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복도 따로 없고

등산화도 따로 없이 그냥 군화 신거나, 

아니면 평상시에 신는 트래킹화로 대체하는 양민이야.  

어디 고산준봉 올라가지 않고, 

평범하게 사람들 많이 다니는 등산로만 다닌다는 조건이라면,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더라.  

관악산 옆 삼성산에 연결된 호암산(虎巖山)에 올라갔어. 

원래는 호압사 쪽으로 올라가, 민주동산, 한우물을 거쳐 

천주교 삼성산 성지 쪽으로 내려올 생각이었는데 

초행길에 지도도 없이 올라갔다가 길을 잃고 헤맨 끝에

경인교육대학, 삼막사 계곡 쪽으로 빠져나왔어. -____- ;;; 

사진을 3장밖에 안 찍은 데다

전부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디카로 찍은 것과 화질이 넘 다르다...

들머리로 삼아 올라간 호압사 입구. 

호암산 정상 능선....이라고 생각되는 곳. 

한우물 근처이긴 할 텐데 위치를 모르겠다.  

그냥 세로로 찍은 사진.  

폭우는 아니지만 계속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우산을 내내 쓰고 다녔는데 

사람들이 별로 안 다니는 산이라 그런지 

길안내 표지판이 부실해.  

난 등산로라고 생각하고 가다가 길 아닌 곳에서 헤메고 

주변에 사람 아무도 없는데 갑자기 쥐가 나서 

혼비백산하고....  

나중엔 삼막사 계곡에서 바지 벗고 

허리까지 물이 올라오는 웅덩이를 건넌 뒤 

네 발로 흙 둔덕을 기어올라가서 도로변으로 빠져나왔어.

안 그래도 구름이 끼어서 어두운데

잘 모르는, 나 혼자 있는 길로 빠져나가려니 은근히 무섭더라. -____-    

해 지기 전까지 못 내려갈까 봐 꽤 조바심을 냈다.... 

내려와놓고 보니 삼성산 쪽...  안양시더라.  

서울 근처에 있는 낮은 산이라 천만다행이지

어디 강원도 산골짜기에서 이랬다간 조난됐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