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울갤에 정착한지도 벌써 3년째야

아빠 사업이 망해서 유학도 실패하고 남친 개새끼는 내 선배랑 환승이별하고 

난 취직도 안 되고 한 때 안 좋은 생각도 해봤지. 

사실 정신적인 것은 유전에 많이 기인하더라.  우리 엄마도 어릴 때 그랬대.

어디를 가도 나같이 선천적으로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공감할 곳이 없었어

이 커뮤니티에서 까이고 저 게시판에서 미친년 취급당했거든.

지극히 정상적으로 사는 인간들이  공감해주는 척 가식적이 모습들이 더 싫었어.

자기들이 뭘 안다고?  오히려 그런 데서 위로해준다고 집적이는 남자들이 더 많고... 

그래도 울갤에 와보니 나랑 비슷한 애들을 많은 것 같아서  마음도 놓이고 

병신력 출중한 애들이랑 있는 대로 내뱉고 수다를 떨고 하니  힐링이 되더라

당신들이 생각하는 불미스러운 일들은 울갤에서는 극히 미세하고 작은 부분이야

오히려 울갤에서 서식하다보니 위로도 받고 요즘은 상태도 좋아져 

나 이제 드디어 알바도 나간다.ㅠㅠ 우리 엄마가 기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울갤 때문에  Suicide rate 더 떨어진다는 생각은 조금도 안 해봤어?

내 마지막 정착지가 여긴데....

내가 이 사회에서 배려받는 소중한 공간이 여긴데....

그런데 이것마저도 못마땅해 없애겠다고??? 

그러면 너희들이 국민 세금으로 직접 운영하고 관리하는 커뮤니티 만들어줄거야?

해줄 거냐고!!!!!

가난에 찌든 이들이 도시에서 밀려나 옹기종이 모여 판잣집 촌을 이뤘더니 

그걸 불도저로 밀어붙일 때 무슨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정녕 생각을 못하는거야?

용산사태인가 그런 게  왜 일어났겠어?

나 같이  정신이 아픈 애들을 대책도 없이 거리로 내몰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머리는 어깨 위에 달린 장식이 아냐...

우리 세금 뜯어가면서  제발 좀 정신들좀 차리고 살자.

우울증 갤러들도 국민이야. 이제 그만 좀 괴롭혀...

소외받고 아픈 자들을 보듬어줘...그게 국가와 사회의 역할이잖아..

우리도 좀 살자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