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주갤에서만 쓸 수 있는 내 이혼이야기.

ㅇㅇ(14.56) 2023.04.26 15:55:01
조회 35860 추천 1,542 댓글 676



a14b04ad2d0ab34d86332f55565dd1d94526492937d1e98c38a6b6d521b5a546bf5ed8






전처와 나는 캠퍼스 커플로, 졸업하고 1년만에 취업하자마자 결혼했다.

난 내 여친은 이른바, 개념녀라고 믿고 결혼했다. 어리석게도.


결혼 전에 이미 전처는 우리 어머니 상태를 알고 있었다.

우리 어머니는 내가 고등학교 시절,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난 교통사고로 인해 지적장애 3급이 되셨다. 지능지수 검사 결과 50후반.

평소엔 그냥 사고 전 어머니와 다를 바 없지만 조금만 몸이 힘들거나 투정 부릴 일이 생기면 초등학교 어린 아이마냥 칭얼거리고 

보채는 정도.


그렇게 결혼하고 3개월이 채 안되었을때,

전처는 장모님과 제주도 여행을 간다고 했다. 

결혼 후 일을 그만두고 집에만 있기에 적적할 수 있으니,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오라고 흔쾌히 가는 것을 반겼다.


전처가 여행을 간 사이 나는 며칠 본가에 들렸다.

그리고 혼자 계시는 어머니가 무엇을 하는지 보았다.

어머니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고집을 부려서 어쩔 수 없이 데려온 유기견 강아지가 있었는데,

하루종일 강아지를 아기처럼 안고 강아지만 돌보고 계셨다.

문득, 어머니와 나는 단 둘이 여행을 갔던 적이 없구나 생각이 들었다.

쇼파에 앉아 가만이 강아지를 내려다보며 하염없이 강아지를 쓰다듬는 어머니를 보자 왈칵 눈물이 났다.

우리 어머니는 나도 그렇게 정성스레 키우셨으리라.

그리고 아버지와 나를 위해 장을 보고 돌아오시는 길에 난 사고로 이제는 그 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구나.


우리 어머니가 그 강아지 같았다.

어딘가를 가자고 하지도 못하고 그저 본인을 좋아해주는 존재만 있다면 그저 행복한 강아지.

본가에 들렀다 집으로 돌아오는 며칠을 집으로 향하며 눈물을 흘렸다.


전처가 돌아오고 나서 아내에게 연차와 주말을 이용해 어머니와 여행을 가겠노라 넌지시 이야기했다.

그러자 돌아온 말은 왜 자신은 놔두고 어머니와 여행을 가냐는 짜증섞인 힐난이었다.

적잖이 당황했고, 또 황당했다.

너무나도 이기적인 모습에 현실을 부정하며, 그럴 수 있다. 생각하려 했다.

타초경사하여 혹여나 그런 모습에 내가 반응해 더 큰 일로 이어지지 않을까 오히려 내가 걱정했다.

며칠 동안 토라진 전처를 달래며, 다시 한번 어머니와의 여행을 이야기 했을때, 전처의 입에서 나와서는 안될 말이 나왔다.

- 니네 엄마 어차피 좋은데 가도 잘 모르잖아.

듣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그리고 눈가에 눈물이 핑 도는건 순식간이었다.

곧이어 분노로 몸을 치떨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사람을 죽이고 싶다는 감정을 느꼈다.

그렇게 붉게 물든 내 두눈을 외면한채, 전처는 계속해서 어머니에 대한 흉을 이어갔다.


그리고 전처에 대한 내 감정은 이제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는 무색이 되었다.

전처의 뺨을 치고 겨우겨우 한마디를 내뱉었다.

-나가


긴 연애와 결혼 생활간, 단 한번도 나는 전처에게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놀란 전처는 얼른 옷을 챙겨입고 집을 나갔다.


그뒤로 나는 전처와 단 한번도 만나지 않았고 모든 대화와 만남을 거부했다.

가정법원에서의 두 번이 전처와 마주 본 것이 전부였다.

전처는 가정법원 앞에서 나를 보았을 때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냐고 말하며 귀찮은 일이라는듯,

하찮은 일에 왜 이러냐는 행동을 보였다. 아마도 결혼 전 무언가를 잘못하면 항상 용서하고 웃어 보였던 나를 떠올려서였을까.


나는 죽을때까지 전처를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다년간의 연애로도 사람속은 알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혼 후, 나는 한달에 적게는 두번 많게는 세번 어머니와 아버지를 모시고 캠핑이나 여행을 간다.

캠핑장에서 뛰어다니는 강아지를 쪼르르 따르며 어린 아이처럼 웃고 뛰는 어머니를 보면

아직도 가슴이 미어지고 답답함에 울컥울컥 호흡이 가빠진다.

고기라도 먹게 되면 잘 구워진 고기를 호호 불어 아기에게 먹이듯 강아지에게 먹이는 어머니를 차마 볼 수 없어,

그릴의 열기와 연기 사이로 얼굴을 숨긴다.


내가 하는 유일한 후회는

더 빨리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다.


지금의 행복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주갤러들도 모두 행복하길 기원하며.




출처: 주식 갤러리 [원본 보기]

추천 비추천

1,542

고정닉 138

114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예인 안됐으면 어쩔 뻔, 누가 봐도 천상 연예인은? 운영자 24/06/17 - -
공지 실시간베스트 갤러리 이용 안내 [1825/2] 운영자 21.11.18 5748701 435
240835
썸네일
[이갤] 여 해경의 연봉을 듣고 놀란 충주맨.jpg
[46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55 9611 63
240833
썸네일
[야갤] 오늘자 유퀴즈 역대급 진행 위기 ㅋㅋㅋ.jpg
[170]
ㅇㅇ(106.101) 01:45 9664 71
240831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나라 뺏기기 전, 고종의 선택.jpg
[542]
ㅇㅇ(110.12) 01:35 13883 190
240829
썸네일
[일갤] 일본을 여행 하는 운전자를 위한 안내서.
[90]
평범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5 6216 46
240825
썸네일
[이갤] 성범죄자의 집이 어디인지 알려주는 방송국
[184]
노인복지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5 12171 127
240823
썸네일
[카연] 본인, 양꼬치집에서 살아남기... .MANHWA
[262]
..김지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5 10265 223
240821
썸네일
[싱갤] 궁금해서 찾아본 태국왕족 vs 대통령
[161]
ㅇㅇ(211.105) 00:45 9151 162
240819
썸네일
[디갤] 영종도 놀러갔다왔는데 갈매기도 새찍으로 쳐줌?
[30]
원룸사는디붕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5 4671 18
240817
썸네일
[미갤] 이경규가 인정하는 성실의 아이콘인 연예인
[154]
ㅇㅇ(185.247) 00:25 12625 122
240815
썸네일
[유갤] 딸에게 축사 대신 해주고 싶은 말 하다가 급발진하신 어머니
[66]
ㅇㅇ(194.99) 00:15 10162 42
240813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경험자의 군발두통에 대해 알아보자
[214]
양준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05 23095 100
240811
썸네일
[만갤] 콘티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104]
아가미호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5719 10
240809
썸네일
[일갤] 시간 없는 뚜벅이 직장인들을 위한 홋카이도 도동 스피드런 코스
[44]
위타드빌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6956 16
240807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미국 싱크홀.jpg
[104]
수인갤러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17125 89
240803
썸네일
[유갤] 대한민국 혈연, 지연의 중요성 깨달은 문세윤
[146]
ㅇㅇ(146.70) 06.19 17267 127
240801
썸네일
[드갤] 드래곤볼 슈퍼 연재중 있었던 비화
[171]
조산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13228 95
240799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해외 롤게이머 인식
[316]
ㅇㅇ(14.37) 06.19 31363 302
240797
썸네일
[카연] (ㅇㅎ) 폴란드 혼혈 여자아이가 귀찮게 하는. manhwa
[72]
새만화금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20139 95
240795
썸네일
[싱갤] 오싹오싹 이별통보를 하자 여자친구를 살해 한 남자
[519]
캐논변주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18370 115
240793
썸네일
[기갤] "4살 아기한테 욕 가르쳐놓고 귀엽다고 웃는 시댁".jpg
[27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19836 131
240791
썸네일
[필갤] 콘탁스g2 에어로컬러 일본여러장[webp]
[17]
sterotyp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4670 15
240789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각 언어별 갤러리
[294]
ㅇㅇ아닌반고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32797 211
240787
썸네일
[기갤] 휴대폰 꺼냈다가 '화르륵'…주유소 태울 뻔.jpg
[9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16123 45
240785
썸네일
[이갤] 희귀한 동물들에 대해 알아보자...jpg
[116]
설윤아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14949 125
240781
썸네일
[싱갤] 어질어질 건초버거
[23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20128 127
240779
썸네일
[기갤] 와이퍼 뚝…차량 위협한 곰 '공포의 순간'.jpg
[19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14395 36
240777
썸네일
[토갤] 뉴비 토탈워 워해머 하는 만화
[58]
Mord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13298 101
240775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잠자는 시간과 치매의 관계
[346]
가상현실여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42637 242
240773
썸네일
[야갤] 윤석열 평가...북괴햄 네이밍센스 또 떴다....jpg
[379]
메좆의야짤타임1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21315 345
240771
[야갤] 의대증원 토론... 한국의사들의 반대논리 수준.swf
[743]
ㅇㅇ(223.33) 06.19 31648 549
240769
썸네일
[군갤] 미 육군은 우크라이나 군의 브래들리 운용법을 보고 충격을 먹음
[343]
KC-46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21869 68
240767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악어 다구리 놓는 하마 레전드
[227]
Laur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17799 111
240765
썸네일
[디갤] 교토토토왔습니다아아아이아
[30]
디붕이(124.110) 06.19 5778 23
240762
[아갤] 양지 CJ 올리브영 온라인 물류센터 알바후기 및 고발
[202]
아갤러(192.241) 06.19 17625 260
240759
썸네일
[야갤] 뉴진스 배그 복장 기사 올라왔는데 삭제됨 ㅋㅋ
[356]
ㅇㅇ(211.36) 06.19 29580 452
240756
썸네일
[야갤] 윤 “저출산 국가비상사태선언” 특단의 해결책....jpg
[610]
메좆의야짤타임1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24488 522
240753
썸네일
[야갤] 속보) 푸틴 "북러 침략당하면 상호 지원"
[745]
시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19172 204
240750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러시아가 강대국인데 가난한 이유
[366]
운지노무스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24828 158
240747
썸네일
[이갤] 딸의 대학 첫 MT에 따라오신 아버지..jpg
[38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36872 111
240742
썸네일
[건갤] 뉴건담 ver.ka 메탈스트럭쳐 완성했어(스압)
[4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9615 51
240740
썸네일
[싱갤] 안싱글벙글 나만없는여자친구
[151]
취직을등진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30053 84
240738
썸네일
[야갤] 북한 고등학생들 목욕탕에서 집단 성관계
[746/1]
ㅇㅇ(223.39) 06.19 44661 448
240736
썸네일
[대갤] 문어 가격 상승에 징징대는 일본... 자의식 과잉까지?! (스고이 닛뽄)
[264]
난징대파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18467 207
240734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고양이과 동물 TOP10
[201]
아싸아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15823 94
240732
썸네일
[일갤] 빡대가리의 기묘한 교토 탐험
[65]
평범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12295 103
240730
썸네일
[이갤] 이혼한 탁재훈한테 축의금 주는 김보성.jpg
[13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18316 316
240728
썸네일
[상갤] (좀 많음)이번주 극장 개봉 영화들 모음...vowel
[108]
나가노이케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12115 18
240726
썸네일
[코갤] "한국 떠납니다" 부자들 '탈출 러시'…심각한 상황 터졌다
[1297]
ㅇㅇ(158.255) 06.19 34371 717
240724
썸네일
[싱갤] 말 안통하는 외국인이라 편파 당하고 묻혀버린 안타까운 사건
[127]
ㅇㅇ(222.108) 06.19 30578 26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