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오마쥬
2년 전에 수퍼 소닉 1편 보고 썼던 후기 (초개념)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uperidea&no=207535
이번엔 3줄 요약부터 하고 시작한다 :
1. 소닉 좋아하면 잼게 볼 수 있는 무난한 게임원작 실사영화의 속편. 하지만 전작과는 달리, 소닉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억지로 보지 마라! 전작보단 만족도가 낮다.
2. 영화는 여전히 짐 캐리의 로보트닉 에그맨이 캐리하며, 에그맨을 제외하면 너클즈가 영화 재미에 아주 큰 기여를 한다. 이 둘이 없었으면 40점도 주기 아까운 쓰레기 영화였을 것. 테일즈는 생각보다 별 역할 안 한다.
3. 중간에 진짜 '이런 장면이 왜 소닉 영화에 있는 거지' 싶은 PC향 진한 실사배우들 액션씬이 있는데 일반적인 관객의 눈으로 본다면 최근 상영한 오락 영화에서 그 장면만큼 최악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중반부에 '소닉을 구해야 해!' 하는 상황과 함께 흑인 여성 둘이 화면에 잡히기 시작하면 화장실 타임이니까 화장실 가라. 아마 다녀와도 그 씬이 안 끝났다는 사실에 경악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주는 점수는 10점 만점에 5.5점 정도
===
전작에 비교해서 신규 캐릭터를 빼면 이렇다할 새로운 영화적, 시각적 요소는 없다.
스토리도 두 줄로 요약 가능하고 교훈도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이게 평론가 평점이 낮은 이유.
다시 말해서 전작처럼 안전하게 만들었는데, 이번엔 밈도 다 빼고 매니악한 거 다 쳐내서 밍밍한 가족 영화로 만들었다.
그러나 애들은 거의 확실하게 아주 좋아할 영화다.
그리고 소닉 시리즈 1세대의 스토리적 요소들을 진짜 충실하게 많이 반영했다.
테일즈의 설정, 너클즈의 설정 부분은 모르는 사람이 봐도 단 번에 알 수 있게 잘 풀어놨다.
스토리 : 크게 중요하지 않다.
전작에서 이어지는데 그냥 에그맨이 소닉에게 퇴패했고 다시 돌아와서 복수하고자 한다는 것만 알면 된다.
역시 전형적인 히어로물의 성격을 띄고 있으며, 미숙한 소닉의 성장 스토리를 그린다.
그리고 그 와중에 생겨나는 우정, 가족애, 마음가짐, 등등... 알지?
PC함? :
제목과 다른 말을 해서 미안하지만 내용 스포일러를 하나 하겠다. 이건 너희들 빡치라고 하는 스포일러가 아니라 보러 갈 사람이 있다면 미리 알고 가라고 경고해주는 내 배려심이 담긴 스포일러다. 중간에 인간 배우들이 소닉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나오는데, 여기서 주인공의 아내(흑인 여성)와 그녀의 친척(플러스 사이즈 흑인 여성이며 웨딩 드레스를 입고 있음)이 둘이서 테일즈의 발명품을 이용해서 남성 경비들을 다 때려잡고 무장한 특수요원들을 제압하고, 끝내 자신을 배신한 남성 요원에게 복수하며 화해의 러브러브 키스씬을 갖는 15분짜리 장면이 있다. 이동안 소닉과 친구들은 아무도 안 나오고 언급도 없다. 알아둬라.
작품 내내 인간 주인공인 톰과 그 아내가 소닉과 함께 가족애를 강조하는 장면이 있는데 다문화 가정을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 근데 이건 괜찮음.
캐릭터 : 개별 설명함
소닉 - 그냥 소닉답다고 할 수 있고 전작에서 하는 짓들을 똑같이 하기 때문에 별로 새롭지 않다. 암만 매일같이 기행을 벌이는 어그로여도 반복해서 하면 사람들의 관심이 팍 식는 것과 같다. 마지막에 하는 짓을 그나마 소닉답게 잘 살렸다.
테일즈 - 생각보다 비중이 많이 적다. 자신이 돌연변이 여우라서 (장애인이라서) 친구가 없다는 이야기를 중간에 하는데, 정치적 올바름 요소를 작품에 넣고 싶었다면 작품이랑 상관도 없는 플러스 사이즈 흑인 여성 듀오를 쓰느니 테일즈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어땠을까? 그 피같은 15분을 씨발년ㄴ들아
너클즈 - 사실 소닉 제치고 주인공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스폿라이트 많이 받고 역할도 크고 재미도 많이 준다. 보면 알겠지만 미묘하게 캐릭터가 진짜 잘 잡혔다. 너클즈가 항상 소닉 시리즈에서 애매하게 2인자 대접을 못 받는 비운의 2.5인자 비슷한 위치인데 그 모든 설움을 날려줄 수 있을만한 영화라고 해줘야겠다. 소닉이 아니라 너클즈 헌정 영화다.
에그맨 - 알다시피 히어로 영화는 빌런이 중요한데 빌런이 짐 캐리라 이건 믿고 봐도 된다. (연기 진짜 개잘함) 아쉬운 점은 밑에 후술함.
인간 주인공인 톰과 잡다한 조연들 - 짧게 웃겨주는 엑스트라들 빼면 진짜 별 쓸모없음.
액션 좋음? :
소닉의 액션은 괜찮지만 좋다고 말하긴 힘듬. 게다가 전편에서 보여줬던 것들의 연장선이고 새로운 액션은 거의 없음.
그나마 너클즈 관련 장면은 전부 볼만함. 너클즈가 보여주는 액션들은 좋다.
유치함? :
소닉과 친구들과 에그맨이 유치한 짓 하는 건 봐줄만하지만 인간 배우들이 유치한 짓을 하는데 그건 도저히 봐주기 힘들다.
에그맨도 초중후반 내내 진짜 신들린듯이 괜찮은데, 클라이막스 부분엔 뭐가 좀 덜 다듬어졌는지 약간 요상망측해짐.
기존 팬들에게 어필을 잘 했는가? :
1편에 비하면 약간 아쉽다. 1편을 100으로 잡으면 2편은 80 정도? 밈 존나 다빼놔서 심심해졌음.
자막 번역 :
1편 번역과는 달리 깔끔하고 아주 좋았음. 이번엔 메시지도 잘 살렸음.
특수효과가 존나 튄다던데??? :
맞음. 혹시 1편의 클라이막스 장면을 기억하는가? 그걸 100점으로 잡는다고 치면 2편은 한 40점까지 굴러떨어졌다.
애들이면 신경 안 쓸 거지만, 히어로 영화 보면서 SFX 왜 이따구로 썼냐는 불만 자주 나오는 사람이면 곱게 보기 힘들것.
특히 에그맨이 마지막에 최종 병기를 꺼내는데 처음엔 정말 멋있다. 왜냐면 원작에서 가져온 거거든.
근데 그거 가지고 하는 짓은 특수효과 포함해서 별로 멋있지 않다.
그 외 :
이거 기억함? 1편 때 이거 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의심을 하나 했었음
"사실 애초에 밑이 원본이고 위는 그냥 바이럴용으로 만든 모델링 아니냐?"
이 의심이 2편을 보면 정말 타당하게 느껴짐.
소닉, 테일즈, 너클즈의 그래픽 퀄리티는 좋은데, 외모 디자인에서 왠지 모를 불쾌함이 느껴졌다... 이건 가서 움직이는 걸 직접 봐라.
테일즈는 사각형이 되면서 남자다워지고 귀여움 거세됨
너클즈는 머리가 너무 얼굴 좌우에 붙어있다는 느낌만 빼면 진짜 괜찮음
===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랜 세월 열연을 해오셨던 짐 캐리 슨생님께서 소닉 2를 마지막으로 배우 생활을 은퇴하신다고 한다...
그가 출연했던 영화들에 재미나 감동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짐 캐리 슨생님을 예우하는 의미에서 보러가자... 에그맨이 캐리하니까...
짐 캐리는 은퇴하며 이런 명언을 남겼다.
I have enough. I’ve done enough. I am enough.
난 충분히 누렸다. 난 충분히 이루었다. 이걸로 충분하다.
어쩌면 소닉 영화처럼 프랜차이즈 IP빨만 믿고 사람들 돈을 긁어모으는 업계를 향한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소닉 3편이 개봉하면 또 보러 갈 거다...
죄송합니다 슨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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