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봤는데, 아마 나처럼 몇몇 사람들이 추억하는 비스트의 시간은 2014년에서 멈췄던 거야.
하이라이트도 이제 성추문으로 탈퇴한 용준형도 장현승도 모두 내게 소중한 추억을 준 사람들이고 좋은 기억만 갖고 있고 싶으니까.

많은 게 변해버린 지금의 모습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몇 번이고 이뤄지지 않을 상상을 해.
그때 만약 그랬었다면, 그리고 그랬었다면, 그리고 또 그랬었다면 분명 비스트도 6명도 그 팬들도 더 멋진 모습으로 있을 수 있었겠지.
그랬다면 나같은 사람에게는 그때의 비스트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옛 추억이 아니라 잠시 잊어버린 기억일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하니 과거를 그리워하는 거겠지.

지금도 예전 영상을 보면 그때 그 좋아하는 마음 그대로여서 몇 번이고 웃을 수 있어서 그래서 더 그리운 것 같다.
2014년의 비스트의 팬이지만 2019년의 하이라이트(와 장현승)를 도저히 그때와 같은 마음으로 응원할 수 없는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비스트는 지금 이 모습이 아니니까.
2016년 이후의 멤버들 그리고 비스트팬들의 행동은 내게 너무 큰 상처와 실망이 되어서 다시 찾아보고 싶지도 않고 가능하다면 그저 잊고 덮어두고 싶은 기억들이니까.

지금의 하이라이트가 아니라 그때의 비스트를 추억하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
팬이라 자칭할 만큼은 아니겠지만 지금의 모습을 나 역시 많이 응원하니까.

그래도 이제는 활동하지 않는 그룹이름에 좋은 추억을 품는 사람들을 너무 배척하지 않으면 좋겠다.

지금의 모습을 변함없이 응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따로 있고 누구도 거기서 6명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데,
이제 활동하지 않는 그룹명, 이제 글도 잘 올라오지 않는 갤러리에 아직 나와 같이 과거에 머무는 사람들이 풀지 못한 추억을 말하는 것조차 막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그냥 그런 사람도 있구나, 생각해주면 안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