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인은 원래 카메라에 전혀 관심이 없다가 졸업프로젝트로써 의료용 근골격계 초음파기기를 개발하면서 올림푸스에 대해서 알게 되었음. 검색질하다가 문득 펜엪의 겁나 이쁘고 청초한 디자인에 홀딱 반해버림.

- 마침 학기가 끝나고 올림데이 이벤트가 열린다길래 흥미가 동해서 가고 싶어짐. 첫날에 뭔가 특별한 행사를 할 삘인데 유저만 신청받네? 좆망ㅋ

- 헐 근데 집청소하다가 구석에 짱박힌 10년 전 컴팩트 카메라인 올림푸스 뮤를 발견함. 와씨 이게 대체 무슨 운명이람. 암튼 그렇게 신청해서 잘됐음.

- 난 쪼만한 카메라 딸랑 하나 주머니에 쑤셔넣고 갔는데 참석자 과반수는 엠원이나 엠원막투를 갖고 왔더라. 매니아를 위한 이벤트이다보니 다들 플래그쉽이 기본인 듯. 또 대다수는 12-40프로를 물리고 있었음. 거의 국민렌즈인 듯?

- 생각보다 연령대가 높더라. 장년층이 되게 두터워보였음. 청년들도 없는 건 아니었는데 그들 다수로부터 뭔가 서코같은 애니행사에서 볼 법한 안경쓴 오타쿠 느낌이 물씬 느껴짐. 대화하는 말투하며 주위 신경 안 쓰고 눈치없이 행동하는 태도하며 경박스러웠음. 색안경 쓰고 간 것도 아닌데 전체적으로 다들 나이에 안 맞게 품위가 좀... 아놔 이건 걍 넘기셈

- SLR클럽은 대체 뭔데 행사장이 거의 친목의 장이던데? 회원가입을 아이핀으로만 받아서 ㅈ같아 안했는데 뭐뭐님 무슨 장군님 난리났음 아주. 사회자도 회원레벨이 얼마냐 ㅇㅈㄹ 하긴 디씨 캐갤도 닉언급이 자유로운 분위기인 것 같은데 카메라 커뮤니티가 원래 친목친목 분위기인가?

- 올림푸스 만세! 올림푸스 만세! 올림푸스 만세! 얼씨구 무슨 사이비 종교단체 예배당인 줄

- 책자랑 잡지 바리바리 싸준 건 좋았음. 근데 렌즈캡 이거 어따씀? 나눠준 할인권도 대부분 쓰레기임. 그래도 퀴즈사은품으로 받은 원통형 렌즈파우치는 확실히 득템 ㅎ

- 캐논유저 아저씨 한 명이 막 언성을 높이며 물을 흐리던데 개꿀잼ㅋ 왜 올림행사에 와서 저주에 강짜를 부리는지 ㅋㅋ 브랜드 충성심에 죽고사는 걸 보니 스스륵 회원이 분명할 듯

- 무료 센서클리닝서비스 개꿀

- 행사 처음부터 끝까지 있었는데 영 지루했다. 근데 막판의 개발자간담회가 진짜배기였음. 미래의 엔지니어로서 소비자제품이 어떤 계획과 마인드로 만들어지는지 무척 궁금했는데 유저들이 독이 아주 바짝 올랐더만. 국회 청문회 수준이었음. 나도 질문 네 개나 해서 거듦 ㅎㅎ 경사스런 날 이국 땅에서 탈탈 털렸지만 도망치거나 얼버무리지 않고 열심히 대답한 일본인 개발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 모든 바디와 렌즈를 만져볼 기회가 생겨서 다 만져봤는데 가장 기대한 펜엪이 생각보다 크고 다이얼이 너무 뻑뻑하더라. 사실 다른 모델도 뻑뻑하긴 한데 펜엪이 유독 그랬음. 그리고 공통되게 올림바디 실버색상은 실물이 별로였음 인터넷에서 본 건 존예였는디. 뭔가 렌즈들의 실버색상이랑도 제각각 달라서 깔맞춤도 영 아니올시다였음

- 오히려 생각도 안한 엠오막투가 몹시 인상적이었다. 앙증맞은 크기하며 단단한 만듦새가 무척 맘에 듦. 엠텐이랑 비슷하게 생겼지만 보고 만져보니까 확실히 다름. 나는 아직 사진찍을 줄 모르니 기계적 만듦새가 가장 중요함 ㅎㅎ 근데 다이얼 잠금장치가 굳이 필요한가? 충분히 뻑뻑해서 잘 안 돌아가는데? 잠금장치 넣을거면 좀더 부드럼게 돌아가게 해주던가 뭐여. 또 얘만 엄지돌출부에 펑션버튼이 없더라

- 결론은 쓸데없이 비싼 펜엪 대신 앞으로 나올 엠오막삼을 기다리기로 결정. 근데 언제 나오냐 무슨 소식 한 줄이 없어 ㅅㅂ

- 프로렌즈들이 확실히 생긴 포스부터 다르더라. 근데 엠원 빼고 물려서 어울릴만한 바디가 없는 듯? 작은 단렌즈군에선 17.8 가장 클래식하면서도 이쁘고 감촉이 좋았는데 링을 돌리는 느낌이 썩 별로였음. 25.8은 그냥 저렴하면서 무난한 컨셉인 것 같고 오히려 45.8의 조작감이 훨 깔끔하고 좋은 느낌적인 느낌

- 건물지하 행사장 옆에 무슨 해양심층수 화장품업체가 있던데 큰 로비와 강의실과 전광판이 갖춰줘 판매실적왕이 실시간으로 나오고 하는 모습을 보아하니 다단계 삘이 강하게 옴. 서울강남 한복판 값비싼 빌딩에 스케일이 아주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