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임

가을 무렵 어느 날, 단지 안 산책로에 하얀 고양이가 돌아다닌다는 민원이 들어옴

'아니 뭐 고양이 돌아다닌다고 민원인가' 싶었는데 가보니 한 입주민 아주머니 왈,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같은데 아까부터 계속 주변을 맴돌며 사람들 보면 울고 따라다닌다고

정말로 계속 나무 주변에서 맴돌다가 앉아있다가 사람들 지나가면 따라갔다가 다시 돌아오고 그러더라

보통 길에서 돌아다니는 놈들은 도망가기 바쁘지 저러진 않거든

그 입주민 아주머니가 사료를 들고 욕망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길래 '우선 주인이 있을지도 모르니 초소에 데려가겠다'라고 하고는 데려옴

별 거부감 없이 "애옹" 한마디하고 안기더라 사람이 키우던 애였던건 맞는 듯

근데 집에서 나온건지, 아니면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꽤 말라있었다. 밖에 나온지 시간이 좀 됐다는 말이지

그 욕망의 아주머니가 준 사료랑 박스에 모래 담아서 놓아주니 며칠 있다가 조금씩 먹고 싸더라

그리고 그 며칠동안 고양이 찾는 사람은 없었다.

계속 초소에 냅두긴 그래서 어떻게 하나 고민중이었는데 이때 나타난 욕망의 입주민 아주머니가 자기집에 고양이를 키우는데 친구 만들어준다고 데려감

그리고 며칠 뒤에 다시 돌려보냄

친구를 사귀는데 실패한듯

별 수 있나 형님과 상의하고 우리 집으로 데려옴

'웰컴 투 더 헬이다, 신병'

그렇게 메마르고 허약한 하얀고양이는 두달 뒤 그만....

집안의 패권을 잡은 신흥 강자가 되었습니다

건강해진건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