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히트라는 말은 상당히 주관적인 의미로 쓴 거긴 해.
원래 어렴풋하게 닌텐도 대히트 게임기를 모으자고 생각했을 때의 게임기들과 실제 데이터로 본 많이 팔린 게임기가 좀 차이가 나긴 하더라.
아무튼 난 처음에 내가 많이 팔렸을 거라고 생각한 게임기를 모은 거야. 일단 나열하면
1. 게임&워치(동키콩 버전)- 일본 중고품 거래 사이트 메루카리
2. 패미컴(일본판)- 부산 직거래
3. 슈퍼패미컴(일본판)- 용산 전자상가
4. 게임보이 컬러- 번개장터
5. 닌텐도 DSL- 신품 구매
6. 닌텐도 Wii- 당근마켓
7. 닌텐도 3DS- 신품 구매
8. 스위치 라이트- 신품 구매
9. 스위치 OLED- 신품 구매
서울, 부산, 일본 전국 방방곡곡과 해외까지 여러 곳에서 모은 것들이야.
이왕 모은 김에 간단한 역사와 각 게임기들의 의의를 써보려고 해.
1. 게임&워치(동키콩 버전)
구하기 제일 힘들었어. 다른 것들은 국내에서 충분히 다 구할 수 있었지만 게임&워치는 국내엔 너무 비싼 매물들밖에 없어서 Buyee 구매대행을 통해서 메루카리란 일본 최대 중고품 거래 사이트에서 구한 거야.
야후오쿠라는 일본 경매 사이트를 통해서도 구해볼까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더라고.
내 눈엔 별로 가격이 싼 것 같지도 않고 좋은 제품들이 올라오지도 않더라. 경험이 쌓이고 시간을 많이 투자하면 괜찮은 걸 구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난 그냥 메루카리에서 구하는 게 속편하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았어.
게임&워치는 닌텐도에서 최초로 히트시킨 가정용 게임기로서의 의미가 매우 커. 지금의 닌텐도가 있게 해준 가장 첫 번째 큰 발판이 된 게임기란 거.
거기다 동키콩 버전을 특별히 구한 건, 지금은 닌텐도의 상징과도 같은 십자키(디패드)를 가장 처음 구현한 기기라는 이유 때문이야.
동키콩 버전은 아케이드판 동키콩을 게임&워치에 이식한 버전으로 화면이 위 아래로 두 개인 멀티스크린을 사용한 게 특징이야.
멀티스크린 방식은 닌텐도 DS의 개발에도 영향을 줬을 거야. 생긴 것도 상당히 닮았지.
게임 A모드와 B모드 두 가지가 있는데 난 A모드만 해봤어. 게임이 단순하고 그리 어렵지 않으면서 재밌더라.
마리오가 적인 동키콩이 던지는 나무통을 피하면서 나아간 다음, 동키콩이 서 있는 발판에 걸린 고리를 하나하나 제거하면 되는 게임이야.
고리를 하나씩 제거할 때마다 난이도가 올라가서 제법 어려워지지만 게임에 익숙해지면 언제 나무통을 피하고 나아가야 하는지 등의 타이밍을 알게 돼.
40년이 넘은 기기의 게임이 아무렇지 않게 시간을 초월해서 잘 작동된다는 게 너무 신기하더라.
십자키를 조작하는 감각이란 것도 지금의 여느 게임들과 거의 비슷한 조작감이란 것도 신기해.
2. 패미컴
많은 이들이 알겠지만 게임 산업은 한 번의 몰락을 겪었어.
바로 그 유명한 아타리 쇼크란 건데, 미국의 아타리란 회사에서 퐁이란 게임으로 대성공을 거둔 후에 마구 게임들을 찍어댔어. 무슨 게임을 만들든 간에 다 잘 팔릴 정도로 당시엔 게임들이 인기가 많았대.
그런데 어쩌다 졸작으로 영화 E.T.를 게임화한 E.T.라는 게임이 만들어진 거야.
그 게임에 사람들은 엄청난 실망을 했고 단순히 해당 게임의 실패로만 끝난 게 아니라 게임이란 것에 대한 불신을 가지게 됐대. 그렇게 게임이 잘 팔리지 않게 되고 게임산업 자체가 축소된 거야.
그때 블루오션을 감지한 닌텐도에서 야심차게 개발해서 내놓은 게 바로 패미컴이야. 주식시장에서 공포에 매수하는 그런 야수의 심장을 가진 거겠지.
아타리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 닌텐도는 게임 개발을 철저하게 관리했어. 결국 패미컴은 대히트를 쳤고 시장을 장악해 버려.
3. 슈퍼패미컴
8비트 패미컴 이후에 나온 후속작 16비트 게임기야. 이때도 닌텐도는 아주 잘 나가. 하지만 소니라는 라이벌이 등장하게 된 뒤로는 이야기가 달라지게 되지.
4. 게임보이 컬러
내가 본격적으로 수집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으면서 구하게 된 기기야. 어릴 때의 난 명절에 친척들로부터 용돈을 받아서 내 입장에선 큰돈을 모으곤 했어. 그런데 버스에서 소매치기를 당해서 지갑을 잃어버린 적이 있어.
만약 그 시절 내가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았으면 게임보이를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내 삶의 상실된 부분을 찾는다는 의미로 수집을 시작한 거.
오랜만에 게임보이 컬러를 작동시켜보려고 하니까 건전지 누액이 됐더라. 그래서 오래된 건전지를 빼내고 간단히 청소한 다음 새 건전지를 넣으니까 작동이 잘 돼서 다행이야.
5. 닌텐도 DSL
게임보이 어드밴스 소프트웨어가 호환되는 기기야. 사실 내가 닌텐도에 처음 입문한 건 이 기기를 통해서야.
NDSL로 했던 게임 중에서 기억에 남는 건 가장 처음에 샀던 젤다의 전설 몽환의 모래시계와 닌텐독스 그리고 삼국지 DS2야.
삼국지는 시뮬레이션이라는 특성 상 DS에 적합한 게임이었다고 생각해. 세월이 흘러서 중고 게임 가격을 보니 많이 올랐더라.
6. 닌텐도 Wii
예전에 플스방에 가서 Wii 게임을 자주 하곤 했어. 동작인식 등의 참신한 체감형 게임들을 많이 플레이할 수 있어서 대히트를 쳤지.
7. 닌텐도 3DS
화면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DS와 비슷한 게임기야.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을 자주 플레이했는데 곧 튀동숲의 인터넷 서비스가 종료된다고 해서 아쉽다.
8. 스위치 라이트
현재까지 나온 가장 최신 기기의 경량형 버전이야. 가볍고 저렴하지만 TV에 연결해서 플레이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지.
9. 스위치 OLED
스위치의 휴대용 모드 화면 개선 버전. 최신 기기들에 대해선 잘 아는 사람들이 많을 테니까 설명도 길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닌텐도 64를 아직 모으지 못한 건 아쉬워. 하지만 구하기가 어렵지 않고 가격도 싼 제품임에도 굳이 모으지 않은 건 닌텐도64가 현세대기였던 당시에 플레이스테이션1에 밀려서 대히트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서야.
단순히 판매량만 볼 게 아니라 당시의 전체 시장에서의 판매 비율도 내 기준에선 중요하단 생각이야.
게임보이 어드밴스를 왜 구하지 않았냐고 한다면 그건 단순히 닌텐도 DS에서 게임보이 어드밴스용 게임이 돌아가서야.
내겐 수집 그 자체도 중요하긴 하지만 실제 플레이 가능하냐 아니냐도 매우 중요하거든. 내가 가진 다른 기기로 플레이 가능해서 좀 모을 의지가 안 생기더라.
게임보이용 게임도 슈퍼패미컴에서 어댑터용 팩을 연결하면 돌아가긴 하지만 휴대용 기기와 거치형 기기로 플레이하는 감각이 매우 다르지.
상태들도 아주 좋진 않고 관리도 잘 못했지만, 내가 가진 것들 중에서 실제로 플레이하지 않는 건 하나도 없어.
그래서 게임들도 제법 가지고 있어. 오늘은 게임들에 대해선 자세히 소개하지 못해서 아쉽다.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자세한 게임 플레이 내용에 대해서 소개하고 싶다.
아무튼 남에게 자랑한다는 의미보다는 나만의 성취감과 자기만족을 위해서 모은 의미가 크니까 나만의 수집 기준에 대해서 이해해줬으면 해.
뭔가 하나를 달성한다는 게 내 기분을 좋게 하고 다른 일을 하기 위한 의욕이 생기게 해줘서 좋은 것 같아. 그 생각으로 수집을 한 거야.
중간중간 과장되거나 틀린 정보도 있을 수 있는데 내가 전문가가 아니니까 그냥 유튜브나 여러 곳에서 흘려들은 걸 바탕으로 적은 거야.
지적해주면 수정하거나 댓글을 달도록 할게.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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