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역사를 세우고 있는 바둑리그에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 9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3라운드 2경기 중의 한 판이 기권승으로 처리됐다. 기권승은 예전에도 몇 차례 나왔지만 이번의 사유가 어처구니없다. 두 시합의 일정이 겹쳐서 한 쪽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BGF리테일CU의 이지현 6단이 9일 열리는 바둑리그 오더에도, 8일부터 17일까지 중국 저장성 취저우에서 열리는 중국을조리그에도 동시에 이름을 올려놓은 것. 을조리그는 낮에, 바둑리그는 밤에 치르지만 두 무대를 다 소화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어떻게 이런 사달이 벌어졌을까. 의사소통에 혼선을 빚었다. 바둑리그 선수선발식 때만 해도 을조리그 출전이 정해지지 않았던 이지현이 그 후에 을조리그의 한 팀과 구두계약한 내용을 팀에는 알리지 않은 데서 일차적으로 비롯됐다고 하더라도 선수도 감독도 한국기원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오더가 공표된 후 이지현은 을조리그 대체 선수를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데 이번 대회 불참시 향후 동일 대회는 물론 중국 주최의 다른 대회 참가에도 제재를 가하겠다는 중국 측 입장을 전해 들어야 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