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제로의 체스 기보를 보고나서 든 생각입니다.

체스를 거의 해본 적이 없어 게임에 대한 감상은 할 수 없었습니다만,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움직인 기물에 색 표시를 하여 눈에 잘 띄게 한 것과, 체스판에 좌표가 표시되어 있는 것이 그것입니다.

바둑에서는 어떤지 찾아보니 좌표가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구글은 어떻게 했는지 살펴보니 이곳에는 좌표가 있습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체스와 달리 세로 좌표를 위에서부터 센다는 것입니다. 히카루의 바둑에서 사이가 우상귀 소목을 가리키며 17의 4라고 한 것처럼 이것이 전통적인 방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이버오로는 보통 좌표를 표시하지 않지만, 표시하도록 설정을 바꾸면 구글이 쓰던것과 같은 좌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보를 올리는 곳인 gokifu 에서는 다른 좌표계를 사용합니다.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알파벳에 I가 빠져있고, 세로 좌표를 아래부터 세어나갑니다. 알파벳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세로 좌표는 이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된 나라라면 학교 수학시간에 좌표평면을 가르칠 것이고, 원점이 좌하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검색을 해보니 좌표가 적힌 체스판도 만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바둑계가 체스계로부터 배울만한 것이 여러가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전에 도입된 피셔방식도 그 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판이 좁고 기물을 움직이는 체스와 달리, 바둑에서는 좌표가 그다지 쓸모있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큰 노력이 들지 않고 개선할 여지가 있다면, 초심자를 배려하기 위해서라도 계속 바꿔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대국 후 기사들과의 인터뷰에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긴 상황을 본 적이 있는데, 적어도 그 경우에는 좌표가 도움있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요?

알파고로 인해 세계적으로 바둑 홍보가 많이 되었는데, 바둑은 규칙이나 용어 등 아직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중일 세 나라가 불필요한 자존심을 버리고, 바둑의 발전을 위해 같이 노력하는 미래가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