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싱글벙글 미켈란젤로 이후 400년 뒤의 피에타.jpg

수인갤러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03 17:00:02
조회 30252 추천 313 댓글 196


기독교 미술에는 '피에타'라는 주제가 있다.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의미인데,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의 시신을 안고 슬퍼하는 성모를 묘사한 것이다.


 


예술가들이 피에타를 주제로 도전하기 시작한 것은


14세기경부터였지만


여러분이 '피에타'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바로 이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



7fec8077b2d73eff6fedd3e44f83213ff2b9b0121bb682e8fe977abe34cb50c1d6cf5674bf6758212d7d5aebad459228e08fa500ed05b407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


1498~1499년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만든 피에타.


 


미켈란젤로는 성모를 실제 비례보다 훨씬 크게 조각해서


예수의 시신을 안은 모습이 어색하지 않도록 처리했다.


그리고 30대 아들을 둔 어머니였음에도 성모의 얼굴이 젊게 표현된 건


세속의 추잡한 때가 티끌만큼도 묻지 않은 동정녀를 나타내기 위해서였다.


 


예수의 탄생을 천사로부터 예고받았을 때


'하느님의 뜻대로 하소서'라며 순명했던 것처럼,


예수의 죽음을 마주한 성모는


아들의 시신을 무릎 위에 눕혀 안고


하늘을 향해 왼손 손바닥을 펴서 살짝 들어올려


'이 또한 하느님의 뜻이라면 순명하겠다'는 것을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묘사했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 소장된 이 피에타는


이후 다른 예술가들이 피에타를 주제로 다룰 때


그림으로든 조각으로든 큰 영향을 끼쳤으며,


1972년 한 정신병자에 의해 성모의 코와 왼팔이 박살나기도 했다.


 


 


 


 


미켈란젤로가 저 피에타를 만들고 400년이 지난 1930년대,


독일에서 새로운 피에타가 탄생한다.


7de98323b7866ffe6cec8fb31785273c31f9b4c554e903d1c3d6097f218e18daa95a12594dcb36c173c7eaf4badd7cda7ae91dd24bb2886e



 독일 프롤레타리아 회화의 선구자 케테 콜비츠가


1937~1938년 70대의 나이에 만든 피에타.


 


원제는 '죽은 아들과 어머니(Mutter mit totem Sohn)'이다.



2cbb8976e4806ca23aef81e44085766bf97d630a44dc90ce649fe8beffcfd3392714b8fa558e8b553f35e9669bc17015e0c10b9bfa1aac18




노동자, 농민, 빈민 등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예술의 대상으로 삼았던 케테 콜비츠는


제1차 세계대전 때 아들 페터가 참전했다가 전사한 후


반전주의와 평화주의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케테 콜비츠의 피에타는 여러 가지 면에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 대비된다.


 


 


죽은 아들을 안은 어머니는 젊은 동정녀가 아니라


세월의 풍상을 그대로 겪은 나이 든 모습이다.


 


잔뜩 웅크린 아들의 시신을 품에 꼭 끌어안은 어머니는


슬픈 감정을 절제하지 않고 아들의 죽음으로 인한 고통을 그대로 드러낸다.


 


어머니의 왼손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 달리


하늘을 향하지 않고 죽은 아들의 오른손을 살포시 잡고 있다.


 


 


패기 넘치는 20대 젊은 천재가 만든 피에타가 아니라


전쟁에서 자식을 잃은 70대 늙은 어머니가 만든 피에타.


78e9d122b1d13cf56dbbd2b74f8274644f7516797c605d4d469e26a50eb2082e43781bc9fa30bc6b9e77b17b1f32bcb439ea87c5ae17dc52


1993년 독일 통일 후 독일 정부는 전쟁 피해자를 추모하는 기념관인


노이헤 바헤(Neue Wache)를 다시 개관하면서


케테 콜비츠의 피에타를 확대 복제해 전시한다.



7dec897ee4873bf16fb983e74488746f32d1b0b27b27a224dd81317a1aee4f1f2047e5343afd816bcec6ecaa6edef90e7d358083ebdc2a


28ec817fbdd63cf36fbbd2b447802139a752b09cf71a70c01664ea867f8db5797756cfb9a219adc0ed1a42300fc6db9cb950ad8dec9a3ae2


2eb9d674e1d361f73fefd4e41484276e11f83dba6e0816ae0fd3fb09ea354498109c0d73315e68ec814f944e715d85303b70e5df8794c69e

노이헤 바헤 천장에 뚫린 둥근 천창을 통해


하늘에서 내리는 비와 눈이 그대로 조각에 떨어지며


 


관람객은 이를 통해 자식을 잃은 슬픔에 잠긴 어머니를,


 


성스러움이 느껴지는 초월적인 존재가 아닌


세상 어디에나 있는 미약한 인간인 어머니를,


 


전쟁이 앗아간 운명 앞에서 달리 어찌할 바가 없어


그저 자식의 시신을 끌어안을 수밖에 없는 어머니를 보게 된다.





출처: 싱글벙글 지구촌 갤러리 [원본 보기]

추천 비추천

313

고정닉 106

42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233157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진철한 곽준빈의 우즈베키스탄 친구.jpg
[132]
수인갤러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19888 137
233154
썸네일
[야갤] 경찰조사 받고 나온 김호중, 총정리.jpg
[30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24632 291
233152
썸네일
[새갤] 미군 "北 ICBM, 뉴욕 사정권…韓·美 두 조국 방어"
[215]
정치마갤용계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12919 158
233150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강형욱 재평가 할만한 점...jpg
[78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60853 475
233149
썸네일
[블갤] (장문)유짓수 유수영 그래플링 분석 1부.
[56]
ㅇㅇ(165.132) 05.22 9156 85
233148
썸네일
[야갤] 여성판 N번방에 대한 민주당 입장 jpg
[566]
야갤러(106.101) 05.22 32193 940
233146
썸네일
[이갤] 고전게임 그래픽이 작동하는 방식...jpg
[164]
설윤아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24580 165
233145
썸네일
[야갤] 시상식 초보, 나영석•침착맨이 말하는 백상 때 유재석.jpg
[13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16042 113
233144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전세계에서 금이 제일 많은 나라들.jpg
[281]
키예프불바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25154 72
233142
썸네일
[새갤] 尹,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이승만 이후 '최다'
[445]
정치마갤용계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12403 81
233141
썸네일
[주갤] 출근날 6시에 일어나서 남편 점심밥까지 차려두는 일본 여자
[375]
주갤러(211.210) 05.22 24887 358
233138
썸네일
[일갤] 스압)일본 동단찍으러 가는길임
[27]
이번생은포기한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7464 18
233137
썸네일
[타갤] "현실적인게 뭐가 재미있는지 설명해주세요"
[255]
ㅇㅇ(121.144) 05.22 23862 210
233136
썸네일
[이갤] 아기 정수리 냄새의 신기한 효과...jpg
[266]
설윤아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28311 218
233134
썸네일
[새갤] '서울대 로스쿨'로 번진 '서울대 n번방'..입학동기 중 공범이
[294]
정치마갤용계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18250 57
233133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재일교포들의 내로남불..jpg
[237]
ㅇㅇ(112.159) 05.22 18807 116
233131
썸네일
[야갤] 음원 사재기 사실이었나...관계자 불구속 기소 ㄹㅇ...jpg
[160]
Adida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24165 214
233130
썸네일
[야갤] gta 1승추가? 마동석도 포기한 범죄의 도시.jpg
[170]
라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20540 189
233128
썸네일
[미갤] 최근 미국에서 인기 상승중인 한국 음식 ㄷㄷㄷ.jpg
[52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37647 111
233126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사실상 서구에 종속되버린 세계 문화시장..jpg
[318]
ㅇㅇ(112.147) 05.22 29155 214
233124
썸네일
[카연] 생태 박물관에서 동물관리 했던 썰 -끝-
[43]
악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9132 61
233122
썸네일
[스갤] 스파 시리즈 자사 콜라보로 고려해볼만한 작품들
[10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13281 57
233118
썸네일
[디갤] 제주도 빨빨거린 사진 봐줘 (고봉밥)
[18]
비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5470 20
233116
썸네일
[러갤] 여러분들도 곧 아시게 될 마라톤대회 시상식이 진행되는 과정
[80]
금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18876 119
233114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1930년대 동아일보 질의응답 코너(2)
[174]
ㅇㅇ(180.189) 05.22 12299 76
233113
썸네일
[건갤] 싱글벙글 사이비 퇴치하는 만와...Manhwa
[64]
Noir_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14225 107
233110
썸네일
[디갤] [세월이지나도] 우뚝솟은 산이여…
[33]
12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3873 18
233108
썸네일
[그갤] 그동안 그린 낙서,그림 모아봤습니다 (스압)
[95]
담담(222.112) 05.22 11784 110
233106
썸네일
[이갤]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한 이유...jpg
[770]
설윤아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30364 362
233104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며칠과 몇 일
[32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18461 75
233102
썸네일
[러갤] 타 운동선수들로부터 놀림받는 이봉주.JPG
[303]
ㅇㅇ(211.54) 05.22 26058 104
233100
썸네일
[기갤] 과학) 근친혼이 기형아 확률이 많은 이유.jpg
[42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34809 60
233098
썸네일
[디갤] (장문) 팝업앞에 상습숭배제단 차린 후기
[53]
블루스크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10145 120
233095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미국 팁 문화와 물가가 미쳤다는 미국인들 .jpg
[466]
수인갤러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46498 289
233093
썸네일
[블갤] 유짓수 바이퍼 중국 UFC PI 체험기
[59]
ㅇㅇ(118.235) 05.22 17965 64
233091
썸네일
[디갤] 오늘은 시골을 찍어봤습니다(사진 많음)
[38]
비둘기망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9197 24
233089
썸네일
[싱갤] 발암발암 아프간 군경 수준
[372]
기레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37784 300
233087
썸네일
[이갤] 아프리카의 모기로 만든 햄버거...jpg
[401]
설윤아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42509 363
233085
썸네일
[상갤] 조지 밀러 감독이 봉준호 감독한테 배운거
[20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31296 184
233083
썸네일
[기갤] 배우 박근형이 공로상 받고 기분 나빴던 이유
[178]
ㅇㅇ(106.101) 05.22 32528 96
233081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음의 바톤.manhwa
[12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35187 252
233079
썸네일
[이갤] 신입 배우가 감독님 먹으라고 사온 음료수...jpg
[274]
설윤아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2 47854 55
233077
썸네일
[부갤] 서양사람들 가난하던 시절 사진 ㄷㄷ
[281]
부갤러(210.207) 05.22 42445 135
233073
썸네일
[야갤] 사망신고, 계속 안 하면 어떻게 될까?.jpg
[28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1 49078 228
233071
썸네일
[모갤] 미리 보는 베트남 최초의 지하철, 호치민 1호선 이모저모
[251]
서해선일산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1 28889 126
233069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세계최고의 항공기 좌석
[29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1 40099 253
233067
썸네일
[박갤] 슬램덩크 속에 감춰진 일본사회의 뒷배경
[15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1 31428 78
233065
썸네일
[미갤] 무인도에서 사는 개 달래가 돌발행동을 한 이유.jpg
[10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1 23945 202
233063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난민문제를 새로운방식으로 접근하는 국가
[33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1 42119 432
233061
썸네일
[유갤] 꿀벌한테 쏘인김에 꿀벌 독 끝까지 주입해보는 유튜버
[183]
ㅇㅇ(185.114) 05.21 33351 10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