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이다 33살인데 23살처럼 보여
뚱뚱하지 않고 날씬해 키 170?
일 진짜 잘하고
후배들 모르는 거 여러번 물어봐도
존대하면서 잘 가르쳐주고 반면에
일 못하면서 정치질하는 팀장새끼 박살내는거보고
좀 잔인하다고도 느꼈는데 그게 또 무척 꼴렸어
그 날은 팀장이라 안부르고

"이봐요 김유동씨 머리가 나쁘면 아예 생각을 하지 마세요
그게 팀을 위한거니까
단어 조합도 안되서 문장도 못 만드는 사람이 누굴 가르치나
여기 다른 사람들 앞에서 눈물 흘리고 싶으면 계속해보던가
내 연봉 칼질해놓은 건 참는데 이 이상은 나도 안 봐주죠?"

꼴리지 않냐


이 사람 정말 특이한게 사주도 볼 줄 알아
어린 여자직원들 재밌게 잘 봐주는걸로 유명해
나도 봐달라고 했어 연애운

"저는 연애운 보고 싶어요"
"여자친구 없어요?"
"예.."

그때부터 희죽희죽 웃기 시작하는거야
(비웃는 거 아님 반가운 소식을 들은듯이)
티타임이라 마스크 안 썼는데
평소보던 그 날카롭고 진한 주황빛 눈화장과 다르게
그동안 마스크에 가려졌던 볼이 발그레지더니 입꼬리가 올라감
그리고 그 진하게 화장된 아이라인 속에서
소녀같은 눈웃음이 보이는데
이정도로 예쁜 사람이었나 놀랐어
생년월일이랑 태어난 시간 말하니까
책 한권 펼쳐놓고 이면지에 막 메모하면서 말하는데
좀 횡설수설하고

벌벌 떨면서 말하는 거 같았어
기대많이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잘 본다는 느낌은 모르겠어

아무튼 난 계약 마치고 11월에 나가려고 한단 말이지

내가 원하면 더 일할 수 있고
뭘해야 할지 다 가르쳐주니까 편한데
계약기간 종료되면 좀 쉬겠다고 했어
내가 곧 나갈 거라는 건 기관 사람들 다 알고 있었고

"누나 같은 사람이 좋겠네요
연상이 잘 맞을 거에요
올 연말까지는 짝이 찾아오는데 12월이 좋고
그런데 ㅇㅇ씨가 계속 다녔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잘 해왔고
다 해줬는데
이렇게 다 해주고 가는거에요? 가지마요"

여기까지가 지난 명절 전 이야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