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 시리즈 자체가 라베 빼고는 끝물이잖아. 인정하긴 싫어도 뉴욕은 다시 회생하긴 힘들 것 같고, 마앰도 간당간당하지.

 특히 마앰은 이 상황에서 시즌11 나온다 해도 풀오더는 아닐거야. 이번 시즌처럼 18~19에피 정도만 오더받겠지. 그러니 지금 한 케릭터 하차시키고 새 케릭터 데려온다 해도 얼마 못 나올거야. 하지만 제작비 절감하고 뉴페이스 영입으로 변화를 시도하기 위해서 한 케릭터 하차시키고 개런티 낮은 신인 하나 데려올 수도 있단 생각이 들어.

 아마 하차한다면 조나단 토고(라이언)가 1순위일 것 같아. 여케릭터들인 캘리, 나탈리아는 확고하게 자리잡았으니 에필리 프록터(캘리), 에바 라뤼(나탈리아)가 하차할 이유는 없겠지. 데이빗 카루소(호레이시오)가 허세부리는 연기한다고 많이 비난받고 조롱당해도 데이빗이 마앰의 얼굴마담이자 실질적인 원톱 주연이고 그 존재감으로 마앰을 이끄니까 하차할 가능성은 전무하고. 설령 데이빗이 개념없이 드라마는 끝물인데 자기 개런티 올려 달라고 해서 개런티 협상 결렬되는 바람에 데이빗이 하차한다 해도 데이빗과 호레이시오 케릭터를 대체할만한 그만한 나이대의 새로운 배우 영입하긴 쉽지 않을테니 마앰 제작진 입장에선 데이빗 개런티를 좀 올려주는 대신 다른 케릭터를 자르거나 비중을 줄이는 한이 있어도 데이빗을 잡을테구.

 남은 건 다른 남케릭터들인 에릭, 라이언, 월터, 프랭크 등인데 에릭은 원년멤버고 특색 있는 케릭터니까 하차 안하겠지. 애덤 로드리게즈(에릭)가 돌아온다고 하니까 기껏 영입한 뉴페이스인 에디 시브리언을 극중에서 제시 케릭터 죽여가면서까지 하차시키고 재투입했으니까. 마이애미 특성상 라틴계 케릭터 하나는 꼭 필요하고, 오직 에릭만이 수중 탐사에 특화되어 있으니 하차할 일 없겠지. 그리고 오마 밀러가 맡은 월터, 렉스 린이 맡은 프랭크는 모두 조연 분위기가 강하지만 그래도 특색은 있으니 쉽게 하차시키진 않을테구. 월터가 비중은 적어도 덩치도 있고 일도 잘해서 존재감이 큰 편이잖아. 프랭크도 전형적인 우직한 형사 케릭터지만 CSI에 많은 힘을 주고 있고. 무엇보다 프랭크도 원년멤버지. 시즌1부터 본 횽들은 알지만 프랭크를 비롯한 많은 형사들이 나왔어. 옐리나 살라스(소피아 밀로스)와 제이크 버클리(조니 휘트워스)처럼 유명한 형사들도 있지만 단편적으로 나오다 사라진 세비야, 보울, 헤이건 등의 형사들도 수도 없이 많구. 그런 형사들 틈에서 프랭크만 살아 남아서 시즌5부터 레귤러가 됐으니 프랭크는 안 빠질 듯.

 그러니 다 제외하고 남은 건 라이언이지. 예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라이언도 시즌3에 투입된 이후 온갖 풍파에 다 시달렸지. 현실적으로 라이언 울프 같은 경찰이 있다면 미국에선 계속 경찰 노릇 못할걸. 시즌5 초반부터 도박 문제 불거졌고 심지어 5X03에서는 슈퍼노트(북한에서 만든 위조 달러) 문제에도 연루됐잖아. 5X22에서는 근무시간 중에 도박해서 잘렸는데 바로 방송국에 취직해서 경찰들 치부 적발하는 방송을 했고, 그마저도 잘려서 시즌6 초반에는 사설탐정업체에서 일하면서 CSI의 증거 처리에 허점이 있다는 걸 지적하기도 했지. 저런 일 다 겪는데도 기어이 복직된 거 보면 참 대단한 거지. 

 그런데도 여전히 도박빚 때문에 경제적으로 힘든가 보더라. 7X19~20에서 도박빚 때문에 러시아 마피아의 범죄 덮어 주라는 지시 받아서 실제로 수사에 혼선을 줬지. 8X09에서는 쉬는 날에도 돈 벌려고 행사장 경비를 하는 등 알바를 했으며, 8X23에서 스테틀러가 자기가 증거물 훔친 거 라이언한테 뒤집어 씌웠을 때 경제적 문제 때문에 그랬냐는 질문 받은 데다 9X05에서 점성술사한테 '경제적으로 문제가 있냐?'는 말에 '그렇다.'고 한 거 보면. 저러니 모함받기도 쉽겠지. 아마 내사과에서도 부패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 계속 예의 주시하고 있을 듯. 저런 상황에서 주 검사실에서 일하는 연구원 살해했다는 누명을 썼으니 총체적으로 난관에 처하겠지. 게다가 라이언이 사만다한테 연정을 품었으니 살해된 조쉬 에이버리는 라이언 입장에서는 연적인 셈이라 치정 살인으로 볼 수도 있으니 MDPD 전체에 큰 오점이 될 테구.

 물론 마앰 특성상 11X01에서 라이언이 누명 완전히 벗는다 해도 다시 경찰일 하기에는 전적이 너무 화려하잖아. 실제로 도박빚에 마피아랑 연루돼서 수사 방해하기까지 했고 살인 용의자로 몰려서 소속팀에 민폐까지 끼친 저런 전적이 있는데도 믿어주는 동료들이 있는 건 참 고마운 일이지만 라이언이 양심이 있다면 더이상 민폐 끼치기 싫어서라도 CSI에서 사퇴하고 하차하는 게 맞는 듯. 라이언 계속 안고 가는 건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는 거잖아. 안 그래도 마앰이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까이고 있는 판국인데 말이지. 무엇보다 대런 보겔같은 변호사가 라이언의 과거를 문제로 삼아서 라이언이 처리한 증거를 의심하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잖아. 그리고 사회생활에서도 저 정도로 사생활에 하자 있어서 평소에 일할 때에도 그 이유로 직무 수행에서의 신뢰성을 의심받게 되면 그 직장 나와야 하는 게 도리기도 하구. 시즌11 오더받는다면 라이언이 11X01에서 누명 벗었을 때 호레이시오한테 '그동안 감사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을 겪고도 더이상 경찰에 몸담을 수는 없다.'고 사퇴 표시하고 동료들한테 작별 고한 뒤에 나오는 게 현실적일 것 같아. 그리고 11X03 쯤에 라이언 대체할 케릭터 투입되는 게 좋겠지. 시즌8의 에릭처럼 라이언도 퇴직 후에 CSI와 연관된 곳에서 일하면서 종종 나오는 것도 괜찮을 것 같구.

 다른 데서 보니 로리 코크레인(스피들)이 하차한 게 로리가 영화하고 싶어서 나간 것도 있지만 마앰 입장에서도 뉴페이스 영입해서 분위기 쇄신하려는 차원도 있어서래. 사실 시즌3의 조나단이 상큼하니 잘생겨서 많은 시선을 모았지. 라이언 케릭터도 초반엔 발칙하긴 했지만 그래도 성실하고 귀여운 이미지가 강하긴 했구. 시즌5부터 조나단이 갑자기 살찌고 마약에 여친 폭행까지 하면서 외모도 망가지고 사생활 관리도 못해서 안티가 불어났는데 설상가상으로 라이언도 갈수록 지 주제 모르고 건방지게 구는 모습 부각되면서 케릭터까지 망가지니 더 보기가 싫더라. 미드 주조연 자리라도 하나 따내려는 경쟁 살벌하다던데 그 중에서 뉴페이스 영입하는 게 여러모로 좋을 듯. 시즌9에서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시즌10 들어서면서 요요 와서 다시 살찐 거 보니 더 밉상이더라. 무엇보다 중요한 때 연기하는 거 보면 못하는 거 티나서 극에 몰입을 못하게 해. 

 게다가 라이언이 에릭보다 더 수준 높은 감정연기 요하는 씬을 좀 더 많이 받는 편인데 저러니 답답하더라. ㅠㅠ 라이언 케릭터만 10년 가깝게 하고 있는 사람인데도 연기력은 오히려 퇴보하는 수준인데 저런 케릭터한데 필요 이상으로 많은 연기 요하는 부분 주는 작가들도 문제가 있는 듯. 10X18 엔딩씬에서 조쉬 때문에 궁지에 몰린 사만다를 라이언이 안아서 달래주는 씬이 나왔는데 그 때 라이언의 눈에 전혀 감정이 없어서 연기를 하는 건지 마는 건지조차 알 수 없어서 한심했어. 10X19 프로모에서도 호레이시오한테 라이언이 '내가 안 죽였다.'고 대사 치던데 시선 처리, 발성 다 시망이라 기함할 정도였어. 억울하게 살인 누명 쓴 상황이면 자기 결백 주장하기 위해서라도 호레이시오 눈 똑바로 보면서 확신 갖고 대사 쳐야하는데 시선 다른 데다 주고 진짜 성의없게 대사 치는 거 보니 이게 궁지에 몰린 경찰인지 그저 그런 건달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였어. 저 따위로 안 하느니만 못한 연기를 하고 회당 한화로 몇천씩 받을텐데 날강도가 따로 없단 생각이 들더라. 애덤도 발연기인 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저 수준은 아니거든.

 생각해 보니 스피들 너무 아쉽다. 죽여서 하차시키지 않았다면 간간이 나올 수 있을텐데 말이지. ㅠㅠ 다른 것도 아니고 본인이 평소에 총기 관리 허술하게 해서 듣보잡한테 대응도 못하고 한 방에 죽은 거 보니 내가 다 애석하더라. ㅠㅠ 나가는 과정에서 제작진한테 엄청 밉보였나 봐. 스피들이 저런 대우 받을만한 케릭터는 아니잖아. 다른 케릭터들에 비해서 특색이 없긴 했어도 과묵하게 일 잘하는 케릭터로는 CSI 시리즈 통틀어 스피들이 최고였잖아. 그러다 가끔씩 다정한 모습 보여주거나 과감하게 경찰로서 정의를 구현하는 모습 보면 호감갔는데... 시즌3에서 라이언 처음 투입됐을 땐 라이언 외모 감상하느라 스피들 잊었지만 시즌5 들어오면서 스피들이 급 그리워지더라. 물론 스피들이 지금까지 있었다면 마앰 CSI팀이 겪은 그 수많은 평지풍파들의 상당수는 일어나지도 않아서 극적인 재미는 없었겠지만.;; 얼마 전에 6X04 복습했는데 스피들 보니 괜히 눈물나더라. ㅠㅠ
 
 직장 동료로서도 에릭-스피들 이 조합 참 좋았는데. 가끔 시즌1~2 복습하다 보면 둘은 그냥 직장 동료로서 친한 게 아니라 형제같은 우애를 나누는 게 느껴져서 훈훈하더라. 1X22에서 클럽에서 함께 헌팅하고 노는 거나 2X06에서 휴게실에서 잡담하는 거 보면 말이야. 에릭도 스피들 사후에 왜 저러나 싶을 정도로 무절제하게 살아서 스테틀러가 '너 스피들 사후에 이렇게 된 거 아니냐?'고 물을 정도였으니까. 아무래도 에릭이 좀 감정적이고 경솔한 면이 있는데 그걸 스피들이 선배의 연륜과 넉넉한 성품으로 잘 받아 줬기 때문에 저 조합이 더 완벽했던 듯.

 에릭-라이언 이 조합은 어딘가 조화가 잘 안 되고 위태로워 보여. 시즌4에서 나탈리아 두고 둘이 연적 관계 된 적에서도 그랬지만 에릭이 그 때 마리솔 때문에 정신없이 지내느라 자주 지각하니까 라이언이 '나오고 싶을 때만 나와라.'면서 에릭 더 도발하려는 식으로 화냈을 때 에릭이 폭발했을 때 둘이 직장 동료로서는 화합하기 힘들다는 게 느껴졌어. 에릭이 누군가를 이끌어 줄만큼 자상하고 인내심 많은 성품이 아닌데 그 밑으로 막내가 하나 더 들어왔으니 저런 듯. 내 생각이긴 하지만 에릭은 시즌1~2에서 CSI의 막내일 때가 가장 안정감 있고 스스로도 행복해 보였는데 라이언 들어오면서 그럴 수가 없게 되니 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게 된 것 같아. 라이언은 라이언대로 에릭이 자기를 스피들이랑 비교하니까 불안하고 짜증낼 수밖에 없는 거구. 3X23에서 스피들이 생전에 처리한 사건 다시 검토하게 됐을 때 '검토할 것 없다.'는 에릭한테 라이언이 '나는 죽은 사람과 경쟁하려는 거 아니다.'라고 받아친 말에 뼈가 담긴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