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우리집에서 밥주던 고양이가 있었음

어릴 때 어미 잃고 죽어가는 거 데려와서 

잠깐 키우다가 집안에서 계속 키우긴 뭐해서 방생하고 마당에 밥그릇만 놔주고 그랬는데

어느순간 얘가 여친인지 뭔지 쪼매난 고양이랑 붙어다니는 거임

근데 쪼매난 년이 성깔이 드러워서 우리집 마당에서 사람들한테 하악질하고 

고양이 밥그릇 지가 다 뺏어먹고 주인행세하고 그래서 (밥 줘도 지랄 안줘도 지랄)

집에 들어갈 때마다 이새끼 나타날까봐 마음 졸이며 들어감;

그러던 어느날 이년이 갑자기 안하던 짓을 하면서 앙앙 소리 내고

내 앞에 뒤집어져서 교태를 부리는 거임

원래 쓰다듬으려고 그러면 학칵캬ㅏ아악 하면서 지랄하던 년이 

이제는 막 와서 머리 부비고 주접을 떨더라

난 또 갑자기 할퀼까봐 발로 툭툭 쳐서 꺼지라 하고 그랬는데

며칠 뒤에 엄마가 쟤 임신한 거 같다고 그래서 보니까 납득이 됐음 애아빠는 우리집에서 밥주던 애로 추정

아무튼 가족들 전부 집안에 들이는 건 반대라 못들어오게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우리집 지붕 밑에 틈이 있어서 거기다 새끼를 낳은 거임;;

와 집 천장에서 하루종일 애옹애옹 새끼들 우는 소리 때문에 미치는 줄 암

그 뒤로 어느순간 둘 다 보이지 않았고 우리집은 아파트로 이사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