹는다는 것일까? 침공 작전의 초반, 자신만만하게 전면 공세를 펼친 임페리얼 가드는 카오스 군세의 함정과 매복에 걸려 공세가 돈좌되어버림. 그런데 유일하게 이 개판을 뚫고 나와서 적 중심 방어선을 돌파한 부대가 바로 A연대.

 그리고 바로 그 전공을 핑계로 삼았음. 무엇이냐, “다른 연대들은 지금 다 적들의 사악한 주술에 걸려서 꼼짝 못하고 있는데, A연대 저것들만 돌파했다! 저거 분명히 카오스랑 내통한 배신자새끼들이다!”

 그러니까 이게 전군이 적의 계략에 걸려 다 뒤져나가고 아비규환인 상황에서 유일하게 적진을 돌파하는 데 성공한 아군 정예연대에다 대고 한 소리임. 그렇게 신이 난 B연대는 전 병력을 동원해서 안 그래도 심각한 손실을 겪으며 최전방에서 분투하고 있는 A연대의 뒤통수를 치러 출진함. 

 이렇게 통수가 작렬하나 싶었는데, 

 사실은 A연대 측의 정치장교도 미리 손을 써서 C연대를 끌어들였던 거임. A연대의 통수를 치러 돌격해 들어간 B연대를 매복해있던 C연대가 뒤에서 통수를 똭! A연대의 통수를 B연대가 치고 B연대의 통수를 C연대가 치고 통수에 통수가 짜장범벅이 되면서 혼돈의 카오스. 앞뒤로 카오스 군세와 B연대에게 쌈 싸먹힌 A연대도 큰 피해를 입었음은 물론, 앞뒤로 A연대와 C연대에 쌈 싸먹힌 B연대는 아예 연대 전원이 전멸해버림. 

 참고로 B연대는 유구한 군사전통을 가진 행성출신 연대로 빗발치는 포화 속에서도 단단한 밀집대형을 갖추고선 한 치 망설임 없이 당당히 전진하던 최정예 전열보병연대. 응, 전멸. 적도 아니고 우군한테 전멸.

 A연대는 숫자는 적지만 뛰어난 기도비닉 능력과 척후 및 유격전술로 수많은 난관을 돌파해온 최정예 유격연대. 응, 우군한테 엄청난 피해. 

 이게 다 전군이 적의 계략에 걸려 망하니 마니 우리 다 죽니 하던 아비규환 속에 벌어진 일들임. 전체 전황을 가를 수도 있던 중요한 순간에 최정예 연대들을 가지고 임페리얼 가드가 벌인 짓거리가 이거. 

 저기서 A연대는 타니스 퍼스트 앤 온리. 통수에 통수를 친 정치장교는 바로 이브람 건트.

사스가 황군DEATH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