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허접해 보이긴 하겠지만

회사에 뒹굴어 다니는 재료 모아서 형이 직접 톱질하고 못질하고 했다.

이녀석이 한 4월 중순부터는 도통 겨울 스티로폼 집엘 들어가질 않고 천장 없는 야외에서만 있는걸 보고

아 이색히 여름집이 필요하구나 깨닫고

첨엔 인터넷 검색을 열심히 했는데 '야외여름 개집'은 있어도 고양이집은 도저히 파는게 없다는걸 확인하고

걍 형이 직접 만들어 줫어.

톱질 못질 생전 처음으로 해봤고

나름 설계부터 조립까지 머릿속으로 꽤나 시물레이션을 먼저 돌려보고서

여름 태풍까지 버틸 수준이 되도록 튼튼하게 그리고 최대한 시원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고양이들 높은 곳을 좋아하니까 조금이라도 높게 해주려고 플라스틱 바스켓을 활용했다.

지붕은 실내 바닥재 아주 튼튼한 자재고 형네 회사에 안 쓰는 사무실에서 직원들 몰래 4장 뜯어서 만들었다.

이음매에 실리콘 처리 및 볼트 박은 곳에는 방수 스프레이도 뿌려서 방수에 엄청 신경 씀ㅋ

짤의 저 박스가 유독 초라해 보일 수도 있는데, 저 빡스는 원래 저녀석이 좋아하던 박스를 그대로 넣어준거야.

좀 더 더워지면 통풍이 되는 나무 바구니로 바꿔주려고 바구니 골라놨음.

(L37 X W27 X H18 싸이즈 딱맞는 바구니)

결론은...?

만들어준지 2주일 정도 경과했는데 저녀석이 엄청 좋아해.

꼭 여기로 들어가서 자고

그루밍도 이 안에서 해.

나 아닌 다른 존재를 위해서 노력하고 그 노력이 보답받는 쾌감이랄지 그런걸 참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